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황병구 회장 김선엽 이사장으로 새로운 항해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황병구 회장 김선엽 이사장으로 새로운 항해
  • 올랜도=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5.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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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명 참여한 가운데 5월22-23일 올랜도에서 열어
황 회장, 부인 이차분 여사에게 “여보 고맙소” 감사패 전달도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황병구 회장(오른쪽)과 김선엽 이사장

(올랜도=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꽃다운 나이에 무일푼의 나를 만나 아들딸 낳아 잘 키우고, 출가시켜 알밤 같은 손자와 손녀들을 보기까지 당시의 피나는 노력과 헌신이 우리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었소.”

플로리다 올랜도 외곽의 아름다운 골프클럽 연회장에서 황병구 신임 미주상공회의소총연합회장이 독특한 감사패를 읽어나갔다.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회장 이취임식 연회의 1부 행사가 끝날 무렵이었다.

“내 일생일대에 가장 특별한 날, 가족을 위해 40년을 애쓰신 당신에게 온 가족의 이름으로 감사의 마음을 이 패에 새깁니다. 여보, 고맙소. 그리고 사랑하오. 2021년 5월 22일 가족 일동”

그리고 그는 사회자에 의해 앞으로 불려 나온 부인 이차분 여사한테 감사패를 전하고는 감싸 안았다. 감사패에는 손자 손녀 4명에 둘러싸인 황 회장 부부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장내는 일순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다가 바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고진감래’라는 옛말을 실감시키는 황 회장의 성공스토리 뒤에는 부인 이차분 여사의 피땀 어린 헌신과 내조가 숨어있었다. 이날 취임식 행사 대미에 가족 일동 명의의 감사패 전달로 그동안의 고마움을 나타낸 것이다.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는 5월22일과 23일 이틀간 플로리다 올랜도의 미션인 리조트클럽에서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22일은 이사회와 총회, 만찬을 겸한 이취임식 만찬행사를 개최했으며, 23일은 행사장에 있는 뛰어난 전경의 골프클럽에서 함께 라운딩을 즐겼다.

이날 이취임식 행사에는 미주 전역에서 150명에 이르는 상공회의소 이사 임원 및 하객들이 참여해 김선엽 전 회장의 노고를 격려하고, 신임 황병구 회장의 장도를 축하했다.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는 미국 전역에 6개 협의회와 78개 지역상공회의소를 가진 한인상공인들의 연합체다. 회장 임기 2년의 단임제로 운영돼 왔으며, 황병구 회장은 28대 회장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30만 미주한인기업들과 150만명에 이르는 소상공인들의 친목과 발전이라는 중임을 떠맡았다.

황병구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취임식은 이철희 중앙플로리다상공회장의 환영사, 김선엽 회장의 이임사, 감사패 전달, 협회기 전달, 전임 임원들에 대한 공로패 전달, 황병구 회장의 취임사 순으로 이어졌다.

김선엽 제27대 회장은 “2019년부터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운영을 맡아온 우리 집행부는 지난 2년 동안 총연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해왔으며 또 팬데믹이 어려움 속에서 하고자 계획한 바를 제대로 실천할 수 없어 매우 안타깝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집행부에서 함께 애써온 황병구 이사장과 김영창 고문, 최행렬 수석부회장, 조경구 동남부협의회장, 김승애 이사, 박용택 부회장, 김미경 훼잇빌상공회의소회장, 이모나 사무총장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제28대 회장이 된 황병구 회장이 김선엽 전임회장한테 공로패를 전달하고, 취임사를 했다. 황 회장은 취임사에서 ‘사석위호(射石爲虎)란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회원들과 함께 울고 웃는 총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석위호는 돌멩이를 호랑이인 줄 알고 활을 쐈는데 화살이 그 돌에 꽂혔다는 말로, 성심을 다하면 안 될 일도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황 회장은 풀이했다.

