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온라인으로 열게 해 주세요”
[수첩] “민주평통 통일골든벨 온라인으로 열게 해 주세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10.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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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호 월드코리안신문 편집국장
이석호 월드코리안신문 편집국장

“코로나가 많이 안정됐다고 하지만 학생들이 외지로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외지에 다녀온 학생들을 등교하지 못하게 하는 판에 몇 시간씩 차를 타고 광저우까지 가서 통일골든벨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최근 본지로 ‘중국 광저우 통일골든벨, 온라인으로 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왔다. 중국 광동성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가 보낸 글이다.

광저우는 광동성의 성도다. 그나마 가까운 선전만 해도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야한다. 먼 지역은 4~5시간 이상 걸린다. 학부모는 이메일에서 “민주평통 자문회의가 주관하는 통일골든벨은 역사와 통일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행사다. 아이들과 함께 깊게 관심을 두고 있는 행사”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로 인해 중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라인으로 통일골든벨이 치러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도 온라인으로 통일 골든벨이 있었음을 친구들로부터 들었다”고 전하고, “광동성에서는 광저우에 모여서 통일골든벨을 한다고 들었다.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광저우에서도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통일할 수 있을 텐데 왜 광저우로 다 와야지만 할 수 있다고 하는지 알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민주평통 통일골든벨은 KBS 도전 골든벨을 벤치마킹한 행사다. 문제를 못 푸는 사람이 탈락하고,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하는 학생이 우승을 차지하는 등 진행방식이 대동소이하다. 중간중간에 패자부활전, 공연 등도 진행된다. KBS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반도 정세, 통일,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한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출제된다는 것 정도다.

민주평통은 2012년 시범적으로 이 대회를 시작했다. 당시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맡았던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한 행사장에서 자랑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뒤 민주평통 통일골든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협의회들이 매년 진행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광동성 학부모의 말처럼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자녀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데, 행사장이 자칫하면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 각국 해외협의회들은 통일골든벨을 이어나갈 묘안을 짜냈는데, 화상앱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통일골든벨’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민주평통 아프리카협의회는 지난 9월26일 통일골든벨을 열었다. 김성수 주가나한국대사, 최영한 주케냐한국대사, 박종대 주남아공한국대사 등이 화상으로 축사를 보냈고, 남아공 케이프타운이 거주하는 정예솔 양이 대상을 차지했다. 토론토협의회, 동남아남부협의회도 같은 방식으로 대회를 치렀는데 넓은 지역의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게 온라인 대회의 최대 장점이다. 토론토협의회 골든벨에는 토론토뿐만 아니라 온타리오주, 다른 도시 학생들도 참여했고 동남아협의회 골든벨에는 자카르타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지방 도시 학생들도 참여했다. 지난 10월12일엔 미주 지역 20개 협의회가 참여한 온라인 미주지역회의 통일골든벨도 열렸다.

모든 해외협의회가 올해 온라인으로 이 대회를 여는 것은 아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뉴질랜드, 호주에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치러졌다. 물론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켜야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회를 연 곳은 오클랜드뿐이었다.

중국에서도 통일골든벨 진행방식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북경협의회는 온라인으로 대회를 열었지만, 광저우협의회와 칭다오협의회 등은 오프라인상에서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협의회가 자체적으로 대회 방식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오프라인 중 어떤 방식이 좋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학부모 입장에선 오프라인 대회가 아직 우려될 것이다. 식당에 들어갈 때 최근 14일간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았다는 증명(헬쓰킷)을 보여줘야 하는 중국 지역도 많다고 한다. 중국정부가 대대적으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지만, 최근 청도와 우루무치 등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협의회가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대회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에 이메일을 보낸 광저우 학부모는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그렇게 결정난 일이라 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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