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205] 한국의 갯벌
[아! 대한민국-205] 한국의 갯벌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2.02.26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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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2021년 7월 2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중국 푸저우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44차 회의에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포함된 갯벌은 충남의 서천, 전북의 고창, 전남의 신안, 보성·순천의 갯벌 등 4곳이다. 이들은 모두 습지보호 지역이고 일부가 람사르 습지다.

이번에 등재된 서남해안의 갯벌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특히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는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중간에 머물다 가는 주요 기착지로서의 중요성이 반영되었다. 한국의 갯벌은 세계적으로 4백 마리밖에 남지 않은 넓적부리 도요새를 비롯하여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 철새가 이동 중 중간에 쉬는 기착지다.

세계유산 위원회는 이 점에 대해 “지구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의 가치가 커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의 갯벌은 한국이 보유한 두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됐다. 국내 첫 세계자연유산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 등재결정을 내리면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유산구역 확대, 개발행위 관리, 멸종위기의 철새 보호 등을 위한 각별한 협력 등을 간곡히 권고했다. 철새 이동 경로가 되고 있는 22개국 중 18곳이 연합한 국제단체인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 사무국(EAAFP)의 담당자는 “전세계적으로 생물 다양성, 자연보존이 인류의 관심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서 제시한 전체 철새 도래지를 다 포함하지 못한다”면서 반려 의견을 냈지만, 그러나 좁은 범위에서나마 세계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이러한 진취적인 방향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갯벌은 철새 도래지로서의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어민들에게 갯벌은 밭이었기 때문에 갯밭이라고 불렀다. 모르고 보면 다 같은 갯벌이지만,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서로 다른 갯밭이었다. 바지락이 나는 갯벌은 바지락 밭, 굴이 자라는 곳은 굴 밭, 미역이 붙어 자라는 갯바위는 미역밭이라 한 것이다. 현대적 양식장이 아닌 전통 미역밭은 김을 매주어야 한다. 돌미역으로 이름이 높은 전남 진도군의 섬에서는 ‘갯닦이’라는 것을 하는데, 늦가을이나 겨울에 갯바위를 깨끗이 닦아준다. 미역 포자가 자리 잡고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미역밭에 물을 준다.

앞으로 한국의 갯벌에서만 독특하게 이루어지는 갯벌 어로 방식을 한국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촌 공동체와 이들이 품고 있는 문화가 전승 보호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은 한국의 어민들에게는 분명 기쁜 소식이다. 비록, 세계자연유산 지정에 그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보존되어야 할, 또한 자연유산으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는 한국의 갯벌은 이 밖에도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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