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㉟] 인공지능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㉟] 인공지능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3.1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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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과거 펜데믹 이후 어떻게 변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1347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800명, 오스트리아 빈 600명, 이탈리아 피사에서 500명이 하루 만에 죽었다.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오한과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과 함께 피부가 검게 변하면서 사망하는 끔찍한 전염병 흑사병(페스트)였다.

이 병으로 인해 당시 유럽 인구의 약 1/4에서 1/3, 대체로 3,000만〜5,000만 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진다. 흑사병은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약 3,000만 명이 사망했고 이집트에서는 하루에 10,000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진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고 어떻게 해서 죽음에 이르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교회로 달려가서 기도에 매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구나 흑사병은 농노를 비롯해 수도사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기도가 결코 병을 물리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교회 권력의 하락 즉 교회의 권위가 무너진 셈이다.

그러나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이 세계사적으로 중요성을 갖는 것은 당대 사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흑사병은 정치, 문화, 경제, 사회, 종교 등 중세 유럽의 거의 모든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이를 ‘티핑포인트’로 설명한다. 티핑포인트는 급변하는 구간을 뜻하는데, 어떤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14세기 이전 중세 유럽은 계급 사회였다. 피라미드 구조로서 영주가 농노를 착취하는 시절이지만 당시, 영주와 농노의 인구 비율이 적당했다고 생각한다. 당대의 여건 즉 생활 수준으로 보아 노동의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흑사병은 이러한 균형을 무너뜨렸다.

영양 상태가 부실한 농노가 흑사병으로 더 많이 피해를 입었고, 이는 노동 부족을 야기했다. 흑사병 이후, 영주는 농노 이탈 방지와 타 지역으로부터 유치를 위해 보상을 주지 않을 수 없었고 이는 영주 간 농도 영입 경쟁으로 이어졌다.

농노는 이로 인해 지위가 향상된 것은 물론 농노도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가지면서 구매력도 향상됐고, 시장은 더욱 더 활성화됐다. 이를 학자들은 자본주의가 유럽에서 탄생하는 계기라고 말하는데 노르웨이 사학자 요르겐 베네딕토우(Ole Jørgen Benedictow)도 이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흑사병으로 인한 농노의 지위 향상이 물품 구매와 같은 소비를 촉진시켜 자본주의를 야기했다.’

미국 MIT의 피터 테민(Peter Temin) 박사는 흑사병은 1차 산업혁명이 태어나는 동인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농노 임금의 향상이 비용 감소를 위한 대안을 찾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욕구는 자연적으로 당대의 노동 도구인 말과 소를 대체할 기계를 찾게 되었으며 이것이 1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흑사병이 노동의 공급과 수요라는 티핑포인트를 건드려 새로운 경제 체계로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내용인데 여기에 중요한 요소가 결부된다.

중세 유럽은 ‘교회 중심’ 사회였으므로 사람들은 흑사병이라는 질병은 신의 구원으로 퇴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유럽인들은 모두 교회로 달려가 기도에 매달렸는데 기도가 결코 병을 물리칠 수 없다는 사실이 곧바로 드러났다.

교회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신학보다는 과학과 문학에 더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르네상스’가 태동했다. 여기에 신흥 귀족 즉 자본가득들이 적극 참여했는데 이들은 귀족은 아니지만 자금을 마음껏 쓸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자신들의 위상을 높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농노의 등장이 신흥귀족의 등장과 더불어 토착 영주들의 봉건 경제를 몰락시키는 촉진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대신 왕권과 정부의 힘은 강화됐다. 흑사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역 및 여행증명서 발급이 시작되면서 중앙집권적인 행정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구를 강타한 흑사병이 세계를 완전히 변하게 만든 ‘티핑포인트’가 되었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포스트 펜데믹 이후 지구촌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이란 기치가 올라있는 상태라 더욱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지만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흑사병과 같은 변화를 예측하였는데 그가 말하는 뜻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 계획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좋든 싫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인도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문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팬데믹이 위기인지 기회인지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학자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한마디로 포스트펜데믹이 지구촌에 악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주장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불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이 보다 빨리 정착될 수 있는 의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인들이 원하던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에 의해 비대면의 일상화가 장기화되자 당연히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강요한다. 우선 전세계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는 2022년 3월 8일 현재 445,493,375 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6,015,698 명이다. 한국의 그동안 강력한 방역 및 보호조치 등으로 세계적으로 코로나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대로 속했으나 신종 오미크론의 창궐로 하루에 20여만 명이 발생하는 등 총 4,456,264명 발생, 8,957명이 사망했다.

