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 항공칼럼] 어린아이가 혼자서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박철성 항공칼럼] 어린아이가 혼자서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 박철성 항공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1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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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이 다가오면 백화점이나 호텔, 대형광장에 점등되어진 화려한 X-MAS 트리가 우리의 기분을 한껏 부풀려 준다. 필자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X-MAS 배경의 영화를 감상하곤 한다.

이런 영화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캐럴송, 가족들 간의 재회를 통한 사랑 등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한 요소가 들어있다. 그중에 하나가 우리에게 친숙한 아역배우 맥컬리 컬킨(케빈역)이 나오는 ‘나홀로 집에(Home Alone)’ 시리즈이다.

‘나홀로 집에2’에는 케빈 가족이 플로리다 여행을 위해 마이애미행(MIA) 비행편을 타기 위해 붐비는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나온다. 시카고 오헤어(O’HARE) 공항은 2019년 기준 약 8500만명 이용객과 180만톤 화물 수송량을 자랑하는 세계에서 6번째로 교통량이 많은 공항이다.

영화 속에서 10살인 케빈은 공항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서 뉴욕행(LGA) 항공편을 탄다. 보호자 없이 어린아이가 혼자서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에는 부모 또는 보호자가 함께 탑승하는 게 원칙이고 성인이 동반하지 않는 어린이의 경우에는 사전에 ‘비동반 소

아(UM: Unaccompanied Minor)’ 서비스를 신청하여야 한다. 이 서비스는 항공권 체크 인 카운터에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나홀로 여행하는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서비스이다. 국제선의 경우 만 5세부터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항공사 직원이 공항과 기내에서 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마다 혼자서 입국하는 어린아이에 대한 나이 기준과 부모동의서 및 빠른 입국을 위한 공증을 요구하고 있으니 항공사 사이트와 주한 대사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항공여행은 공항 출입국, 보안검색, GATE 신원확인, 기내식 및 화장실 이용, 수하물 찾기(Baggage Claim) 등 여러 과정이 있기 때문에 아이를 혼자 보내는 부모 입장에서는 안심이 놓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홀로 여행하는 어린이를 항공사가 보호하는 서비스 이용 관련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1. 사전예약을 통해 가능한 이른 시간 비행편을 이용하도록 한다. 항공편이 기상악화나 기체결함으로 지연되거나 원래 출발공항으로 회항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항공기 지연이나 기체변경으로 늦게 출발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는 게 좋다. 또한 출발 전 작성해야 하는 서류를 감안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항공사 체크 인 카운터에 도착하도록 한다.

2. 비행기 내에서 인터넷 전화나 SNS 앱을 통해 아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와 통화할 수 있다면 옆에 있는 것과 같은 커다란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해당 노선에 기내 WIFI 유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기종을 선택하도록 한다. 최신 A350 및 B787 항공기는 설치되어 있는 안테나를 통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항공사별로 실제 상용화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당 서비스는 1시간, 3시간, 무제한으로 구분되는데 비행시간과 요금을 고려해서 이용하면 된다.

3. 비행기 좌석은 승무원 좌석과 갤리(Galley)에 가까운 앞자리에 배정해 승무원이 자주 자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4. 아이가 부모 없이 비행기와 같은 낯선 환경에 있으면 말이 없어지고, 자기 표현를 제대로 못 할 수가 있다. 여행가기 전에 가정에서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옆사람과 대화하는 역할훈련(Role Play)을 통해 아이의 자신감을 높여주도록 한다.

성인에게도 혼자서 여행하는 것은 여러 가지 서류 준비와 마음가짐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대처 계획 등을 고려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자녀가 여태껏 부모나 보호자와 늘 함께했던 수동적 여행과 달리 혼자서 여행하는 것은 불안감을 동반하고 몸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러한 낯선 환경은 자기가 직접 대처해야 하는 모험으로 다가오고, 독립된 인격으로 공항직원이나 승무원, 기내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더불어 그들이 장차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에 호기심을 느끼고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여행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필자소개
항공칼럼니스트, 현재 아시아나항공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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