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인회장 서로 1년씩”··· 주간조선 ‘단일화 문서’ 폭로
“中 한인회장 서로 1년씩”··· 주간조선 ‘단일화 문서’ 폭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1.07.04 1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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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박원우 전 회장 입회하에 하정수 회장과 신동환 부회장이 자필서명한 합의서.[주간조선 사진 캡쳐]
지난해 12월 박원우 전 회장 입회하에 하정수 회장과 신동환 부회장이 자필서명한 합의서.[주간조선 사진 캡쳐]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중국한국인회가 회장 경선 대신 회장직을 1년씩 나눠 하기로 합의했다는 문서가 폭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간조선은 최근호에서 “지난 1월 중국 남부 선전(深圳)한국인회 회장을 지낸 하정수 회장이 제11대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장에 취임했다”면서, “한데 지난해 12월 신임 회장 선거 과정에서 경쟁자로 부상했던 신동환 톈진(天津)한국인회 회장이 입후보 전 중도사퇴하는 조건으로, 하정수 회장과 총연합회장직을 1년씩 돌아가며 맡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폭로했다.

하정수 회장과 신동환 톈진한국인회 회장이 작성한 합의서에는 ‘하정수는 2021년 1월 1일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 회장에 취임하고 2021년 12월31일 회장직을 사임한다’ ‘신동환은 2022년 1월1일부터 회장에 취임하고 2022년 12월31일 회장직을 사임한다’는 문구와 함께 양자의 자필서명이 들어있다. 그 아래에는 하정수 회장의 전임자였던 박원우 전 중국한국인회 회장(전 정저우(鄭州)한국인회 회장)이 확인자 자격으로 역시 자필서명을 했다. 이 합의서는 지난해 12월,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의 한 호텔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한국인회는 합의서 내용처럼 지난해 12월 치러진 11대 중국한국인회 회장 선거에서 신동환 톈진한국인회 회장이 입후보 등록 직전 중도사퇴하면서, 단독 입후보한 하정수 회장이 11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어 하정수 회장은 1월 신임 회장에 취임했고, 신동환 회장은 수석부회장단에 선임됐다. 이와 관련, 중국한국인회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이 제대로 선거 준비를 하지 않았고 선거가 과열되다 보니 67개 지방 회장단에서 선거하지 말고 가급적 단일화해서 추대하라는 연대 서명이 있었다”며 “한국인회 홈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을 공개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상당수 회원이 회비를 미납한 상태에서 단일화를 통한 추대가 불가피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 합의서가 한국인회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으로 사실상 휴짓조각이 돼버렸다는 것. 정관(7조4항)은 ‘회장 임기는 2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1년씩 나누어 맡을 수 없다는 것이 선관위의 해석이었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을 하기 전이라서 예비후보 간 단일화는 합의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효화 결정은 신임 회장이 취임한 직후 내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임 집행부가 지난 4월 정관 개정도 단행했다. ‘회장 궐위 시 수석부회장이 ‘연장자’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는 규정을 정관에 넣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회 내 3명의 수석부회장 가운데 나이가 비교적 젊은 신동환 부회장은 하정수 회장이 중도 사퇴하더라도 연장자 우선 규정에 가로막혀 신임 회장(대행)이 될 수 없게 됐다. 단일화를 조건으로 1년 뒤 회장직을 넘겨받는다는 합의서에 반하는 규정이 들어간 것이다. 결국 “합의서를 무효화 하기 위한 꼼수”라며 격분한 신동환 부회장 측에서 주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태가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양자 간 단일화를 중재한 것으로 알려진 박원우 전 회장의 회계상 문제까지 불거졌고, 박 전 회장은 지난 4월 상벌위원회에서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정지되고 대의원 자격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신동환 부회장은 “당초 4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2명이 사퇴하고 최종적으로 양자 대결로 갔다”며 “선거까지 가면 후유증도 크다고 하정수 회장 측에서 먼저 단일화 제안을 해와서 양보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만일 하정수 회장이 회장직을 1년 더 하고 싶었다면, 먼저 나하고 얘기를 해야 했다”며 “그러면 내가 양보할 수도 있는 것인데 왜 정치에서나 쓰는 정관 개정이란 꼼수를 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한국인회 사무국 측은 “하정수 회장이 정관 개정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 정관을 개정한 것은 기존 정관이 미비해 보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정수 회장이 취임한 지 아직 1년도 안 됐으니 약속을 안 지켰다고 할 수 없다”며 “몇몇 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임 (지역) 회장들은 원만한 방향으로 가길 바라고 또 힘을 합치고 있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254만명)과 함께 재외동포가 가장 많은 나라다. 총 246만명으로 조선족 동포와 한국 국적을 가진 재중 교민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중국한국인회는 중국 교민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다. 산하에는 6개 연합회와 65개 도시 한국인회가 있다. 중국 교민 수는 한때 80만명에 달했지만, 2010년대부터 중국에 있는 많은 공장이 베트남, 인도 등으로 이전하면서 점차 감소해 최근엔 30만명 정도의 교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27일 강소성 소주시에 있는 크라운호텔(皇冠假日酒店)에서 열린 중국한국인회장 당선증 수여식. 앞줄 오른쪽 4번째가 하정수 중국한국인회장. 그 오른쪽 옆이 신동환 천진한국인회장.
지난해 12월27일 강소성 소주시에 있는 크라운호텔(皇冠假日酒店)에서 열린 중국한국인회장 당선증 수여식. 앞줄 오른쪽 4번째가 하정수 중국한국인회장. 그 오른쪽 옆이 신동환 천진한국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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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2021-07-06 15:20:41
참 개탄스럽습니다. 이런 쓰레기같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운영하는 한인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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