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칼럼] 이건희 컬렉션과 미국 탬파의 달리미술관
[이종환칼럼] 이건희 컬렉션과 미국 탬파의 달리미술관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 승인 2021.07.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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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 달리미술관에 연간 20만명 찾아··· 건물 외관도 초현실주의 나타내

탬파의 달리 미술관은 평일인데도 입장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입장자 수를 제한하는 바람에, 30분을 밖에서 기다렸다. 그 바람에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만들었다는 달리미술관 건물 외관을 덤으로 충분히 음미할 수 있었다.

달리 미술관은 탬파 베이의 해변에 자리 잡고 있다. 탬파에서 20분 걸리는 세인트 피터스버그에 있다. 탬파 도심에서는 탬파 베이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달리 미술관에 간 기억을 떠올린 것은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최근 국내신문 기사를 보면서였다.

“18세기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인왕산’,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이 한국전쟁 때 혼신의 의지로 그렸던 ‘황소’··· 고 이건희(1942~2020) 전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사들여 모았다가 그의 사후인 지난 4월 말 유족이 국가기관에 기증한 한국 고미술과 근현대미술 대표작들, 고대 고고학 유물, 고문서와 고서들을 한자리에 공개하는 전시가 21일부터 일제히 시작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 소격동 서울관 1전시실에 차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내년 3월13일까지)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서울 용산 본관 상설관 2층 서화실에 차린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9월26일까지)이다.”

이 글을 보면서,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이 모은 작품들이 분산되기보다는 하나의 미술관으로 만들면 어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서 지구촌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던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것도 다시 대여받아서 말이다.

위키백과는 살바도르 달리(1904-1989)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에서 출생한 초현실주의 화가로, 아버지는 중산층 변호사였다. 마드리드의 미술 학교에서 공부한 후 1928년 파리로 가서 초현실주의 화가와 작가들과 사귀고,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가했다.

‘환상적 사실주의’ 수법을 사용한 그는 시집 삽화도 그리고, 가극과 발레의 의상 등 장식 예술 분야에서도 활약했다. 또 디즈니와 협력하여 영화 제작에도 종사했다. 그는 ‘히틀러의 수수께끼(1938)’라는 그림을 그리는 등 히틀러를 찬양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자 스페인을 떠나버려, 공화주의자인 조지 오웰로부터 “쥐새끼처럼 달아났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후 스페인으로 돌아온 달리는 프랑코 권위주의 정권과 밀착했다. 그는 스페인에 파괴적인 세력(공화주의자들)을 제거하려는 프랑코를 지지했다. 프랑코 손녀의 초상화를 직접 그리기도 했다.

달리는 ‘멜랑콜리, 원자, 우라늄의 목가(1945)’라는 그림도 그렸다. 비키니섬에서 벌어진 핵실험을 소재로 ‘비키니섬의 세 스핑크스(1947)’ 작품도 그렸다. 원자폭탄을 찬미하는 그림이었다. 이런 위키백과의 소개를 보면, 달리는 생활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탬파는 멕시코만에 연해 있는 플로리다반도 중부의 해변 도시다. 플로리다의 주도(州都)로, 중동전쟁을 치른 미 중부군 사령부가 있는 군사도시이기도 하다. 달리는 생전에 플로리다 탬파에 온 적이 없다고 한다. 달리 미술관이 탬파에 들어선 것은 탬파 시정부와 플로리다 주정부의 역할이 컸다. 세계인들이 찾는 명품 미술관을 만들자는 현지 한 변호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달리 미술관을 유치했던 것이다.

이날 미술관 안에는 관람객들이 적지 않았다. 가족들이나 지인들끼리 관람 온 경우들이 많았다. 달리미술관에는 100점의 유화, 100점이 수채화, 1천300점의 판화 사진 조각 등이 소장돼 있다.

미술관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은 20만명. 달리 애호가들이 스페인의 달리 미술관을 보고는 대서양을 가로질러 오기도 한다는 소개다.

탬파의 달리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은 미국인 기업가 레이놀즈 모르스와 리스 모르스 부부의 역할이 컸다. 각기 콜로라도 덴버와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이들 부부는 결혼하던 해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달리 전시회를 보고, 달리 작품 수집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과 달리의 인연은 40년간 이어졌으며, 그 수집품들이 탬파지역 변호사인 제임스 마틴의 노력에 의해 미술관 건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으로 이런 명품 미술관을 만들 수는 없을까? 건물 외관조차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미술관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성공한 서울시가 한번 깊이 생각해볼 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고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감옥에 있는 것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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