이어 격려사와 축사가 뒤따랐다. 김영창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고문과 최병일 미동남부한인회총연합회장이 단상에 올랐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송철호 울산시장 축사는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들이 대독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영상축사에서 황 회장이 1981년부터 2000년까지는 울산에서 호접난을 재배하며 울산에 화훼기지를 설립했고 2001년부터는 미국에 진출해 우리 호접난이 미국 시장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이철우 경북 도지사는 경북 청송 출신의 황 회장이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를 이끌면서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덕룡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이사장은 황 회장이 탁월한 사업능력과 지도력으로 미주상공인 사회에 새로운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달라고 영상으로 주문했다.

황병구 회장의 호접난 재배농장이 있는 올랜도 인근 아포카시의 브라이언 넬슨 시장도 나와서 뜻깊은 축사를 했다. 그는 황 회장이 미국과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호접난 구근을 가져와서 미국 시장에 화분으로도, 꽃송이로도 출하하고 있는 모범적인 기업인이라고 축사를 했다.

올랜도는 신임 황병구 회장이 20년전 한국 기술로 호접난을 재배해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희망을 갖고 정착해, 갖은 고생 끝에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어낸 그의 터전이었다.

황 회장의 농장은 올랜도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농장이름은 ‘코러스 오키드’. ‘한미 호접난 농장’이라는 뜻이다. 쿨러가 설치된 실내 면적만 7000평에 이르는 대형 온실농장이다.

아내를 안아주고 있는 황병구 회장

호접난은 저온에서 겨울잠도 재워야 하고, 낮과 밤 온도도 달라야 한다. 낮에는 25도, 밤에는 16도로 관리한다. 에어컨 설비를 갖추고 재배해야 하다 보니 생산원가도 높다. 하지만 경쟁력은 품질과 노하우다.

황 회장 농장의 호접난은 품질에서 최정상급이다. 보통 한줄기에 7개 꽃이 피면 정상제품이라는 호접난이 코러스 오키드에서는 15개에서 20개 꽃을 피운다. 품질이 월등하다 보니 시장에서 비싸게 팔린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난 재배에 있어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전문가다. 경북 청송에서 태어난 그는 1981년부터 울산에서 난 농장을 운영하다가 2001년 미국행을 택했다. 당시 48세였다. 자국시장을 보호하는 일본과 춘절 때의 반짝 수요만 있는 중국을 떠나 미국 시장에 주목했던 것이다.

그가 미국에 진출하는 과정은 복잡하면서도 흥미진진하다. 영어도 잘 안되는 ‘농삿꾼’이 농림부와 울산시청을 설득하고, 협동조합의 투자까지 이끌어내서 미국으로 오는 일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정착하는 일도 첩첩산중이었다. 호접난을 한국에서 가져왔지만, 한미 양국 정부 간 협정이 없었던 탓에 화분째 반입이 되지 않았다. 흙을 털고 가져와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죽거나 상처 입은 것들이 많이 손해가 컸다. 할 수 없이 대만산 구근을 가져와 재배해 출하하면서 농장을 유지하다가 드디어 한국산 구근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3년 전부터였다. 이 과정에는 애틀랜타총영사관과 주미대사관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그는 호접난 사업이 한국에도 도움이 되는 희망찬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농가 난 수출이 활성화되고, 미국에서는 소비지 인근에 체인형 가든센터를 곳곳에 세우면서 난과 관엽식물, 정원수, 유실수, 조경사업에 화분렌탈사업까지 할 수 있어서 한국의 청장년 실업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 되는 얘기이다. 이 같은 호접난 가든프로젝트를 역설해온 그가 이날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를 이끄는 새로운 키를 잡았다.

이날 이취임식은 꽃과 함께 한 꽃잔치이기도 했다. 30여개 축하화환이 쏟아져 들어온 데다, 아름답게 장식된 호접난 꽃다발들이 만찬 테이블마다 빠짐없이 올랐기 때문이었다. 이를 보며 누군가가 만찬에서 말을 흘렸다.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가 이제 화려한 꽃을 피울 때인 것 같아요. 지난 상처를 딛고 앞으로는 꽃길을 걸어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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