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긴 콘크리트 장벽이 캔버스로
[탐방]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긴 콘크리트 장벽이 캔버스로
  • 베를린=이종환 기자
  • 승인 2022.04.21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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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km 길이의 긴 화랑… 과거 장벽의 모습 볼 수 있어
포츠담광장의 장벽
포츠담광장의 장벽

(베를린=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베를린에서 과거 동서를 가른 긴 장벽을 제대로 확인한 것은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갔을 때였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과거 동베를린에 설치된 장벽을 남겨서 갤러리로 만든 곳으로, 무려 1.3km에 이르는 장벽에 그래피티 그림이 그려져 있다.

베를린에 도착해 미군검문소가 있었던 찰리포인트와 동서독이 공유했던 브란덴부르크 문을 갔을 때만 해도 장벽을 쉽게 보겠거니 기대를 했다. 하지만 그 지역을 두리번거려서는 제대로 된 장벽을 보기 어렵고, 겨우 장벽이 달렸던 바닥 흔적만 확인될 뿐이다.

둘러보면 선물 가게에서 장벽을 볼 수는 있다. 어린아이 주먹 크기로 장벽을 으깬 것을 아크릴 상자에 담아서 파는 것으로 10유로 안팎의 가격이다. 하지만 이 기념품이 베를린장벽을 보고 느끼려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성에 찰 리가 없다.

장벽의 원형을 그대로 좀 보려고 하면, 포츠담광장이 그나마 제격이다. 포츠담광장은 철도가 지나고 호텔과 백화점,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선 상업 중심지역이다. 1924년 세계 최초로 교통 신호등이 설치된 곳이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의 장벽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의 장벽

그런 덕분에 베를린장벽은 포츠담광장 가운데를 지났다. 미소가 포츠담광장을 양분한 것이다. 그래서 광장에서 동서를 보면, 서베를린은 건물이 높고 화려한 반면, 동베를린 쪽은 고색창연한 것을 느낄 수 있다.

포츠담광장에는 베를린장벽 일부가 남아 있었다. 분단의 역사를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 안내판으로 이 장벽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자가 찾았을 때도 여행객들이 무리를 지어서 찾아왔다. 포츠담광장은 분단과 장벽을 느끼는 관광지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장벽은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로 갔을 때 마주쳤다. 과거의 긴 베를린장벽이 옛 모습으로 길게 남아 있었다.

베를린장벽이 세워진 것은 1961년이었다. 1945년 미영불소 4국에 의해 나눠 점령됐던 베를린은 냉전 악화와 동독에서 서독으로의 지속적인 탈출로 인해 동독 측이 길이 43km의 베를린장벽을 쌓았다. 이 때문에 양측 왕래가 제한됐으며, 이산가족도 생겼다.

장벽 안쪽의 슈프레 강변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다.
장벽 안쪽의 슈프레 강변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다.

베를린장벽은 1989년 11월 9일 붕괴됐다. 서독방문을 허용한다는 언론 오보를 계기로 해서 동베를린 주민들이 장벽을 넘어왔고, 이어 해머와 곡괭이로 벽을 부쉈다. 동서독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이 열린 것은 12월 22일. 그리고 다음 날 서독 주민들이 비자 없이 동독 지역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이 통일된 것이다.

그 후 대부분의 장벽은 철거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단 동서베를린의 경계를 이룬 슈프레 강변의 동쪽 장벽은 거대한 캔버스로 바뀌어 관광객들이 찾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긴 장벽은 동쪽으로는 빈틈없이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반면, 강 쪽의 서쪽으로는 그려진 곳도 있고, 그렸다 지워진 곳도 있었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고, 억압을 상징하던 이 장벽은 이제 평화를 노래하는 갤러리로 바뀌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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