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희의 음악여행 ㉗]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오케스트라 - 악기편
[홍미희의 음악여행 ㉗]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오케스트라 - 악기편
  • 홍미희 기자
  • 승인 2021.10.25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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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하모닉[사진=뉴욕 필하노믹 웹사이트(https://nyphil.org) 캡쳐]
뉴욕 필하모닉[사진=뉴욕 필하노믹 웹사이트(https://nyphil.org) 캡쳐]

오케스트라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의 극장 무대 중 무용수들이 춤추고 노래하던 ‘오르케스트’에서 유래했다. 오늘날 오케스트라는 교향곡을 연주하기 위해 조직된 관현악단을 말한다. 오케스트라는 악기의 구성과 규모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한다. 사실 중주와 오케스트라의 차이가 몇 명을 가지고 구분하는지는 애매하다. 그러나 보통 9중주까지는 중주라 하지만 그 후부터는 오케스트라 또는 앙상블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링 오케스트라(string orchestra)’는 말 그대로 줄, 즉 현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 ‘챔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도 있다. chambre가 프랑스말로 ‘방’이라는 뜻이니 현악기 구성에 목관악기 몇 개가 추가된 조금 작은 규모의 실내 오케스트라를 말한다. 관악기와 타악기로 구성된 것은 ‘윈드 오케스트라(wind orchestra)’라고 부른다. 브라스밴드는 금관악기와 타악기로 구성되어 있고, 재즈나 블루스 음악을 연주하는 팀의 경우 빅밴드라고 부른다.

오케스트라 이름에 붙는 필하모니, 심포니는 과거에 누구에게 지원을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필하모니는 1813년 필하모니학회(the Philharmonic Society,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만들어지면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름이다. 그래서 주로 부유한 개인자선가들에게 후원을 받았고 심포니는 국가나 지방의 단체에게 후원을 받았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현재는 이러한 것들이 전혀 의미가 없이 사용된다.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관악기, 건반악기, 타악기로 구성된다. 지휘자의 왼쪽 앞에는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있고 그 뒤편에 콘트라베이스가 있다. 이는 합창단의 배치와 비슷하다. 지휘자의 왼쪽에 소프라노가 서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음이 지휘자의 왼쪽에 배치되는데, 이는 피아노가 왼쪽의 끝에 놓이기 때문에 멜로디를 담당하는 파트가 그 소리를 잘 듣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배치가 고정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제일 지휘자의 오른쪽 끝에 있던 첼로가 비올라 자리로 가고 비올라가 첼로의 자리에 놓이기도 한다. 비올라와 첼로는 구성음이 ‘도, 솔, 레, 라’로 같지만 첼로의 음높이는 비올라보다 한 옥타브 낮고 소리도 크기 때문에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것인데 이러한 결정은 전적으로 지휘자의 권한이다. 콘트라베이스는 현악기 중 가장 낮은 소리를 담당하며 더블베이스라고도 하고 재즈음악에도 많이 사용된다.

런던심포니
런던심포니

현악기의 바로 뒤에 지휘자와 정면으로 보이는 제일 앞쪽에는 목관악기가 있다. 목관악기는 한 단을 높여 앉는데 역시 왼쪽부터 소리가 높은 악기 순으로 플루트, 오보에, 잉글리시 호른 그 뒤로 클라리넷, 바순이 자리한다. 오늘날 플루트는 금이나 은으로까지 만들어져 화려하고 맑은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처음에 만들어질 때는 나무로 만든 악기였기 때문에 목관악기로 분류된다. 오보에의 나무는 단단하여 그 음정이 쉽게 변하지 않고 겹리드를 사용하여 비교적 정확한 음을 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시작하기 전 조율할 때 음의 기준이 된다. 그러나 오케스트라가 피아노와 협연을 한다면 피아노가 기준이 된다. 곡이 시작하기 바로 전 관객들 앞에서 다시 한 번 조율을 하는 이유는 악기는 굉장히 민감해서 온도, 습도, 작은 충격에도 음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피아노의 경우는 조율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하는 것은 필수고 다른 모든 악기들 역시 조율을 마친 상태지만 곡이 시작되기 전 다시 한 번 음을 체크하는 것이다. 그래서 옆에 앉아 있는 단원이 정말로 열심히 조율을 하기 시작하면 슬쩍 한 번 쳐다보게 된다.

조율을 소재로 한 오케스트라 곡도 있다. 하이든의 교향곡 60번 4악장 거의 끝부분에서는 연주하던 현악기들이 악기를 멈추고 조율하는 장면이 나온다. ‘Il distratto’ 곡의 제목도 ‘멍청이’로 당시 유명한 연극 ‘멍청이’의 공연을 위해 작곡된 곡이다. 그래서인지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숨어있다. 놀람교향곡, 이별교향곡, 장난감 교향곡처럼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말들을 전달했던 하이든이 현대에 활동을 했으면 멋지고 유쾌한 퍼포먼스를 많이 만들었을 것이다. 또 처음부터 아예 조율로 시작되는 곡도 있다. 곡의 제목도 ‘튜닝 업’ 조율이다. 에드가 바레즈는 현대음악 작곡가다. 그는 새로운 음향을 찾아 대도시의 소음, 모터, 공장소리, 호루라기, 드릴 등도 음악의 소재로 삼았고 타악기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현대음악이라고 하지만 이 곡이 1946년 작품이니 벌써 현대음악 중에서는 고전에 속하는 곡이 되었다. 곡이 시작되면 오보에 주자가 ‘라’를 불고 각 악기들은 조율을 시작한다. 악장이 앞으로 나와 바레즈의 곡 일부를 연주하기도 하고(지휘자에 따라 자리에 앉아 연주하기도 한다) 이어 관악기, 팀파니 주자가 조율을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들은 악보에 있는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다. 오케스트라 곡이 시작되기 전 들려오는 조율 소리는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 전 공항에서 앉아 있을 때처럼 즐거움, 기대감, 설렘을 안겨준다.

