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코리안신문) 최병천 기자= 구소련 문화부 고위 관료이자 문학가였던 리 겐나디 바실리예비치 선생을 추모하는 책 <타올로라 타올라라 내 별이여>가 출간됐다.
모스크바 프레스는 “지난 12월10일 모스크바에 있는 한 유서 깊은 도서관에서 <타올로라 타올라라 내 별이여> 출판기념회가 열렸다”고 전하고, 리 겐나디 바실리예비치 선생에 대해 한러수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막후에서 맹활약한 고려인 동포라고 소개했다.
리 겐나디 바실리예비치 선생은 1935년생으로 모스크바대를 졸업한 후에 유명한 그네신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기도 했다. 다른 고려인 동포들과는 다르게 선생은 부친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잘 구사한 선생은 한국노래를 부르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그는 1990년 한러수교 당시에 소련 외무부에서 근무했다. 한소 수교 당시에 한국 쪽 고위인사들과 친분을 많이 쌓고,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1995년 61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지인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행사엔 모스크바 코로나 상황으로 현장엔 제한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다. 대신 주최 측은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행사 장면을 실시간 중계했다. 김 모이세이 고려인연합회 고문단 의장은 선생과 함께 근무했던 구소련 문화부시절을 회고하며 “선생은 매우 신실한 친구이자 동료였다. 비교적 짧은 삶을 살았지만, 다방면에 거쳐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선생의 러시아인 부인은 선생에 대한 애정과 행복했던 결혼 생활을 회고했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 민족청, 전 러시아고려인연합회, 고려인신문, 모스크바프레스 등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행사에 참석한 김원일 박사(전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는 “한국과 러시아가 현재와 같이 발전된 관계를 이루기까지 리 겐나디 선생과 같은 많은 고려인 동포들의 크고 작은 기여가 있었다”며 “한국 정부가 고려인 동포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