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한인 이민사회와는 어색한 ‘디아스포라’
[해외기고] 한인 이민사회와는 어색한 ‘디아스포라’
  • 권석대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
  • 승인 2022.03.25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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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이름 불러주기와 정체성
권석대 오렌지카운티한인회장
권석대 오렌지카운티한인회장

얼마 전 재외동포재단 C 이사와 오렌지카운티 주요 한인 단체장들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대화 주제는 ‘세계 한상대회 해외개최’였다. 단체장들은 한인들이 많고 물류, 교통, 경제 활동량, 정치적 입지, 기후 및 환경 등 여건도 좋아 오렌지카운티가 한상대회를 개최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며칠 후 재외동포재단 C 이사가 안부 인사를 겸해 개인적인 질문을 문자로 보냈다. “미국에 와서 보니 ‘코리언 디아스포라’라는 용어를 많이 듣는데 권 회장님께서는 이 용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내용이다. 뜬금없는 질문은 아닌 것 같고 나에게 숙제를 주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들었던 ‘디아스포라’라는 용어는 주로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인용하고 사용한 기억이 있다. 이번 기회에 공부도 할 겸 구글 검색창을 두드렸다.

위키백과 사전을 인용하자면 ‘디아스 포라(영어: diaspora)’는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또는 그러한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단어 διασπορά에서 유래했다. 유목과는 다르며, 난민 집단 형성과는 관련되어 있다. 난민들은 새로운 땅에 계속 정착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나, 디아스포라란 낱말은 이와 달리 본토를 떠나 항구적으로 나라 밖에 자리 잡은 집단에만 쓴다. 이외에도 노동자, 상인, 제국의 관료로서 이주한 사례도 디아스포라에 해당한다고 되어 있다

역사적 배경과 발전을 보면 디아스포라가 처음으로 언급되는 부분은 신명기 28:25의 추방에 대한 내용인 “그대가 이 땅의 모든 왕국에 흩어지고”이다. 히브리어 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면서, 기원전 587-586년 바빌로니아인들이 이스라엘에서, 기원후 70년 로마 제국이 유대 지방에서 유대인들을 쫓아내는 부분에서 디아스포라라는 낱말이 쓰여 이 말이 지금의 의미를 얻게 되었다. 그리하여 ‘디아스 포라’는 이스라엘의 유대인 민족 집단이 해외로 흩어진 역사적 현상과 그들의 문화적 발전 혹은 그들 집단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됐다.

아시리아인들이 피정복민에 대해 장래 이들이 자기네 몫의 땅을 요구하지 못하게끔 사민정책(徙民政策)을 펴면서 이 낱말은 용례가 확대됐다. 고대 그리스에서 디아스포라란 ‘뿌려진 것’을 뜻했으며, 해외 식민지로 이주한 중심 도시국가의 시민들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위키백과 인용) 이외에 더 많은 내용 들과 자료들이 있으나 생략하기로 한다.

결국 ‘디아스포라’라는 용어는 우리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으며 우리 해외 한인 동포들이 자신 있게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면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우리 해외동포들은 어떤 용어를 사용해야 한민족의 정체성과 바른 표현으로 삼아야 하는지 알아본다.

재외동포(在外同胞)와 재외국민이라는 한글표현이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계 외국인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포는 재외동포의 출입국 및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적이 있는 외국 국적자와 그의 직계 비속이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동포’라는 단어가 한국계 혈통을 가진 자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고,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가려쓰지 않는 언중의 습관 또는 맥락상 포괄적인 표현이 필요한 경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해외로 이민 갔으며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인을 가리키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형성된 재외 커뮤니티인 재중동포들은 1952년 중국의 소수민족(조선족)으로 남게 되었고 재소동포들은 1930년대 중반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되면서 고려인으로 불리게 된다. 일본에 잔류한 조선인들은 재일한국인이나 한국계 일본인이 됐으며 대부분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넘어간 사람들이다. 그에 비해 재미 한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은 1960년대 이후에 넘어간 사람들이 많다.

내용을 자세히 알게 되니 Korean Diaspora라는 표현이 매우 마음에 불편하고 정서에 와 닿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우리 민족에게 합당한 용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합당한 용어는 법으로 제정된 재외동포(在外同胞)와 재외국민이라는 공식용어다. 혹시라도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선교목적으로 ‘디아스포라’를 인용하여 사용할지라도 우리 한인동포들은 ‘재외동포’ ‘재외국민’으로 표현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할 일이다. 영어로 미국에서 타 민족에게나 영어권 동포들에게 우리를 표현한다면 ‘Korean American’ 이 적절하며 한인 2세들에게도 정체성을 심어주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그동안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에서 매월 발행한 1년 치 한인회보 월간지 ‘Love Koreatown’과 언론사 보도자료를 모두 살펴보았다. 다행하게도 ‘한인 동포’ ‘재외동포’ ‘재외국민’으로 표현되고 기록된 기사를 보면서 자부심을 느낀다. 한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이어가기 위하여 우리에게 적합한 바른 표현으로 모두에게 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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