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한식
[해외기고]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한식
  • 정병오 우즈베스트투어 지사장
  • 승인 2022.04.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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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가족들과 함께 타슈켄트 외곽, 양기율시에 있는 공동묘지를 찾았다.
4월 5일 가족들과 함께 타슈켄트 외곽, 양기율시에 있는 공동묘지를 찾았다.

러시아로 부모님의 날(Родительский День)인 한식(寒食)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동포들에게 가장 중요한 세시풍속 의례일 중 하나다. 해마다 양력으로 4월 5일이 되면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동포들은 다른 일 제쳐놓고 먼저 선친들의 묘소를 찾는다.

고려인 동포와 결혼한 필자도 해마다 타슈켄트에서 약 50분 떨어진 양기율시에 있는 공동묘지를 찾아 돌아가신 처 작은아버지의 명복을 빈다.

1937년 강제이주 이후 정착 80여 년이란 비교적 짧은 이곳 고려인 역사 탓에, 고려인 동포들이 찾아뵙는 묘소는 주로 선친 혹은 조부모 묘소다.

고려인이 묘소를 찾는 날은 한식과 장례 후 삼 년째까지의 기일 그리고 추석 이렇게 일 년 중 세 번 정도이나, 추석이 주로 3년 탈상까지의 기간 찾는 날이라면 한식은 반드시 성묘하는 날로 여긴다.

구소련 시기부터 고려인이 소속된 직장, 기관은 이날 고려인에게 개인 휴가를 줬다. 이러한 관습(?)은 약하게나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묘역은 주로 공동묘역형태로 교외에 있다. 고려인 전용 묘역도 있으나 많은 경우 타민족 묘소와 함께 조성된 민족 공동묘역으로 조성되고 이 경우 대부분 민족별로 구획이 나뉘어 조성되어 있다.

묘소는 머리를 북에 두고 봉분을 짓지 않는 매립형 기단을 조성한 뒤 묘비를 그 뒤쪽에 세우는 형태로 조성한다. 묘소 머리의 북향은 러시아민족의 남향, 우즈벡민족의 서남(메카)향과 비교된다. 묘비는 대부분 고인의 이름과 초상, 생몰 일자를 음각한 대리석 형태로 만든다.

묘소에 도착하면 묘소 주변 정리와 청소, 상차림, 배주, 삼배 순으로 성묘를 진행한다. 상차림은 밥과 반찬, 육류와 과일, 간식 등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들을 차린다. 이에 따라 집안마다 상차림 음식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밥과 닭은 반드시 포함된다. 절은 이배반절인 우리의 배례와 조금 다르게 삼배를 한다.

이렇게 성묘 절차를 모두 마치면 대부분 집안 어른의 집에 모여 음식을 나누며 고인이 된 어른들에 대한 회고의 시간을 갖는데 장례일, 기일과 마찬가지로 술잔을 부딪치지 않는다.

정병오 우즈베스트투어 대표
정병오 우즈베스트투어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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