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경주남산유적탐방… ‘상호 원만’ 부처님 많은 삼릉골 여정
[탐방] 경주남산유적탐방… ‘상호 원만’ 부처님 많은 삼릉골 여정
  • 경주=이종환 기자
  • 승인 2022.04.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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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존입상-삼릉-석조좌상-마애관음-선각육존-선각좌상 등 유적 수두룩

(경주=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경주 남산은 힐링도 하고, 문화도 즐기는 답사길”이라는 얘기를 듣고, 남산 탐방에 오른 것은 4월 24일이었다.

일요일 아침 9시 반 우리 일행은 서남산 주차장에서 집결해, 경주남산연구소에서 파견된 문화재 해설사를 따라 탐방길에 올랐다. 경주남산연구소는 사단법인으로 매주 토, 일요일 남산유적답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삼릉골 여정을 따라갑니다.”

삼불사라는 표지가 있는 곳에서 안내자가 얘기를 꺼냈다. 그는 경주대학에서 늦깎이로 문화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했다.

삼불사에는 ‘배동 석조여래 삼존입상’이 있다. 7세기경 삼국시대 신라의 조각 기술을 대표하는 대작이자 걸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찰은 세분 부처의 입상을 모시고 나중에 문을 열었다.

우리 일행이 이곳을 찾았을 때는 부처님 공양 시간이었던 듯했다. 삼불사의 스님은 삼존입상을 둘러보는 우리를 위해 잠시 공양을 멈추는 배려를 베풀었다.

이어서 간 곳은 삼릉이었다. 삼릉 주변은 소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능 안내판에는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신덕왕, 제54대 경명왕이 능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달라왕과 신덕, 경명왕은 무려 700년의 차이가 났다.

‘삼국사기’에는 신덕왕을 죽성(竹城)에 장사지냈다고 하고, ‘삼국유사’는 화장해 잠현(箴峴) 남쪽에 묻었다고 했다. 신덕왕의 태자로 왕위를 이은 경명왕은 ‘삼국사기’에는 황복사(黃福寺) 북쪽에 장사지냈다고 하고, ‘삼국유사’에는 황복사에서 화장해 성등잉산(省等仍山) 서쪽에 산골(散骨)하였다고 기록했다.

이렇게 보면 신덕왕릉이나 경명왕릉 자리는 불분명하고, 게다가 신라 초기의 아달라 이사금과 700여 년이나 시간 간격이 있는 하대 신덕왕과 경명왕의 능이 한곳에 모여 있을 이유도 없어 안내판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했다.

“훈족의 왕으로 아틸라가 유명한데, 아달라 임금와 음이 비슷하네요.”

이런 얘기를 나누며 일행은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옮겼다. 아틸라는 서기 5세기 루마니아를 무대로 대제국을 세운 훈족 왕이다.

이어서는 남산을 오르는 여정이었다. 위쪽으로 조금 오르자 바위 위에 가부좌를 튼, 목 없는 부처님이 나타났다.

어떤 사연으로 불두가 사라졌을까? 누가 떼서 가져갔을까? 아니면 반불교 원리주의자들의 탄압을 받았을까?

목 없는 석조여래좌상에서 잠시 멈추고 해설을 들은 후 물병을 든 마애관음보살상을 찾아 나섰다. 불룩한 광대뼈에 앵두처럼 작은 입술을 한 관음보살상이었다.

“입술을 자세히 보세요. 붉은빛이 보이지요?”

마애관음보살상의 입술은 자세히 보면 연지를 바른 듯한 붉은 색이 보일 듯 말 듯했다. 당시 마애상을 만들고 주칠을 해놓은 것이 지금까지 남은 것인지, 아니면 돌 부분 중에 붉은 부분을 골라 입술로 한 것인지 모두 분명치 않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다시 산을 오르자 곳곳에 선으로 그린 부처님들이 나타났다. 어떤 것들은 볼록하게 돋을새김한 부처님들이고, 또 일부는 모양을 선으로 오목하게 새긴 선각(線刻)도 있었다.

특히 큼지막한 바위에 새겨진 선각6존불은 규모만으로도 우리 일행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왼쪽은 미륵불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각기 3개의 선각 부처님들이 그려져 있었다.

“원래 이처럼 노천 바위에 그려진 게 아니라, 과거에는 절 건물을 세워서 모신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르는데 절벽 한쪽에 선각으로 한 부처님이 나타났다. 얼굴과 어깨선만 보일 뿐 나머지는 없는 미완성의 선각부처님이었다.

“바위에서 서서히 나타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라인들은 부처님이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라고 생각하면서 선각을 했을 수도 있어요.”

거의 남산 7부 능선쯤 올랐을까? 매바위처럼 약간 튀어나온 곳에 광배를 한 웅장한 모습의 좌불이 나타났다.

“턱 부분을 보정하는 성형수술을 했어요. 턱 일부가 달아나고 없었거든요.”

해설사가 이렇게 소개하며, 보정하기 이전의 부처님 모습도 사진으로 보여줬다. 턱뿐 아니라 목도 몸통에서 떨어졌던 것을 새로이 붙인 흔적이 보였다. 뒤의 광배도 중간이 깨져서 떨어나간 것을 덧대어 붙여놓고 있었다. 이처럼 깨지고 훼손되는 것이 역사의 흔적일까?

마지막으로 간 곳은 선각여래좌상이 있는 곳이었다. 한쪽 광대뼈가 두툼한 게 대칭을 이루지 않고 있고, 입술도 뾰루퉁 화난 모습처럼 하고 있는 선각좌불이었다.

“무슨 이유로 미처 완성하지 못한 듯해요. 새기다 만 모습들이 보이거든요.”

해설사가 부처님의 얼굴을 상호라고 하고 둥글고 잘생긴 것을 원만하다고 하는데, 여기는 그렇지 못하다고 소개했다.

“경주 남산에 이처럼 유적이 많은 것은 당시 경주지역 경제력이 이를 뒷받침했을 정도로 상당했다고 봐야겠군요.” 이런 얘기를 나누며 우리 일행은 남산유적탐방을 끝냈다.

경주남산연구소에 따르면 남산에는 왕릉 13기, 산성 4개소, 절터 150개소, 불상 130구, 탑 100여 기, 석등 22기, 연화대 19점 등 700여 점에 이르는 문화유적이 온 산에 흩어져 있다. 남산도 적은 산이 아니거니와 유물도 산재해 있어서 무료 답사도 8개 코스로 나눠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이 간 삼릉골 코스는 4시간짜리로 비교적 짧고, 국사곡 지바위곡을 가는 동남산 코스나 열암곡 칠불암 심수곡으로 가는 서남산 코스는 6시간 반이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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