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통신]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받은 산드라 오의 외침
[보스턴통신]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받은 산드라 오의 외침
  • 김성혁(한미정치력신장연대 대표, 전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 승인 2021.03.27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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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한미정치력신장연대 대표, 전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김성혁(한미정치력신장연대 대표, 전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장)

하버드 법대 마크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자진 취업 망언이 교민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16일 애틀랜타에서 마시지 업에 종사하는 소수계 여성들이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우리 한국계 여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인이 된 유영애(63세), 박순정(74세), 김순자(69세), 김현정(51세)님은 한 가정의 어머니요 할머니이다. 이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두 손 모아 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끝없이 번지는 코로나 전염병 사태는 인종 혐오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발원지라는 확신을 가진 이들이 ‘China’ ‘Kung Fu’ 대신 ‘Chyna’ ‘KungFlu’로 비하하며 부르며, 노골적인 인종 혐오를 충동질해 결국 폭력과 살인 사건까지 일으키는 최악의 상황이 지금 전개되고 있다. 생각지 못한 이런 돌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범죄율이 7% 하락했지만, 소수계를 향한 범죄율은 149%가 증가했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 사회가 많은 면에서 발전되고 배울 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이해할 수 없고 개선돼야 할 점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중에서 인종 증오와 차별은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로 보인다. 더욱이 백인 우월주의의 짙은 그림자가 그 배후라는 현실은 더욱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오늘도(3월22일) 중무장한 청년에 의해 1명의 경찰관을 포함한 10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사망한 총격 사건이 콜로라도 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발생했다. 증오 범죄를 넘어 자신의 현실에 광분한 광기 어린 무차별 사격이 백주 대낮에 일상 속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 사건도 인종 범죄자들의 의식적인 혹은 무의식적인 사고 속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일면이 아닌가 우려된다. 잘 표출되지 않은 크고 작은 많은 관련 사건까지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때때로 놀랍고 당황스러운 경우들이 있었다. 언젠가는 학교에서 알고 지내던 한 백인 교수가 갑자기 “당신은 왜 여기 있는가? 당신 나라로 가서 일하시오”라며 공격적인 말을 건넸다. 본인들의 상황이 어려울 때 소수민족을 향해 보이는 인종차별의 전형적인 모습인 것이다. 민주주의, 자유, 평등 사회라 선망하는 미국의 어두운 모습을 이 21세기에 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예는 과거 한 중국계 젊은 정부 관리가 겪었던 일이다. 정부 청사에서 퇴근 전 사무실을 정리하고 휴지통을 사무실 밖에 놓고 돌아서는데 한 백인 여성이 자기 사무실도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청소 요원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그 당시 오후 5시를 기점으로 5시 이전에는 백인들이 일하고 5시 이후에는 소수민족들이 청소하는 환경이어서 그런 말을 듣게 됐을 것이다. 백인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다음 소개하는 것은 조금 더 이해하기 힘든 사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직전 스미스 컬리지에서 미국 원주민 인디언(Native American)에 대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때 참석한 한 젊은 백인 학자가 자신이 겪었던 차별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분명 피부가 하얀 미모의 백인 여성인데 자신은 겨울에 양쪽 뺨이 지나치게 빨개져서 십대 친구들로부터 어릴 때 인디언이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인디언 레슬러였다. 너무도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범죄 중에서 인종차별 범죄는 중대 범죄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부당한 인권 침해에 대해 그동안 현장에서 잘 적용돼 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모든 소수민족은 ‘모든 목숨은 소중하다’라는 슬로건을 들고, 동등한 권리를 성취하기 위해 연대하고 있으며,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뿌리 깊게 배어 있는 백인 우월주의와 이에 따른 차별 등은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하는 미국의 심각한 주요 과제이다. 최근 피츠버그에서는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샌드라 오가 청중들에게 “나는 아시안인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이 미국 사회에 속해 있다”라고 외치며 연이은 아시안 공격 사태에 대해 단합을 강조하며 인종차별 폭력 규탄 시위에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차별 없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뉴욕 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앤드류 양은 소수민족의 빈곤으로 인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이미 1969년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제안했던 기본 소득 프로그램(Basic Income Program) 도입을 제안했다.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 등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진 미국 사회가 최근 크고 작은 고통을 겪지만 이러한 상황들을 계기로 개선을 위한 좋은 역작용들이 일어나 서로 화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보스턴에서 신망 있는 활동을 하며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한국계 린다 챔피언 검사는 모두에게 간곡한 부탁을 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나는 인종차별의 의미를 잘 압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등한 화합을 위해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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