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송칼럼] 코로나 펜데믹에도 관광수입 최고 기록 세운 도미니카
[이계송칼럼] 코로나 펜데믹에도 관광수입 최고 기록 세운 도미니카
  • 이계송(재미수필가)
  • 승인 2022.02.04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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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리브해에 있는 인구 1천2백만의 작은 섬나라 도미니카를 여행했다. 작년 2021년 6월 이후 두 번째다. 날씨가 좋고 여행비가 비교적 싸다. 해변과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는 그만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더 큰 매력은 백신패스 번거로움이 전혀 없다는 데 있다. 입국 시 백신접종카드를 보자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프리패스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 거다. 지난 12월 한 달간 70만의 관광객을 끌어모아 캐리비안 관광국가들 중에서 단연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작년도 한 해 총 5백만명의 여행객들이 다녀갔고 57억불, 한화로 6조가 넘는 관광수입을 올려, 30년 만에 최고의 해였다고 한다.

이런 기록의 뒷면에는 백신 프리패스에 대한 아주 스마트한 전략이 있었다. 공항입국 시 그리고 올-인크루시브(호텔+음식) 리조트에서는 백신접종 증명서 확인이나 격리조치 조차도 일체 면제한 것이다. 반면, 관광 분야에 종사하는 내국인 18만명은 100% 백신 접종을 강제했다. 그리고 관광 리조트 지역은 예약만 하면 입장이 가능하고, 다만 은행, 정부 기관, 일부 쇼핑몰은 백신패스를 강제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현지인들에게 해당 될 뿐이다.

이런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외국 관광객들은 ‘호텔+음식’ 등 모든 서비스가 일괄적으로 제공되는 ‘푼타카나’ 같은 휴양지 리조트 지역에 머물고, 이곳은 일반 현지인들과는 거리상으로도 격리되어 있다. 한마디로 “관광객들 너희들끼리 코로나가 걸리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곳 리조트 식당이나 호텔 종업원들은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케 하고 있고, 관광객들에게도 이를 권한다. 뷔페식당 입구에서는 입장객의 체온을 체크하고, 비닐 장갑을 나누어 준다. 하지만 관광객들을 적당히 눈감아주는 차별화 전략은 금방 알아챌 수 있다. 관광객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 안 해도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여행객들이 도미니카를 여행지로 택한 이유는 지난 2년 동안 너무도 엄격한 자국의 코로나 방역정책 때문에 지치고 지친 심신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쟁 속 지옥 같은 곳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 찾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도미니카 당국은 이들의 간절함을 재빨리 알아차린 거다. 필자를 포함한 우리 일행도 역시 그랬으니까. 리조트 밖, 어디를 가도 자유로웠다. 현지인들은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없다. 낙천적 성격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다. 이런 분위기도 여행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도미니카 정부의 전략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성공한 것 같다. 국내 현지인들에게는 철저한 백신관리를 통해서 멕시코나 여타 섬나라들보다 바이러스 감염률을 낮췄고, 외국인들에게는 백신패스 프리 차별화전략을 사용, 위험을 무릅쓰고 관광객들을 유치한 것이다. 이 전략은 오랫동안 관광산업 분야에서 녹을 먹었던 Abinader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지난 4월부터는 코로나에 걸린 관광객들에 대해서는 치료비 및 숙식, 심지어는 항공스케줄 변경 비용까지 지불하는 정책을 과감히 펴고 있다.

물론 도미니카의 이런 차별정책은 자국민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야당이나 의료계의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수라고 한다. 일반 국민들에게 코로나보다 두려운 것은 돈벌이가 안 되는 거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렇다. 정부가 엄격한 코로나정책을 펴면 펼수록 돈벌이가 힘들어지니 말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경제활동을 하겠다는데, 정부가 굳이 이를 막을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세계 어디에도 퍼져 있다. 테스트 증명서 요구 같은 정책은 실제 효과보다는 약간 안전하다는 환상만을 심어줄 뿐”이라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공항을 통제해도 통제선 안에 이미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만연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감기 바이러스나 대기오염 때문에 경제활동에 제약을 두지 않듯, 이미 만연된 코로나와 싸워가면서 경제활동만은 국민들에게 스스로 선택토록 하는 임의적 자유화로 방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무식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한국정부가 해외입국자에 대한 2주 격리를 1주로 단축한다지만, 경제적 실리와 현 코로나 상황의 현실을 따져볼 때 과연 합리적인 정책인가도 재고해 볼 일이다. 하와이는 입국자 5일 격리정책도 지난 11월부터 백신접종 완료자들에게는 이를 면제키로 했다. 도미니카의 성공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필자소개
이계송/재미수필가,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광주일고, 고려대정치외교학과졸업
저서: <꽃씨 뿌리는 마음으로>(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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