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의 고향 일본 가고시마를 가다
고구마의 고향 일본 가고시마를 가다
  • 동경=이승민 객원기자
  • 승인 2020.12.18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가고시마현, 시부시(志布志)에서 고구마 재배를 하고 있는 마코토씨.

큐슈(九州)의 최남단 가고시마현은 세계유산 야쿠섬(屋久島), 우주센터가 있는 다네가섬(種子島), 신선의 전설 기리시마산(霧島山), 아열대섬 아마미군도 (奄美群島), 활화산 사쿠라지마(桜島) 등 605개의 섬과 2,700여개 온천이 있는 곳이다. 남북의 거리가 600km에 이르기 때문에 온난지역과 아마미제도와 같은 아열대 지역이 같이 존재한다.

일본 가고시마현은 또한 고구마 재배지로 유명하다. 가고시마현, 시부시(志布志)에 위치한 조용한 바닷가마을이 고구마의 고향이다. 

도쿄에서 하늘길로 2시간 15분을 달려 가고시마에 도착했다. 3대째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가미작코 마코토(上迫誠 57)씨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에서 고구마재배 최우수 특선농가로 선정돼 표창장을 받은 사람이다. 처음 만남이지만 오래된 고향 친구 같은 정을 느꼈다. 

산길을 돌아서 해변길로 1시간 정도 갔을까? 화산섬 사쿠라지마(桜島)가 바로 앞에 보였다. 해안가에는 온천수가 굽이굽이 흘러가고 있었다. 연간 관광객 200만명이 찾는다는 이 섬은 면적 77㎢에 11개 마을이 있고 주민 5000여명이 살고 있다.

특산물로는 세계에서 제일 큰 무(채소)가 있고 세계 제일 작은 귤이 있다. 비파 열매, 밀감이 유명하고 기념품으로는 용암을 이용한 불고기나 화산재가 팔리고 있다. 원래는 섬이었지만 1914년의 대규모 분화로 바다가 메워져 오스미반도와 연결됐다. 1964년에는 기리시마야쿠(霧島屋久)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조상대대로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마코토 씨의 고향은 어떤 곳일까. 산길 지나 들길을 가로질러 시골길로 달려갔다. 마코토씨의 아버지(上迫敏朗)는 80 평생을 오직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태평양전쟁 당시 전쟁을 치르면서 일본의 국토는 완전히 폐허가 됐을 때, 기아에 허덕이는 백성들에게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고구마였고 고구마재배의 중심지가 바로 이곳 마코토 씨의 고향이었다.

마코토씨가 온천에 가자고 재촉해 해변에 있는 온천으로 따라갔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앉아 빨갛게 물든 바다를 감상하면서 마코토씨와 고구마 이야기를 시작했다.

- 조상 대대로 농사를 이어오고 있다. 어떤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있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 농사를 짓는다. 우리 농장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웃으며 먹을까 행복한 얼굴들을 생각하면서 일한다. 소비자들이 맛있게 먹고 건강하여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피곤한 줄도 모르고 하루해가 금방 저물어간다. 밭에서 자라나는 고구마 한 포기 한 포기가 아들 같고 딸 같다. 나는 고구마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흙은 내 몸처럼 생각한다.”

- 흙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나?

“건강한 흙이 건강한 농작물을 키운다. 좋은 흙을 만들기 위해 겨울밤 12시에 나가 밭을 갈아보기도 했고 7종의 유기물을 섞은 퇴비도 사용해보면서 다양하게 실험해보았다. 미생물 개체수를 증가시켜 활성화하는 데는 축산분뇨를 이용한 유기물이 효과적이었다. 건강하고 영양이 풍부한 흙을 위해 주로 유기비료를 사용하고 있다.”

- 농약은 사용하지 않나?

“무농약재배를 원칙으로 삼고 일하고 있지만 갈수록 해충이나 병균들이 강해져 가고 또 알 수 없는 새로운 식물병이 생겨나고 있어 무농약 농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농약을 해버리면 간단하고 편리하지만, 손이 많이 가더라도 안심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감소농약 재배로 키우고 있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

마코토씨와 아버지

- 현재 재배하고 있는 고구마 품종은 무엇인가?
“베니하루카(紅はるか)이다. 이곳 가고시마에서 2010년에 탄생한 새로운 고구마 품종이다. 풍미나 식감 겉보기 등 다른 품종보다도 훨씬 좋다. 촉촉하고 찰기가 있는 식감과 강한 단맛이 특징이다. 작은 불로 서서히 가열하여 찌게 되면 당도 50도를 넘는 꿀 고구마가 된다. 그 풍격이나 단맛이 깊고 오묘하여 고구마의 여왕이라고도 불린다. 군고구마로 하면 닷맛이 더욱 깊어져 고구마로써 최고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감미롭고 감칠맛 나는 군고구마의 새로운 단맛을 실감하게 된다.”

- 맛있는 고구마를 만드는 비밀이 있다면?
“고구마 농사의 최적지로 알려진 가고시마 오스미반도(大隅半島)에 위치해 있다는 것과 겨울부터 농사를 위한 밭 만들기가 중요한 포인트다. 유기물 8가지를 섞어 유기비료를 만들고, 해충구제를 위한 목초 심기 등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최고의 밭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또 수확한 고구마는 온도와 습도가 철저히 관리된 전용 저장고에 장기간 저장하여 숙성시킨다. 완숙이 되면 고구마의 전분이 당으로 변화되어 촉촉하면서 최상의 단맛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 농민들에게 한마디.
“농민으로서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한다.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에 좋은 농작물을 생산하여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지역에는 고구마뿐만 아니라 녹차 딸기 흑소 등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농업지역이다. 한국의 농민들과 교류회를 통해 상호 간에 농업발전을 위한 정보교류, 한일간 우호를 위한 친선교류를 해보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