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까지 외국인 근로자에게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대통령 포고 10014호를 선포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미국 노동시장에 위험을 주는 외국인 입국 중지 선언’이라는 제목의 10014호 포고문은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이 과잉공급 상태라고 진단하고, 코로나19 사태로 높아진 실업률을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미국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포고문에 따르면, 숙련공을 대상으로 하는 H-1B 취업비자를 포함해 주재원에게 주어지는 L-1 비자, 특별한 계절 노동자를 위한 H-2B 비자, 문화교류-특히 인턴들에게 주로 발급하는 J 비자 등이 중단된다. 단, 영주권자 및 그 배우자와 자녀, 식품공급망 종사자, 그리고 국무부 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이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인물로 결정한 외국인은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조치로 약 52만5천개의 일자리가 미국 시민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통령 포고 10014호는 동부표준시로 6월24일 0시 1분을 기해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업비자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기업들은 반기를 들고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슬랙 등이 소속된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는 행정부에 “고숙련 외국인 전문직 취업 제한을 자제하라”면서 “이러한 제한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미국인들의 취업 기회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수많은 기업이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아마존은 H-1B 비자를 3천명이나 받았고, 구글도 2700여명, 마이크로소프트는 1800여명, IMB과 애플도 1300여명이 H-1B 비자를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등 일부 실리콘밸리 고위 임원들은 이민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H-1B 비자의 경우, 현재 8만5천개를 복권 형식으로 추첨해 주고 있던 것을,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신청자에게 돌아가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