아직 팬데믹으로까지 번진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며 감기와 같이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변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지구인에게 강조된 것은 지구인간의 비대면 확산이다. 그런데 비대면 즉 언택트(untact)는 생소로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비대면이라는 상황은 코로나19에 의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이전에도 등장하였고 궁극적으로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거론되었다는 점이다.

이 말은 코로나19에 의한 팬데믹 현상이 우리 생활을 많이 변화시키면서 경제 악화, 문화 침체 등 부정적인 면이 만만치 않지만 의외의 긍정성도 있다는 점이다. 비대면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 아이디어 등의 집약적이고 폭발적인 발전이 그것이다.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함선을 이끄는 것은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이 추진하는 현대화의 한 요소를 구현시키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격변으로 미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고 할 때 내가 이런 혼잡한 시대에 슬기롭게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상황을 선용하기 위해서 즉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무엇부터 해야하느냐인데 이를 위해 미래에 무엇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요긴한 일이다. 새로운 시대의 이해야말로 복잡다단해지는 미래에서 성공적으로 나를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들에게 직결되는 세계적인 변화를 소소한 면까지 미리 예측한다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곳에서는 이미 출발한 4차 산업혁명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핵심 거대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한다.

전 지구적으로 인공지능(A.I.), 교통 분야에서 자율주행차와 개인용 항공기가 미래를 주도할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더불어 인간의 꿈은 야무지다. 인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에너지가 관건인데 놀랍게도 학자들은 인간이 꿈꾸는 에너지 해결책으로 인공태양을 제시한다. 적어도 인공태양에 관한 원리가 모두 알려져 있으므로 무리한 억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과학 기술의 발전이 영생의 꿈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태어난 어떠한 생명체도 영생을 누리지 못했지만 과학이 이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바로 인간의 잠재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빠르게 인공지능(人工知能, 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가 등장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들은 없다.

인공지능은 현재 인간이 하던 수많은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인공지능(AI)이 최악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가 감염되어 발병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블루닷(BlueDot)은 미국 질병예방 통제선터(CDC)나 세계 보건기구(WHO)보다 먼저 코로나19 대유행을 예측했다. 블루닷은 중국 지역의 빅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여 중국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한 후 서울과 도쿄, 홍콩, 마카오 등으로 감염자가 확산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말은 인공지능의 역할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코로나19 현장에서 인공지능이 활약은 그야말로 놀랍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경우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의료진이 부족하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투입했다.

중국은 순찰용 로봇을 고속도로 검문소에 배치돼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해 감염 의심 여부를 확인한다. 보다 정확한 검열을 위해, 코로나19 샘플 채취 로봇도 개발했다. 로봇이 사람의 목구멍에서 샘플을 채취해 감염 여부를 측정한다.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은 목구멍에서 채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그런데 이러한 검사 방식은 의료진에게 위험하므로 로봇이 이러한 업무를 대신토록 한 것이다.

또한 드론을 각 분야에 투입했다. 드론을 활용해 체온을 검열할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한다. 그뿐만 아니라, 농약 살포용 드론을 개조해 살균제를 살포했다. 의료품 및 생필품도 전달하는데 이것은 의료진이 감염 위험 지역에 직접 방문해야하는 부담감을 줄여준다. 특히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로봇은 한 가지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 아니라 소독, 온도 측정, 마스크 착용 여부 감시 등을 수행했다.

이를 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인공지능(A.I.) 즉 로봇이다. 인공지능에 대해 이곳에서 설명하는 것은 진부하다는 말도 있지만, 인공지능이 연산능력, 공간지각 능력과 사물 인식을 할 수 있는 ‘해석 지능’, 음악 및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창의적 지능’과 소통, 상황적 적응 능력, 자아 인식 소통을 할 수 있는 ‘실천적 지능’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해진다. 한마디로 인간과 다름없는 자질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관계되는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인공지능이 필요하냐는 엉뚱한 질문도 있지만, 이는 간단하게 말하여 인간의 한계성 때문이다.

인간이 현재 지구상의 생명체 중 가장 높은 지능을 갖고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인간의 한계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인간은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했다. 그런데 그 목표는 비교적 간단하다.

보다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출력 즉 산출을 얻자는 것이다.

이런 목표에 의해 이루어지는 성과를 기술적인 면에서 혁신이라 부르는데 이를 인류사에서 큰 틀로 산업혁명으로 부르며 현재 우리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서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창작품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인공지능 로봇이다.

인공지능을 크게 산업용 인공지능과 인간형 인간지능으로 나뉜다. 산업형 인공지능은 간단하게 말하여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를 의미하며 인간형이란 인간화를 모방하여 인간에게 유익한 도우미가 되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지능이란 말은 인간이 주입하는 정보에만 의존하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능을 나름대로 갖고 있는 로봇을 뜻한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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