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의 미래세상] 한국이 AR·VR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이동호의 미래세상] 한국이 AR·VR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 이동호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 승인 2020.08.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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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VR·AR EXPO 2020’ 참관기

가상·증강현실과 언택트 산업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SEOUL VR·AR EXPO 2020’이 8월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등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가상·증강현실(VR, AR) 기술이 주목받고 있고, 비대면 상태에서도 새롭고 실감이 나는 경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이와 더불어 ‘언택트테크쇼(비대면산업박람회)’도 특별전으로 동시에 개최됐다.

㈜메쎄이상과 코엑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VR·AR 융합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언택트 시대에 최적화된 분야별 솔루션 및 장비를 대거 선보였다. 전시회와 함께 ‘서울 VR·AR 컨퍼런스’ 및 ‘언택트테크 컨퍼런스’도 8월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온·오프라인으로 각 하루씩 진행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시회와 콘퍼런스 행사가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과연 글로벌 AR·VR 주도권 싸움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남겼다.

직접 참관해 본 직관으로 코로나19로 인해 8월로 미루어 치러지는 행사여서인지 예전보다 행사 규모가 축소되어 참가업체가 100여 업체였고 참관자도 예전처럼 성황을 못 이룬 상황이었다. 예전과 다른 점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제품들이 눈에 띄게 많이 보였다. 특히 교육용 비대면 제품들이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언택트 AR 솔루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원격으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도 돋보였다. 언택트 산업의 사례로 무인카페 로봇 제품도 선보였는데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주는 무인카페는 작은 공간만 있으면 알바 직원 뽑을 필요 없이 소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어 참관자의 호응도가 높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국이 AR·VR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콘텐츠 육성, 네트워크 투자, 규제 혁신이 필수적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콘텐츠를 육성하려면 VR·AR을 사업화하고 제품화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생태계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VR·AR 분야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는 게 이를 증명한다. VR·AR 하드웨어 부문에서도 HMD(Head Mount Display·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일명 헤드셋)만 해도 중국산 제품은 20만원대 저가형부터 70만원대 고가형 제품까지 다양하지만, 한국 제품은 삼성 기어VR 정도밖에 없을 정도로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VR·AR 생태계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인데 최근 나온 엑스박스(Xbox·차세대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경험·마이크로소프트사 제품)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소니사 제품)을 보면 엄청난 하드웨어 기술을 볼 수 있다.

네트워크 분야도 무선네트워크 인프라는 4G에서 5G로 가고 있는데 유선은 아직도 1기가 네트워크가 대부분으로 무선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면 이를 백업할 수 있는 유선망도 고속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VR·AR 관련 규제가 많아 정부부터 혁신이 필요하다. 한 사례를 들면 도로교통법상 운전 중 사용할 수 있는 영상장치는 부착형, 거치형으로 제한되어 있다. 내비게이션이 되는 AR글라스를 쓰면 불법이다.

글로벌 VR·AR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그래픽 디자이너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해 관련 산업 육성이 가능하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도 한류 같은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 육성하는데 정부의 문화 외교가 절대적 필수 사항이 됐다. 또 한편으로 정부의 역할은 언택트 제품과 기술을 공공구매와 조달에 포함하는 작업을 구체화해서 AR·VR 산업 육성에 앞장서야 한다.

국내 VR·AR 생태계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고 킬러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글로벌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팽배해 있다. 페이스북이 매년 개발자 포럼에서 생태계를 강화해 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VR·AR 분야에 투자했던 것이 외산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국내 이통사나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이 자기들만의 서비스를 만들 때 기술표준화를 통해 사용자가 혼란 없이 VR·AR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 현실 정보를 수집하는 AR과 현실과 유사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VR은 저작권 및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도 마련해 나가야 한다.

AR·VR 시장이 2021년에 1천80억달러(약 128조원), 2025년에 2천800억달러(약 333조원), 2030년에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까지 급성장하는 추세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8월호 '가상·증강현실 규제 혁신 로드맵'을 내놓아 그나마 다행이다. VR·AR 분야의 '네거티브 규제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도 VR·AR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세계 경제대국들이 모두 눈독을 단단히 주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한국의 환경은 비록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AR글라스를 출시했지만, 생태계가 초보적인 데다 하드웨어에서도 글로벌 종속화로 갈 위기에 처해 있고 네트워크 유선망 인프라에서도 너무나 열악하다.

포스트 반도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가상현실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는 VR·AR 산업의 국산 경쟁력이 취약해 외산 제품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과 5G 통신망을 보유한 한국이 가상세계의 낙오자로 된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다시 한번 삼성, LG, SK의 분발을 촉구해 본다. 아울러 대기업이 아니어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의 탄생이 절실하다. 그리하여 VR·AR 분야의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2020년 반도체, 2025년 전기차 전지, 2030년 AR·VR 세상에서 우뚝 솟아있는 대한민국을 상상해보는 게 헛꿈이 아니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가 그 승패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필자소개
월드코리안신문 명예기자
중국 쑤저우한국상회 고문
중국 쑤저우인산국제무역공사동사장
WORLD OKTA 쑤저우지회 고문
세계한인무역협회 14통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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