오케스트라 배치도
오케스트라 배치도

잉글리시 호른의 경우 이름이 호른이라서 금관악기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오보에와 생김이 비슷한 목관악기다. 이 악기가 사용되는 유명한 곡으로는 브람스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2악장의 주제가 있다. 우리에게는 ‘꿈속의 고향’이라는 곡으로 더 많이 알려진 곡이다. 바순은 목관악기 중 가장 커서 연주자는 악기의 끈을 엉덩이로 꽉 누르고 앉아 중심을 잡고 연주한다. 또 하나 목관악기로 오케스트라의 정규편성에 들어있지는 않지만 색소폰이 있다. 누가 봐도 금관악기 같지만 색소폰은 클라리넷처럼 리드를 통해 연주가 되기 때문에 목관악기로 분류된다.

그 뒤에는 호른, 트럼펫, 트럼본, 튜바의 금관악기가 있다. 금관악기는 리드 없이 부는 악기로 관악기의 끝부분인 ‘벨’의 모양이 그 음색에 영향을 끼친다. 금관악기의 경우 음의 높이는 관의 길이로 결정되는데 가장 높은 음을 가지고 있는 트럼펫의 경우 속에 감겨 있는 관을 죽 펴면 거의 2미터가 된다.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에서 ‘개선행진곡’의 승리의 나팔소리를 기억한다면 왜 트럼펫이 행진곡, 의전, 행사에 많이 사용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호른은 사냥용 나팔에서 발전된 악기인데 오른손을 벨 안쪽에 끼워 넣어 좀 더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모양이 특이해서 기억하기 쉬운 호른은 다양한 음색을 표현할 수 있어서 역할이 많은 악기이다. 그래서 목관 5중주를 할 때도 호른은 강한 개성의 목관악기 속에 중재자로 꼭 들어간다. 부드러운 소리의 트럼본은 슬라이드를 움직여 소리를 내고, 튜바는 금관악기 중 가장 크고 낮은음을 담당한다.

또 왼쪽과 끝에는 타악기들이 있다. 사실 타악기는 음정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정이 있는 타악기와 음정이 없는 타악기로 나뉜다. 음정이 있는 대표적인 타악기는 피아노, 마림바와 팀파니이다. 특히 팀파니는 3개나 4개로 구성되는데 곡의 아래 음을 연주하기 때문에 곡의 조성에 따라 조율을 다르게 해야 한다. 타악기의 음정을 정확하게 구별한다는 것은 어려워 팀파니 주자는 가장 귀가 발달해야 하는 사람 중의 하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팀파니 하나하나마다 나사를 풀고 조이면서 조율했지만 요즘은 페달식으로 되어 훨씬 간편해 졌다. 곡의 가장 아래를 받쳐주는 팀파니의 음정이 틀린다면 오케스트라의 모든 음은 매우 불안정하게 들릴 것이다. 팀파니가 묵직하고 음정까지 갖추어 아래 음을 받쳐주고 있다면 음정은 없지만 찰찰거리면서 경쾌하고 날카로운 스네어 드럼도 있다. 스네어 드럼은 철선으로 만든 스네어가 북을 가로질러 붙어있기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난다.

잉글리시 호른(목관악기, 왼쪽)과 프렌치호른(금관악기)
잉글리시 호른(목관악기, 왼쪽)과 프렌치호른(금관악기)

그렇다면 오케스트라의 인원은 몇 명일까? 오케스트라의 인원은 목관악기의 구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목관악기가 2명씩 배정된 경우 2관편성이라고 한다. 이럴 경우 호른 4명, 제1바이올린 12명, 제2바이올린 10명, 비올라와 첼로 각각 8명, 더블베이스 4명로 소리의 비중을 맞추는 반면 3관편성일 때는 호른도 6명, 현악기도 2~4명씩 더 늘어난다. 그리고 나머지 관악기와 타악기는 작곡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인원은 곡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의 인원은 70명에서 100명 정도가 된다.

이 오케스트라의 편성은 음악대학의 정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음악대학의 기악과에는 바이올린 몇 명, 플루트 몇 명 이런 식으로 정원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냥 기악과 전체 몇 명으로 되어있을 뿐이다. 이는 입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오케스트라의 구성을 맞추기 위한 기본적인 인원을 뽑는다. 그래서 올해 그 대학은 누가 군대를 가고 휴학을 해서 어떤 악기가 많이 비어있고 어디 대학은 어떻다더라 이런 식의 이야기가 흘러다니기도 한다.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는 다채롭다. 또 어떤 악기가 더 중요하고 어떤 악기가 덜 중요한 것도 아니다. 이들이 모두 모여 함께 소리 내고 쉴 때 쉬고-사실 음악에서 쉼표의 역할은 음표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렇게 어우러지는 소리가 음악의 형식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음악인 교향곡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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