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 항공칼럼] 비행기 안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박철성 항공칼럼] 비행기 안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 박철성 항공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1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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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라든가 완전함, 청결과 같은 것들은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훌륭한 인간, 즉 거의 아무에게도 병균을 감염시키지 않는 인간이란 될 수 있는 대로 긴장을 풀지 않는 인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대단한 의지와 긴장을 가지고 한순간도 해이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알베르 카뮈 『페스트』 중에서)

지난 4월4일 뉴델리를 출발해 홍콩에 도착한 인도 비스타라 항공사 UK6395 편에 탄 탑승객 중 5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72시간 전에는 모두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까? 검사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거나, 비행기 타기 전 또는 도착해서 격리 기간 중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 그리고 비행기에서의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데 과연 비행기 내부에서 공기에 의해 코로나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만일 탑승한 승객이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고 적절한 예방조치를 하고 있다면 기내에서의 감염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공기에 탑승한 12억명 승객 중 기내에서 코로나19 에 감염된 사례는 0.0000037%인 44건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번개에 맞을 확률인 60만분의 1보다도 낮은 수치다.

기내에서 승객은 앞을 바라보기 때문에 앞사람과 정면 접촉이 어렵고, 앞 좌석이 장벽으로 막아주고 있다. 또한 공기순환 구조가 일반 사무실과 달리 비행기 천장에서 아래쪽으로 공기 흐름이 이루어지고 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에 의해 높은 고도에서 신선한 공기로 매 2~3분마다 교체되고 있다. 항공기 순항고도에서 유입되는 외부공기는 영하 50도의 차갑고 습도가거의 없어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다.

항공기는 기내 공기 순환을 위해 고성능 HEPA 필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0.1μm(미크론)보다 큰 입자의 99.9%를 걸러줄 수 있다고 한다. 1μm 마이크로미터는 1밀리미터(mm)의 1/1,000 크기이며, 코로나바이러스 크기는 대략 0.1~0.2μm인데, 침방울과 함께 이동하면 1~4μm 정도로 커지기 때문에 KF인증 마스크필터(0.3~0.6μm 입자차단)로도 충분히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와 보잉사는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를 통해 지상 일반 사무실과 기내에서 사람의 비말이 어떻게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지를 비교 연구했다. 이 실험에서 일반 실내공간에서 1.8~2m 거리는 감염자의 기침으로부터 안전거리인데, 기내에서 옆좌석은 좌석 사이를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공기 순환 시스템과 앞 좌석의 차단막, 본인과 상대방의 마스크는 공기중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 간의 자유스러운 왕래를 힘들어지게 하는 전염병의 확산은 항공업종에 치명적이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환자들이 발생했을 때마다 다행히 치료제나 백신이 만들어지고 국지적인 감염으로 종결돼 조마조마한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하지만 엄청난 감염력을 가진 코로나가 등장했을 때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는 출국 2주 전 황열과 콜레라 예방백신 접종을 해야 했고, 말라리아 예방약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했다. 이제 이러한 사전 예방조치는 더 이상 일부 지역에만 국한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 간 빈번한 상호 왕래로 전염병 감염 위험은 여행자들의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알게 해주었다. 또한 승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 공항과 항공기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청정지역(Clean Area)으로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며 공항에서 적극적인 감염자 식별과 검역조치 강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여권과 더불어 승객의 전염병 예방접종과 감염상태를 알려주는 건강증명서가 여행서류에 포함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게 됐다.

필자소개
항공칼럼니스트, 현재 아시아나항공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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