[기고] 글쓰기의 경지는 감칠맛이고 코로나19는 인생의 참맛
[기고] 글쓰기의 경지는 감칠맛이고 코로나19는 인생의 참맛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이사장
  • 승인 2020.03.21 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기록하는 것이다. 체험, 상상, 사유한 바를 주제에 맞추어 논리적 문장으로 질서화 하는 행위이다. 쓰기는 말하기, 듣기, 읽기와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읽기가 이해의 수단이라면 쓰기는 표현의 수단인 것이다. 쓰기의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맛이 있다. 쓴맛이고, 단맛이고, 신맛이고 짠맛이다. 글쓰기의 경지가 인생의 감칠맛이라면, 코로나바이러스19는 인생의 참맛을 알게 해준다. 

​글쓰기는 단어를 연결하여 문장을 엮어 나가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글을 써 나가는 과정에서 생각을 바꾸기도 하고, 정교하게 다듬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고, 의미를 새롭게 정리하기도 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쓰기는 생각과 느낌을 단순하게 글로 나타내는 행위가 아니라, 고등정신 능력의 감칠맛을 알아가는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파란만장인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 어머니의 그 아들인 맹자의 고자장하(告子章下)에는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고 하면(천장강대임어사인야, 天將降大任於斯人也)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필선노기심지, 必先勞其心志) 근육과 뼈를 깎는 고통을 주고(고기근골, 苦其筋骨) 몸을 굶주리게 하고(아기체부, 餓其體膚) 그 생활은 빈곤에 빠뜨리고(궁핍기신행, 窮乏其身行)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불란기소위, 拂亂其所爲) 그 이유는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며(시고동심인성, 是故動心忍性)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증익기소불능, 增益其所不能)”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생의 쓴맛을 봐야, 인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성경(요9:1~14)을 읽어보면,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 된 사람이 있다. 그가 성전 문 앞에서 구걸하고 있었을 때, 제자들이 예수께 “이 사람이 소경으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입니까, 자기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하고 묻는다. 그때 예수는 “저 사람의 죄도 부모의 죄도 아니다. 저 사람을 통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하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손수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서 그의 눈에 바르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어라”고 하신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을 통하여, 하늘의 일, 하늘의 계획, 하늘의 섭리를 계시하는 구절이다. ‘까닭에’ ‘ 때문에’가 아니라 ‘위하여’라고 기록되어 있다.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하면, 눈을 뜨고 있어도 소경에 불과하다는 경종을 울리며,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보여준다. 

​삼중고에 시달리며, 인류에게 큰 족적을 남긴 미국의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는, 19개월 되던 해에 열병을 앓은 후, 소경·귀머거리·벙어리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다. 물론 설리번에게 교육을 받는 행운도 누렸지만, 노력과 정신력으로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자신의 이름에 빛의 천사라는 아름다운 꼬리표도 달았다. 헬렌 켈러는 “내 육체의 눈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더 큰 비극은, 마음의 눈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비극은,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는 교훈을 준다.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헬렌 켈러는 새콤달콤한 맛 속에서 유아기를 보냈다. 하지만 느닷없는 열병으로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절치부심(切齒腐心)노력하여, 전 세계 농아들에게 빛과 희망으로, 내리사랑의 감칠맛을 알게 해준 것이다. ​

​지금 인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아우성이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후, 작년 연말부터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병에 감염되면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다가 폐렴으로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학의 발달로 지구 전체가 하나의 마을이 되어, 땅의 길과 하늘의 길을 마음 놓고 왕래하는 호사를 누렸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전 일류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코로나바이러스는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문화도, 하물며 종교까지 마비시켜버렸다. 매스커뮤니케이션에서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 예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 모두는 오도 가도 못하고 손발이 꽁꽁 묶인 채, 인생의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을 집안에서 한꺼번에 맛보고 있다. 

​동서고금의 창조신화에는 인간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고 기록되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한마디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공부시켜준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은 허무하다고, 중국의 맹자도, 종교의 교리도, 미국의 헬렌 켈러도 눈에는 보이지 않은 마음의 눈을 떴다고, 제발 책을 읽고 선악을 구별하여, 후대사람의 본보기가 되는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라고 한다. 코로나19는 이제 그만 인간과 인간끼리, 부모와 자식이, 형제와 형제가 아귀다툼하지 말고, 인류에게, 국가에게, 사회에게,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보편타당한 사람이 되라고, 인생의 참맛이 무엇인지 한순간에 깨닫게 해준다. 

필자소개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이사장 
전 건국대학교 통합논술 주임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