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食현장] 광주에서 열린 발효꽃차 전시회...디즈니 보석창고 안을 거니는 듯
[韓食현장] 광주에서 열린 발효꽃차 전시회...디즈니 보석창고 안을 거니는 듯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12.10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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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종의 꽃잎 발효차들이 선보여...약효도 있어서 연구개발여지 많아

중국 음식점에서 자스민차를 주문하면, 자스민 꽃은 없고, 자스민 향이 나는 녹차가 나온다. 모리화차다. 중국은 다른 향기를 쉽게 받아들이는 녹차잎의 특성을 이용해 녹차잎에 각종 꽃향기를 주입시키는 꽃차를 발전시켰다.

중국 명나라때 정영(程荣)이란 사람이 지은 ‘차보(茶谱)’라는 책에는 꽃차를 만드는 방법을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목서, 자스민, 매괴, 장미, 귤꽃, 치자, 매화 등은 다 차를 만들 수 있다. 꽃이 필 때 반쯤 핀 것을 따서 향기가 가득한 것으로 골라 차와 적당하게 섞어서 만든다. 차 3/4분에 꽃 1/4로 도자기그릇에 끊인다.”

이것은 꽃과 차가 어울린 그야말로 꽃차로, 차나무가 많은 중국에서는 많지만, 차나무가 드문 한국에서는 그리 발전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은 꽃잎을 그대로 이용한 차를 많이 마셨다. 이 때문인지 국화차나 장미차, 서양에서 들어온 각종 허브차는 물론이고 우리 고유의 꽃을 이용한 우리식 ‘꽃잎차’들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광주에서 열린 발효꽃차 전시회는 우리식 꽃잎차가 마음껏 경쟁한 백화제방(百花齊放)의 꽃차전시회였다. 김영출 한식대가가 팀장을 맡아 추진한 이 전시회는 우리 전통의 꽃차는 물론, 이를 활용하고 변형한 다양한 꽃차들이 선보였다.

“꽃차 전시회다 보니 그야말로 꽃밭에 있는 것 같아요. 전시 테이블도 이렇게 아름답게 꾸며, 우리나라 발효꽃차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보는 듯해요.”

문웅선 대한민국한식포럼 상임회장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촌평을 했다. 전시장은 말 그대로 꽃의 나라였다. 무궁화꽃차, 맨드라미꽃차, 구절초꽃차, 고마리꽃차, 목련꽃차, 천일홍꽃차 같은 진귀한 꽃잎차들이 선을 보였다. 또 양하잎차, 쑥떡차, 두충나뭇잎발효차, 머위발효차 등 잎을 이용한 잎발효차도 있고, 대나무차, 밤송이블랜딩, 유자쌍화차, 녹차쑥차블랜딩, 아마란스 잎꽃떡차 등 다양한 재료를 쓴 아이디어 발효차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향이 코에 와 닿지요?”

 문하생들을 이끌고 전시회에 참여한 광주광역시의 김영애(한국전통발효차연구소) 차전문가와 부산광역시의 김상순(다온꽃차테라피연구소) 차전문가가 이렇게 얘기하며 시음용 차를 건넸다.

전시테이블의 시음용 꽃잎차들은 혀와 코를 간지럽혔다. 이날 발효꽃차 전시회를 위해 부산과 광주를 중심으로 하되 전국에서 참여했다고 한다.

전시회를 둘러보며, 꽃잎차나 발효꽃차가 눈을 현란하게 하는 장식용으로도 큰 용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색상의 말린 꽃잎들이 서로 어울려 반짝거리는 용기에 담긴 것을 보노라면 마치 디즈니랜드의 보석상자 속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나라 꽃차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문신이었던 초간 권문해가 집필한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에 보인다. 단군이래 불러왔던 열세가지 이름 중에 산다화(동백꽃)가 첫머리에 나온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무궁화를 차로 마시면 풍을 다스리고, 꽃가루를 물에 타 마시면 설사를 멈춘다‘라고 기록돼 있다···”

김영출 한식대가가 준비한 전시회 안내문의 일부다. 발효꽃차는 사람의 몸을 이롭게 하는 약차로서도 큰 효능이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 전통차도 발전 여지가 많아요. 특히 발효꽃차는 건강에 좋고, 병을 다스릴 수도 있어소 향후 연구할 여지가 무한한 듯해요.”

청와대 숙수를 지낸 손성실 대한민국 한식포럼 고문의 평가다. 우리 일행은 이날 선보인 차 종류 가운데 서너 종류의 차만 맛보고는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전시회에는 무려 백여종이 넘는 발효꽃차가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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