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포 이봉렬씨, “골수 기증자 급히 찾습니다”
美 교포 이봉렬씨, “골수 기증자 급히 찾습니다”
  • 조규일 특파원
  • 승인 2010.08.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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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백혈병으로 사경…12년전 아내도 백혈병으로 세상떠나

 
미국 댈러스 해리 하인즈에서 보험업을 하고 있는 앤드리아 김(45)은 지난 6월, 형부인 이봉열 씨(56)가 급성백혈병(AML)에 걸려 골수 기증만이 유일한 치료책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이봉열 씨는 현재 노스 캐롤라이나 샬롯에 거주하며 청소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 작년 말 정기검진차 병원을 찾았던 그에게 의사는 혈액에서 백혈구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조심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혈액 검사를 하며 특별 관리에 들어갔으나 결국 이 같은 선고를 받고 말았다.

형부의 소식을 전해들은 앤드리아의 기억은 순식간에 12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급성 백혈병 선고를 받은 이봉열 씨의 부인이자 앤드리아의 큰언니였던 이성윤 씨도 12년 전 같은 병으로 세상을 등졌던 것.

12년전 백혈병과 사투를 벌이는 아내와 함께 골수기증자를 찾아다니는 고통스런 과정을 겪었던 이 씨였다. 그런 그가 자신 또한 같은 과정을 겪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버렸다.

“엄마가 세상을 떠났을 때 10살이었던 첫째딸 그레이스가 이번에 샌안토니오 메디컬 스쿨에 들어가요.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조차 흘리지 않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아이가 그 때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돕기로 결정했대요”라고 말하는 앤드리아는 “다시 아버지가 백혈병 선고를 받게 되자 아이들이 엄마를 잃었던 악몽을 떠올리며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봉열 씨는 아내와 사별한 이후 재혼을 해서 막내딸 헤나를 두고 있는데 올해로 10살이다. 정확히 첫째딸 그레이스가 엄마 이성윤 씨를 잃었던 나이다.

“그레이스는 그 아이를 통해서 자기가 엄마가 잃었을 때를 보나 봐요. 그래서 자원 봉사자로 뛰어다니며 골수기증자를 모으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어요”라며 앤드리아는 안타까워했다.

이봉열 씨가 걸린 병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이다. 발병 뒤 곧바로 증세가 나타나며 치료가 늦으면 악화돼 2~3개월 내 숨질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혈액암의 일종. 환자 5명 중 1명 정도만 5년 이상 생존할 정도로 사망률도 높다.

현재 앤드리아는 형부를 살리기 위해 댈러스 포트워스 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골수기증 등록운동을 벌이고 있다.

골수 이식을 하면 형부를 살릴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시작한 앤드리아 김 씨의 골수기증 등록운동은 “혹시 형부랑 골수가 맞는 분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마음으로 확대됐다.

내 가족을 살리려는 절박함이 골수 기증자를 찾는 모든 이들과 아픔을 나누는 마음으로 더 크게 승화된 것.
이봉열 씨를 비롯해 꺼져가는 이들에게 삶의 빛을 선사하는 골수기증 등록에 참여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972-898-1379(앤드리아 김) 씨에게 직접 연락하면 된다.

<댈러스=조규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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