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승의 붓을 따라] 코로나 극복 방안
[이영승의 붓을 따라] 코로나 극복 방안
  • 이영승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 승인 2021.04.15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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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일상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마치 창살 없는 거대한 감옥과 같다. 그야말로 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이다. 3월말 현재 세계 코로나 확진자가 1억 3천만 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3백만 명에 이른다. K방역을 자랑하던 우리나라도 10만 명이 넘는 확진자에 1,800여 명이나 사망했다. 몇몇 나라에서 백신이 개발되었으나 일부 약품은 부작용이 의심되어 접종 중단이 속출하고, 상대적으로 효능이 높은 백신은 물량 부족으로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기 개발된 백신으로는 코로나 완전 퇴치를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 터널의 끝을 알 수 없으니 때로는 공포감마저 느낀다.

지금의 위기는 분명 걱정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코로나와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 내 생각엔 근본적인 대책은 의학자와 위정자들에게 일임하고 우리 같은 민초들은 일상을 잘 지키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정신무장을 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장마가 얼음장수에게는 위기이나 우산장수에게는 호기가 될 수 있듯이 세상사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이다. 코로나 또한 이 이치와 별개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인명 손실과 경제적 피해는 실로 엄청나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마스크 파동으로 인한 고통이 말할 수 없었으며, 착용이 익숙하지 못해 불편함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물량 수급은 정상 궤도에 올랐으며 착용에 따른 불편도 마치 안경을 쓰듯이 생활화되었다. 만약 마스크가 없었다면 지금 코로나와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유일한 무기는 마스크밖에 없는 실정이니 말이다.

어쩌면 마스크는 먼 후일 이 시대의 인류를 구한 최대 발명품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마스크 품질은 세계적 수준인데 오늘날과 같은 고품질의 마스크가 개발된 것은 중국 발 미세 먼지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와 전쟁의 유일한 방어 무기로 대체 활용되고 있다. 그렇고 보면 원래의 목적인 미세 먼지 차단에 기여한 공로도 결코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감기 환자 수가 엄청나게 감소해 건강보험료 재정이 연간 조 단위로 절감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병원은 겨울 한철 감기 환자 덕에 먹고사는데, 요즘은 코로나로 인한 적자보다 감기 환자 감소로 인한 손실이 더 커서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할 정도란다.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태이며 침묵은 금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이다. 탈이 나는 일 중에는 말실수로 유발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하철에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살인 사건이 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마스크를 쓰다 보니 자연적으로 침묵수행을 하게 된다. 그로인해 설전 예방은 물론 자기 수양에도 도움을 준다. 부부간의 다툼도 사소한 말 한마디가 화근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마스크 착용으로 가정의 평화가 크게 증진되지 않을까 싶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국가적 당면 과제인 저출산 예방에도 획기적으로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 그 사실 여부는 인구 감소 추이를 분석하면 바로 알 수 있으며, 사실로 밝혀지면 국가적 이익은 경제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내 개인적으로도 코로나로 인해 이로운 일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외출이 줄어들어 천금 같은 시간이 절약되니 작가로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어 너무도 좋다. 등단 후 첫 수필집을 출간하는데 7년이 걸렸다. 제2집은 3년 내 발간하겠다고 가족과 지인들 앞에 선언했다. 솔직히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옥죄어 분발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어쩌면 이 목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 외에도 사람들과 만남이 줄어드니 돈 쓸 일도 줄어들어 비자금이 비축되고 있다. 소비 감소가 국가 경제에는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나로서는 의미가 없지 않다. 모두가 코로나 덕분이다.

세상은 생각하기 나름이라 했던가?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도 역설적으로 생각하니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언젠가 코로나가 완전 퇴치되고 나면 후세 사람들에게 고난의 시절을 얘기할 날이 있으리라.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 너무도 간절하다.

필자소개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2014)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문학 추천작가회 이사
전 한국전력공사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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