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정부는 재외국민의 서러움 헤아릴까?
[수첩] 정부는 재외국민의 서러움 헤아릴까?
  • 뉴욕=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6.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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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뉴욕=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자가격리 면제 조건이 말장난인 것 같아 실망감이 큽니다.”

중동의 모 한인회장으로부터 23일 이렇게 시작하는 SNS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한국에 들어왔다가 국내에서 백신을 2차까지 맞고 해외로 나갔다. 국내서 맞으면 격리가 면제된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돌아가는 일정도 미뤄서 백신을 2차까지 맞았다.

하지만 현지에 나가 한달을 머물고 다시 한국에 들어오려고 했을 때 격리면제가 안 된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2차까지 접종을 마쳤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2차를 접종하고 2주 경과한 후에 출국한 사람은 격리를 면제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가 출국한 것은 2차 접종을 마치고 4일 만이었다고 한다. 이 조건 때문에 그는 국내에서 2차까지 접종했지만, 격리면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의 얘기를 하자면 길다. 그는 지난 2월에 한국에 들어왔다. 설도 쇠고 또 3월에 부산에서 열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총회에도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돌아가려 할 무렵,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돌아가면 귀국 시 격리면제를 받는다는 정부 발표가 나와, 이 바람에 기다려서 백신 1, 2차를 국내에서 맞았다. 그리고는 4일후 돌아갔다. 한국에 귀국한 지 4달 만이었다.

그는 해외 현지에서 적잖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가 무려 4달이나 국내에 체류한 것은 격리 문제 때문이었다.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2주 격리를 당하는 것은 그의 비즈니스에 적잖은 타격이었다. 이를 해결하려고 국내에서 백신을 기다려서 맞았다가 생각도 못 한 ‘복병’에 걸린 것이다.

그가 “어처구니 없다”는 말과 함께 보내온 이 같은 내용에는 우리 정부의 발표 내용도 들어있었다. 5월2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내백신접종자에 대해 자가격리 안내에 따르면, 국내에서 백신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해외출국했다가 귀국할 때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능동감시 대상으로 전환된다. 입국 후 실거주지 담당 공무원한테 예방접종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해외출국 전에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였을 것”이라는 내용에 “예방접종 완료 후 2주 경과된 후 출국자”라는 단서가 달려 있었다. 중동의 그 회장은 2차까지 접종완료하면 되는 줄로만 알았지, 예방접종 후 2주 지나서 출국해야 한다는 단서까지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접종완료 후 2주가 안 돼 출국한 사람들을 격리 면제하지 않는 것은 분명 질병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2차 접종까지 마치고 2주가 지나지 않은 채 출국한 사람은 정말 억울할 것이다. 누구에게 눈을 부라리거나 하소연할 데도 없다. 정부가 발표한 방침을 눈여겨보지 못한 본인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자가격리 면제가 무조건이 아니더라”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은 코로나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외국인 대접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국내 들어올 때마다 외국인과 똑같이 2주 격리를 당해야 했고, 남아공 같은 변이 발생지역은 거주국이 그쪽이라고 해서 또 차별받았다.

나아가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외국인 같은 처우는 마찬가지였다. 국내 백신 접종자만 해외 다녀올 때 격리면제를 하지 재외국민이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에는 격리면제에 해당되지 않았다. 뒤늦게 인도적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 격리를 면제한다고 정부가 발표했지만, 부모가 살아계시면 격리를 면제하고 형제만 있으면 격리를 시킨다고 해서 해외에서 형제방문도 격리면제해 달라는 성명서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과연 국민과 재외국민을 나누고, 차별하는 게 옳을까? 같은 종류의 백신을 해외에서 맞은 재외국민을 백신접종지역이 다르다고 해서 내국민과 차별하는 것이 옳을까? 재외국민의 출입국 불편을 정부는 왜 애써 무시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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