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환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코로나19로 한-러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취소돼 아쉬워”
오성환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코로나19로 한-러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취소돼 아쉬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7.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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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환 총영사가 지난 4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스테이 스트롱 캠페인'에 참여했다.
오성환 총영사가 지난 4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스테이 스트롱 캠페인'에 참여했다.

“올해는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연해주 정부와 30주년 기념행사를 오랫동안 준비해 왔었는데, 코로나19 발생해 여러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됐습니다.”

주블라디보스토크한국총영사관은 올해 6월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중앙혁명광장에서 제1회 한국의 날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행사 전날인 6월26일엔 ‘도보로 만나는 한민족 역사 유적지 탐방로 구축’이라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성환 주블라디보스토크한국총영사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이 같은 기념행사를 진행할 수 없게 돼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블라디보스토크시와 ‘한-러 3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해 왔다. 1864년 한인의 극동러시아 이주, 3·1 운동 등을 포함해 여러 역사적인 인연으로 끈끈하게 연결된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와의 관계를 양국 국민에게 알리는 일에 블라디보스토크시는 호의적이었다.

오성환 주블라디보스토크한국총영사가 지난 5월27일 블라디보스톡 시정부 스타니슬랍축 관광과장과 관광안내센터 구체바 소장과 화상회의를 갖고, 한국어판 시내관광지도 공동 제작 관련 신설될 이동휘·무명독립운동가 기념비 등 ‘도보로 만나는 한민족역사유적지 탐방로’ 세부 배치 방안 등을 협의했다.
오성환 주블라디보스토크한국총영사가 지난 5월27일 블라디보스톡 시정부 스타니슬랍축 관광과장과 관광안내센터 구체바 소장과 화상회의를 갖고, 한국어판 시내관광지도 공동 제작 관련 신설될 이동휘·무명독립운동가 기념비 등 ‘도보로 만나는 한민족역사유적지 탐방로’ 세부 배치 방안 등을 협의했다.

블라디보스토크시는 지난 3월25일 ‘이동휘 선생 기념비 건립안’도 승인했다. 이동휘 선생은 한국의 독립운동가로 삼일운동을 주도했으며 한국 임시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조선총독부와 일본 정부의 박해를 피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은신하여 거주했으며 1935년 1월31일 사망해 그곳에 묻혔다.

제1회 한국의 날 전날에 개최하고자 했던 ‘도보로 만나는 한민족역사유적지 탐방로 구축’은 이동휘 선생 기념비를 포함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한민족 유적지를 양국 국민에게 알리는 행사였다. 연해주를 찾는 한국 관광객 수는 지난 4년간 10배로 증가하는 등 블라디보스토크와 한국의 교류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본지는 세계 각국 재외공관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사회의 피해가 어떤지, 재외공관은 어떤 대처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오 총영사는 러시아 1세대 유학생이다. 1997년 세계경제및국제관계연구소(IMEMO)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국제관계 전문공무원 경쟁경력채용으로 외교부에 입부해 러시아대사관과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에서 2000년부터 6년간 근무했다. 이후 본부에서는 국제에너지안보과장으로 근무했고, 해외에서는 뉴질랜드 대사관과 독일 본분관에서 근무했다. 다음은 오성환 총영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5월 아리랑TV와의 인터뷰.
지난 5월 아리랑TV와의 인터뷰.

- 한국의 코로나 방역에 현지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연해주 정부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에 신뢰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엔 500만루불($68,000) 상당의 한국산 진단키트를 구매해 연해주 내 18개 의료기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총영사관은 지난 3월24일 연해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하자마자 우리나라의 방역 대응 관련 종합 정보를 연해주를 비롯해 주요 기관에 배포했고, 현지 유력언론들이 선진화된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보도한 바 있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 3월18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전면금지하고, 3월27일 국제항공노선을 전면 중단해 우리 기업인들의 출입국에 애로사항이 있다. 특히 연해주는 우리 영농기업 9개사가 진출해 있는 대표적인 해외 영농기지인데, 러시아가 회원국으로 있는 EAEU(유라시아경제연합)가 우리 영농기업의 주요 재배작물인 콩을 포함한 14개 농작물에 대한 제3국 수출금지 결정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행히 총영사관과 러시아정부의 원만한 협의에 따라 수출금지가 조기에 해제됐다. 코로나19의 열악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조선클러스터 거점으로 개발 중인 즈베즈다 조선소에서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우리 기업들이 협력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예정됐던 500여명의 LNG 운반선 전문 기술인력들의 입국이 지연되고 있지만,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 코로나 시기에 역점을 두고 있는 외교 활동은?

“계획했던 많은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 행사로 대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러 수교 30주년 행사 중 일부를 온라인 행사로 이미 개최했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유튜브 채널을 신규 개설하는 등 SNS을 통해 널리 홍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초로 SNS 명예기자를 30명 선발하기도 했다.”

지난 7월8일 열렸던 블라디보스톡160주년 기념메달 수여식.
지난 7월8일 열렸던 블라디보스톡160주년 기념메달 수여식.

- 한국으로 임시 귀국한 재외국민은 얼마나 되는지.

“총영사관은 한인회와 협조해 우리 항공기 임시항공편 3회 및 러시아 항공기(오로라) 특별기 4편을 주선했고, 총 485명의 재외국민이 무사히 귀국했다.”

- 교민 수는 얼마나 되는지.

“주블라디보스톡총영사관은 러시아 극동관구 8개주를 관할하고 있으며, 총영사관이 소재한 연해주에는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여파로 인해 200여명이 연해주에 거주하고 있다. 2015년에 연해주를 방문한 한국인의 수는 3만명 정도였는데 지난해에는 약 30만명으로 증가하는 등 양국 국민 간 교류는 급증하고 있다.”

- 주재국과 우리나라와의 주된 현안은.

“우리 정부는 2017년 9월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출범하고 9-브릿지 협력 플랫폼을 창설하는 등 러시아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19 확산으로 한-러 경제협력 및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사업 등 협력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연해주 볼쇼이카멘 스마트시티 조성, 쇄빙 LNG선 공동건조 등 조선해양 협력 확대, LPG 터미널 건설 추진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도래시 신북방 경협 추동력을 신속히 복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7월17일 열린 SNS 명예기자단 출범식에서 오성환 총영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7월17일 열린 SNS 명예기자단 출범식에서 오성환 총영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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