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92] 과거(科擧)
[아! 대한민국-192] 과거(科擧)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1.01.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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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과거란 시험을 보아(科)선비를 거용(擧用)한다는 뜻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공무원 임용제도이다.

과거의 시작은 신라 원성왕 4년(788년) 창설된 독서출신과로부터 비롯되었다. 독서력을 평가하여 상·중·하 삼품으로 나누어 인재를 선발한 것이다.

고려에 와서는 후주에서 귀화한 쌍기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무원 임용제도로 정착되더니, 왕조가 바뀌고도 1894년의 갑오개혁때까지 유지되어 왔다. 과거에 합격하는 것은 곧 벼슬길로 나아가는 첫발이었고, 그것은 곧 신분상승의 가장 합법적인 통로였다.

아직 과거에 임하지 아니한 선비를 유학(幼學)이라 하였고, 무과(武科)에 응시할 수 있는 사람을 일컬어 한량(閑良)이라 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가 삼과(三科), 즉 문과와 무과, 잡과(역과, 의과, 음양과, 율과)로 되어 있었지만, 아무래도 문과가 그 중심이었다.

선비 집안에서는 남자아이 5, 6세가 되면 우선 기초적인 한문교육을 받았고, 좀 자라면 향교, 4부학당, 서원 등에서 또래들과 함께 공부했다. 이들은 천자문, 동몽선습으로 공부하면서 시를 규격에 맞게 짓고, 문장으로 자신의 뜻을 표현하는 연습을 했다.

과거는 우선 대과(大科)와 소과(小科)로 나뉘었다. 소과는 생원과 진사가 된다하여 생진시(生進試)라고도 하는데, 초시와 복시의 2단계로 치러졌다. 대과는 초시, 복시, 전시(殿試)의 3단계로 치러졌다. 과거는 또 식년시와 부정기적으로 보는 별시로 나뉘는데 식년시는 자묘오유(子卯午酉)년에 정기적으로 치르는 것을 말하고, 별시는 증광시, 알성시, 춘당대시 등 그때그때 치러지는 시험을 말한다.

소과인생진시는 식년의 전 해 8월에, 한성부 및 8도에서 치러지는데, 각 도의 정수에 따라 540~700명을 선발하였다. 문과 초시는 식년의 전 해 가을에 한성부와 8도의 관찰사 주재하에 치러지는데, 응시 자격은 생진시(소과)의 합격자들에게만 있었다. 응시자 중 340명을 뽑아 복시에 응하게 하는데, 복시는 식년 봄에 한성에서 예조의 주관하에 1차로 33명을 선발한다.

이들은 임금 앞에서 시험을 치르는 전시에 임하게 되는데, 그 모두에게 석차가 매겨진다. 갑과 3명, 을과 7명, 병과 23명을 뽑는데, 1중 갑과 제1인을 장원이라 하여 종6품에, 제2인과 제3인을 정7품에, 병과는 정9품에 보(補)한다.

3차 시험에서 왕이 출제하는 문제를 책문(策問)이라 하고, 응시자의 답변을 대책이라 하였다. 조선시대 문과의 정기시험은 163회, 비정기 시험은 581회 실시되었고, 합격자 수는 정기시험 6,030명, 비정기 시험 1만4,620명이었다.

정부는 급제자들을 위해 은영연(恩榮宴)을 베풀었고, 급제자들은 왕께 드리는 시은례, 성균관 문묘에 나아가 고하는 알성례를 거행하였으며, 삼일유가(三日遊街)라는 시가행진도 했는데, 장원급제는 과연 최고의 영예이자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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