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규 조지아한인식품협회장, “한인식품점이 인도인들한테 넘어가요”
김백규 조지아한인식품협회장, “한인식품점이 인도인들한테 넘어가요”
  • 애틀랜타=이종환 기자
  • 승인 2021.07.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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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장 맡아 성사시켜··· ‘세계 최대’ 애틀란타한인문화회관 매입도

(애틀랜타=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블랙번 공원은 브룩헤이븐 시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매년 이 공원에서 벚꽃축제와 브룩헤이븐 페스티벌 같은 대형 야외행사가 열린다.

브룩헤이븐은 애틀랜타의 대표 부촌인 벅헤드에 인접해 있는 신흥도시. 2012년 자치시로 독립했으며, 인구 5만명으로 디캡카운티에서는 가장 큰 도시다. 김백규 조지아한인식품협회장과 함께 블랙번 공원을 찾은 것은 6월8일 오후였다. 브룩헤이븐 시는 애틀랜타에서 20분 거리에 있었다.

“애틀랜타의 6월 오후는 특히 태양이 뜨겁습니다. 지금은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아침저녁으로는 많은 시민들이 오갑니다.” 김백규 회장이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는 곳에서 주변을 설명했다. 널찍한 공원의 초입에 ‘평화의 소녀상’이 햇볕을 받아 구릿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꽃다발도 앞에 놓여 있었다.

“소녀상 뒤로 돌비석 벽을 세우려고 합니다. 지금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하려 합니다. 그리고 뒤쪽 언덕 위의 널찍한 잔디밭으로는 우리 전통의 팔각정을 세우려 해요. 누구나 한국정원인 것을 알 수 있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김백규 회장은 당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장을 맡아 성금모금운동과 부지선정, 나아가 제막식에 이르기까지 일을 도맡았다.

애틀랜타 소녀상은 미국에서는 세 번째로 세워진 소녀상이다.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서 첫 소녀상이 섰고, 미시간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에 두 번째가 세워졌다. 애틀랜타 소녀상은 들어설 때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애틀랜타 국립민권센터에 들어서기로 했으나, 브룩헤이븐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그 하나다.

건립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조직적인 방해도 있었다. 당시 현지 일본 총영사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뱉는가 하면, 일본 당국과 기업들이 건립 방해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애틀랜타 소녀상은 2017년 6월30일 블랙번 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브룩헤이븐 시의회는 만장일치로 건립을 승인했다. 소녀상은 처음에는 블랙번 2공원에 세워졌으나, 1년 후 블랙번 메인공원에 있는 지금의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김백규 회장은 1990년대 애틀랜타한인회장을 지낸 한인커뮤니티의 원로다. 그는 애틀랜타 한인회관이 불탔을 때 새 한인회관 건립위원장을 맡아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지금의 회관을 매입하기도 했다.

도라빌에 있던 애틀랜타한인회관이 원인불명의 화재로 전소된 것은 2013년 5월이다. 한인회관이 불타자 김백규 회장이 건립위원장을 맡아 새로운 회관 건립에 나섰다. 건립위는 이듬해인 2014년 1월부터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나서서 불과 7개월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회관’을 매입하는 성과를 이뤄내고 해산했다.

김백규 회장이 이끈 건립위가 동포들을 대상으로 모금한 금액은 총 155만6458달러. 여기에 보험금과 도라빌 한인회관 매각대금, 은행이자, 전임 한인회장 재임 시 모금한 기금 등 총 264만1907달러를 마련했다.

“건립위원장을 맡아 1년 반 만에 건물을 샀다”고 밝히는 김 회장은 “부지가 9.2 에이커에 건물이 4만1600평방피트”라고 소개했다. “한인문화회관 대강당에 가봤느냐”고 질문하는 그는 “좀 더 고급스럽게 리모델링 하면 동포사회의 결혼식이나 각종 파티, 회의 등에 임대해서 임대수입으로도 한인회관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백규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온 것은 1976년이다. 친형이 조지아텍에 유학 와서 정착해 있어 형의 초청으로 애틀랜타로 이민왔다. 그 후 식품 그로서리업을 시작해 굴지의 성공을 이뤘다. 태어난 곳은 전남 구례. 6.25 직후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와서 서울에서 초등학교부터 다녔다. 월남전에도 참전했다.

“우리 1세대들이 이민 와서 했던 비즈니스는 편의점과 그로서리였습니다. 1주일 내내 문을 열고 긴 시간을 일했습니다. 그러면서 2세대를 잘 교육시켰지요.” 김백규 회장이 이끌고 있는 조지아한인식품협회는 현재 회원이 150명이다. 한때 700명으로 큰 파워를 발휘했으나 1세들이 은퇴하면서 인도 사람들이 업체들을 인수해갔다.

“2세들은 3D라고 해서 그로서리를 하려고 하지 않아요.”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한인 수는 늘어나는데 한인그로서리업체는 되려 줄어드는 게 아이러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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