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99] 홍범도 장군
[아! 대한민국-199] 홍범도 장군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1.09.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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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2021년 광복절을 맞아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묻혀 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돌아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카자흐스탄에서 그가 숨을 거둔 지 78년 만의 일이다. 홍장군의 고향은 평양이다. 그는 또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군 지도자였다. 1922년 초 고려혁명군 사령관 자격으로 레닌과 트로츠키를 함께 접견하기도 했는데, 당시의 사진이 유해 봉환과 함께 공개되었다.

홍범도 장군은 평양에서 태어났지만, 백두산 자락인 갑산에서 자랐다. 일찍부터 장대한 체구에 사냥에 능한 포수로 이름이 높았다. 그가 동료 포수들을 모아 일제와 대결하기 시작한 것은 1895년 강원도 회양에서의 의병 봉기였다. 1907년 대한제국이 을사조약, 정미조약 등으로 망국의 길로 들어서자, 이제 그는 본격적으로 포수 산포대(山砲隊)를 모아 의병대를 결성하였다. 일본군 30여명을 살상한 후치령 전투로 그의 이름은 일본군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번개처럼 나타났다가 번개처럼 사라지는 기습작전과 일본군의 동정을 알아내는 기법(奇法) 등으로 일본군에게는 가장 무섭고 두려운 ‘백두산 호랑이’였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금광을 급습, 금괴를 탈취하여 군자금으로 쓰는 등 그 전법이 기상천외하고 대담무쌍하여 ‘날으는 홍범도 장군’이라는 별호를 얻었다. 언제나 계급장도 없는 졸병과 같은 복장이었고 권총이나 지휘도 대신 왜놈 잡을 장총 두 자루만 지니고 다녔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는 간도와 연해주로 활동무대를 옮겨 3.1운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1920년에는 항일독립 무장 투쟁사에서 가장 빛나는 승리 가운데 하나인 봉오동 전투를 이끌었다. 같은 해에 있었던 청산리 전투에서는 홍범도 장군이 제1연대를, 김좌진 장군이 제2연대를, 최진동 장군이 제3연대를 지휘하여 대첩을 이루니 이것이 저 유명한 청산리 전투이다. 적의 전사자가 800명에 이르렀지만, 우리 쪽 전사자는 60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후 홍범도 장군은 흑룡강 자유시를 거쳐 일크치크로 옮겨가 거기서 최진동, 오하묵, 안무, 김규식 등과 손을 잡고, 고려혁명군 의료대를 조직·활동하였으나 뜻하지 않게 1921년 6월22일, 소련 당국에 의해 무장해제 통고가 내려지자, 일부는 이에 죽음을 각오한 대항을 전개하였지만, 막대한 전력의 손실을 입었다. 거기다 1937년, 스탈린의 조선인 강제이주 정책으로 9만6천의 교민과 함께 카자흐스탄으로 이주, 크질오르다 지역에서 움막집에 살며 극장 경비원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75세로 별세, 거기에 묻혔다.

1992년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국교를 맺으면서 한국은 끊임없이 유해 봉환을 추진해 왔다. 1995년 김영삼 문민정부가 봉환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홍장군의 고향이 평양이라는 이유를 들어 외교적으로 반대하여 무산되었다가 2021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홍범도 장군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에서 ‘민족의 지도자’로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했으며,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1994년 ‘홍범도 장군 거리’를 조성할 정도로 장군을 존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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