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94] 유관순 누나
[아! 대한민국-194] 유관순 누나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1.04.03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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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언제부터인가 모든 국민에게 이미 친숙한 사람에 국민○○라는 호칭을 붙이기 시작했다. 국민배우, 국민가수, 국민화가 등등. 아마도 한국인에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나 소리를 들었던 유관순은 국민○○ 1호가 아닐까 싶다. 과연 유관순은 대한민국의 국민누나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유관순은 기숙사 담을 넘어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석방돼 이화학당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유관순은 “우리가 지금 만세를 부르고 나라를 찾아야 할 때지 공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각자 시골로 가서 만세운동을 벌이자”며 3월13일, 경부선 기차를 타고 고향인 천안의 병천으로 내려갔다. 유관순은 아버지 유중권 등 마을 어른들에게 품고 온 독립선언서를 보여주며 서울의 3.1운동 소식을 알리면서 만세운동 참여를 설득했다. 그리고 밤에는 몰래 태극기를 그렸다.

1919년 4월1일 천안의 아우내 장터에서 수천명이 참여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일본 헌병은 이들의 비폭력 시위를 총칼로 탄압했다. 군중 앞에서 연설을 하고 만세를 부르던 유관순은 창검에 찔렸고, 유관순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한 19명이 현장에서 순국했다. 유관순은 총구 앞으로 뛰어들어 “나라를 되찾으려고 정당한 일을 했는데, 어떻게 무기를 사용해 우리 동포를 죽이느냐”고 항의했다.

유관순은 공주 감옥으로 끌려가 가혹한 고문을 받았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법정에서도 “죄가 있다면 불법적으로 나라를 빼앗은 일본에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6월30일, 경성복심법원은 유관순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지만, 유관순은 “삼천리강산이 어디인들 감옥이 아니겠느냐”면서 상고를 하지 않았다.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은 모진 매를 맞으면서도 만세 부르기를 그치지 않았다. “죽여라, 내 목숨 죽어서 너희 놈들을 쫓아낼 수 있다면 열번, 백번 죽어도 좋다”고 외쳤다. 그리고 3. 1운동 1주년이 되는 1920년 3월1일을 기해 감옥 안에서 ‘제2의 만세운동’을 계획한다. 이날 오후 2시, 유관순이 함께 수감된 어윤희, 이신애 등과 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니 300여명의 수감자가 모두 호응했고, 애오개와 서소문까지도 만세소리가 진동했다.

지하 독방에 수감돼 악랄한 고문과 구타를 당해 몸이 위중한 상태에 빠졌지만, 일제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유관순의 시신은 죽은 지 2주가 지난 10월 12일에야 학교로 돌아왔는데 온몸에는 멍이 들고 부패해 있었다. 2019년 유관순에게 대한민국장(1등급)이 추서되었는데, 강소천 작사 나운영 작곡의 ‘유관순’은 “삼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옥 속에 갇혀서도 만세 부르다/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 졌대요”라고 되어있다.

유관순은 1902년 12월16일 태어나, 개신교 집안에서 자라나 서울로 유학, 이화학당에서 공부했다. 키가 168cm로 당시로서는 장신이었고, 성격이 외향적이고 적극적이어서 구걸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진 돈을 다 털어 줬고, 학교의 청소와 빨래 같은 궂은일을 자청해서 도맡았다. ‘유관순 누나’가 우연히 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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