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내슈빌의 전쟁기념관과 테네시강 유역개발(TVA)...“중요 국책사업은 정권 바뀌어도 진행돼야”
[현지취재] 내슈빌의 전쟁기념관과 테네시강 유역개발(TVA)...“중요 국책사업은 정권 바뀌어도 진행돼야”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2.03.0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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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경 회장과 노진성 전 이사가 안내해...“전쟁기념관에서 한국 알리는 미이어 아트 공연 하고 싶어”
내슈빌 올드카운. 밤이면 화려한 음악무대가 펼쳐진다.
내슈빌 올드타운. 밤이면 화려한 음악무대가 펼쳐진다.

(내슈빌=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테네시 내슈빌까지는 자동차로 다섯시간이 넘게 걸렸다. 스모키 마운틴으로 연결되는 애팔래치안 산맥을 가로질러야 해서 과거의 한계령 고개를 넘듯 고속도로조차 꼬불꼬불 한껏 굽이쳤다.

드넓은 테네시강을 건너면서 시간도 바뀌었다. 애틀랜타 동부시간에 비해 한시간 늦어졌다. 고속도로 옆으로 버번 위스키로 유명한 ‘잭 대니얼 디스틸러리’ 연고지 간판도 보였다.

신희경 내슈빌한인회장을 만난 것은 내슈빌 주립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왔을 때였다. 박물관은 주청사 앞에 있는 바이센테니얼공원에 연해 있었다.

테네시는 체로키인디언 말로 ‘굽이치는 하천’이라는 뜻이다. 테네시강 지류들이 곳곳에서 리을자를 그리면서 굽이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테네시는 컨트리음악으로도 유명하고 또 발런티어주로 불립니다. 멕시칸 전쟁때 대거 발런티어로 참전했거든요. 로큰롤의 황제로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멤피스에서 살았고, 내슈빌의 다운타운도 밤이면 음악으로 가득찹니다.”

바이센테니얼공원 한쪽 벽으로 길게 새겨놓은 테네시주의 역사 관련 명언이나 초록들을 지나며 신회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찾은 곳은 전쟁기념관. 주청사 뒤편 다운타운에 있는 이 기념관에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 조형물이 서 있었다. 조형물 옆으로는 참전용사들의 이름도 가득 적혀 있었다.

베트남전쟁 참전 조형물도 한쪽에 큰 규모로 서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기념조형물이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이 오가며 눈에 띄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저기 대형 석조기둥들이 보이잖아요. 거기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영상물을 비치도록 하는 미디어 아트 공연을 기획하고 있어요. 내슈빌 사람들한테 한국을 알리는 행사입니다.”

신회장이 전쟁기념관 건물입구의 로마식 기둥들을 가르키며, 이렇게 소개를 했다. 신회장은 이 영상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특수영상 제작회사와도 교섭을 끝냈다고 덧붙였다.

내슈빌은 테네시의 주도다. 멤피스가 테네시 최대의 도시였으나 지금은 내슈빌의 발전이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튿날은 내슈빌한인회 창립 초기 활발하게 활동했던 노진성씨가 안내를 자청했다. 1980년대 초기에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내슈빌에 있는 우체국에서 오래 근무하고 은퇴를 했다고 한다. 그는 내슈빌에 소재한 휴대폰수리회사 덕분에 내슈빌우체국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늘 흑자를 기록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내슈빌 교외에 있는 앤드류 잭슨 대통령의 고택에 이어 테네시강 지류의 수력발전댐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한국에서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운하를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하는 그는 “1930년에 시작한 테네시강 유역 개발사업(TVA)은 10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 어어지고 있다”면서, “주요 국가사업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네시강 지류에 세워진 댐 앞에서 노성진씨가 포즈를 취했다. 그 뒤로 댐과 운하용 갑문이 보인다.
테네시강 지류에 세워진 댐 앞에서 노성진씨가 포즈를 취했다. 그 뒤로 댐과 운하용 갑문이 보인다.

내슈빌 시내로 들어와서는 시내를 지나는 컴벌랜드 강변의 올드 다운타운으로 안내를 했다. 이를 돌아보며 도시 낮은 쪽의 강가나 교통요지에 자리잡아 물품교역으로 번화가가 되는 게 다운타운의 본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어 테네시 주 성립 100주년을 맞아 만들어진 센테니얼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에는 실물크기로 모방해 만들어진 판테온신전이 있다. 이 건물이 명소여서인지 평일 낮인데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신전을 찾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센테니얼공원으로 오는 길에 유명한 밴더빌트대학을 지났다. 의학과 교육학 등이 유명한 미 남부지역 최고의 대학이다. 전두환 대통령시기 버마폭탄테러로 숨진 김석준 전 경제 부총리가 이 학교를 나온 덕분에 경제관료들이 지금도 연수를 와서, 연구도 하고 골프도 자주 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희호 여사도 이곳의 대학을 다녔다고 한다,

이날 오찬은 내슈빌에서 유명한 태국음식점에서 들었다. 이 자리에는 신희경 회장과 노성진 전 한인회 이사, 노이사의 부인으로 내슈빌한국학교 교장과 교사로 오래 봉사하고 지금은 부동산을 하고 있는 제인 노(최장회) 전 교장, 이웃 켄터키에서 나이몰리 와이너리를 직접 경영하고 있는 주은복 사장이 함께 했다.

차로 한시간 반을 달려왔다는 주사장은 “100에이커가 넘는 와인 농장에서 13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면서, 와이너리 창고를 결혼식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면서, “바쁠 때면 노 이사님 부부가 도와주러 오신다”고 소개했다.

내슈빌의 한인수는 공식집계는 7천명이지만 실제로는 1만5천명에 이른다고 소개하는 신회장은 오늘 8월에 한인회장 임기가 마친다고 한다. 신회장은 고려대에서 영어교육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교육사업에 종사하다 지금은 본인의 건물에서 15년째 홈리스와 저소득층 미국인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돕고 있고, 또 차세대 교육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한인회장에 취임하면서 취임식 대신 생필품, 방역용품, 구호식품이 든 사랑의 나눔박스 수백개를 4차례에 걸쳐 어려운 한인 가정에 전달했다는 그는 내쉬빌한인회를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비영리단체로 등록했고, 또 300명이 넘게 참여하는 SNS대화방도 이끌며 지역과 세계의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재외동포재단에서 우수 한인회 성공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역내 아시안 리더들과 연합해 아시안 혐오 방지와 미디어를 통한 계몽 활동에도 나서고 있고, 주정부 및 연방의원과도 적극 소통하고 있다.

왼쪽으로부터 주은복, 제인노, 신희경, 노성진씨
왼쪽으로부터 주은복, 제인노, 신희경, 노성진씨
내슈빌 한인회의 효도잔치 행사
내슈빌 한인회의 효도잔치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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