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석 주일대사관 수석교육관 “한국어능력시험 일본응시자 4만명 넘어서”
양호석 주일대사관 수석교육관 “한국어능력시험 일본응시자 4만명 넘어서”
  • 동경=이승민 객원기자
  • 승인 2022.04.19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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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석 주일대사관 수석교육관
양호석 주일대사관 수석교육관

(동경=월드코리안신문) 이승민 객원기자= 일본에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응시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응시자가 약 48% 증가해, 지난해 응시자가 4만명이 넘었다. 이처럼 한국어 학습자가 급격히 늘은 적은 없다고 양호석 주일한국대사관 수석교육관은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토픽을 관리하고 있고, 한국어 수업을 하는 학교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동경에 있는 주일한국대사관을 찾아 그와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떤 학생들이 토픽을 준비하나?

“한국유학뿐만 아니라 일본대학 진학, 한일 비즈니스를 위해 준비한다. K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기 실력을 체크해 보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경우도 많다. 일본대학 입시에서 토픽을 자격으로 인정하고 가산점을 주는 학교도 늘고 있다. 제2외국어로서 학점으로 인정하는 대학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광국의 통역안내사 시험에서 토픽 6급 합격자는 한국어 시험이 면제된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토픽 시험을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대규모 시험장을 없애고 소규모 시험장을 여러 곳에 준비해 수험생들을 분산했다. 2천명 이상의 대규모 시험장 1곳에서 시험을 시행했던 동경, 오사카, 요코하마 등 시험장을 2~6개의 시험장으로 나눈 것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기관과 교육자들의 실력을 믿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새로운 제도가 안착할 수 있었다.”

- 일본에서 토픽 응시자가 증가한 다른 이유는 없는지.

“대마도, 사가, 시마네 등 시골이나 도서 벽지에도 시험장을 마련한 전략도 주효했다. 종전에는 대마도에서 토픽에 응시하려면 2박 3일의 일정이 필요했다. 나가사키까지 배나 비행기로 이동하여 1박을 하고 시험을 보고 나서 또다시 1박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시험 자체를 보지 못하거나, 시험 이후에도 풍랑이 그칠 때까지 나가사키에 머물러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어 지난해에는 도서 지역에도 시험장을 설치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쓰시마 고교에서 토픽 최고등급인 6급에 합격한 학생이 과거 최다인 9명으로 늘었고 나가사키신문은 이 내용을 자세히 보도해 주었다.”

- 코로나 확산이 가장 심했던 2020년엔 어떻게 토픽을 시행했나.

“코로나로 2020년 토픽은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그 결과 한국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시험을 응시하지 못해 1년을 더 기다리거나 유학 자체를 포기해야만 했다.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안타까움은 매우 컸다.”

- 이밖에 수석교육관이 하는 일은.

“일본 정부의 교육정책이나 교육기관의 정책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 일본의 교육기관과 정부 단위의 교류 협력, 우리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 학교와 한국교육원이 일본 내에서 교육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 등이다. 일본의 핵심적 교육기관, 사회단체 등과 교류 협력하는 업무도 보고 있다.”

- 우리 정부는 언제부터 재일동포 민족교육을 시작했나?

“일본과 국교를 수립하기 전부터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재외국민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해 1963년 교장·교감급의 선생님들을 일본에 파견했다. 한일관계가 어려운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민족학교 설립의 대안으로 일본의 북단 삿포로에서 후쿠오카까지 광범위하게 주일한국교육원을 설립했다. 현재 일본에 한국교육원이 15개가 설립돼 있다.”

- 일본 내에 한국계 학교는 얼마나 되나?

“한국 정부가 인가한 학교는 도쿄한국학교(도쿄도), 학교법인 백두학원(오사카부), 학교법인 금강학원(오사카부), 학교법인 교토국제학원(교토부) 등 4개교다. 한국 정부의 인가는 없지만, 한국적 전통과 의례를 준수하고 민족교육에 힘쓰고 있는 한국계 학교도 있다. 청구(아오오카)학원 쓰쿠바(중학교·고등학교, 김정출 이사장, 이바라키현), 코리아국제학원(중등부·고등부, 김순차 이사장, 오사카부)가 있다. 민족학급은 해방 후부터 오사카부나 교토부, 고베시 등의 공립학교 안에 설치돼 있고 현재에도 약 200여 개의 초·중학교에서 3천여 우리 동포 자녀들이 방과 후 과정으로 모국에 관한 내용을 배우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에게 한마디.

“상대국을 알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그 나라의 말이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과 일본은 서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언어를 통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을 알게 된 후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에게 응원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양호석 주일한국대사관 수석교육관은 1968년 10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석사, 일본 규슈대학 대학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일본 사가현 ICT 분야 외부 고문, 주오사카한국총영사관 교육관(영사)으로 일했다. 현재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 수석교육관(참사관)으로 재직 중인 그는 일본 내각부 공인 공익재단법인 한국교육재단 상무이사, 동경한국학교 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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