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은 '무궁화의 날’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
  • 김형남 국가브랜드 자문위원
  • 승인 2011.08.09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2007년 어린이 1만 명이 뜻을 모아 무궁화 관련 단체의 도움을 받아 선포했다. 숫자 8을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 기호(∞)가 되어, 끝이 없다는 무궁(無窮)의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인 점과 무궁화가 만발한 한여름 시즌을 고려하여 결정하였다.

나라꽃 무궁화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이승만이 초대대통령이 되자, 하와이에서 많이 봤던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지정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의 무궁화에 관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진(東晉)의 지리서(地理書) 《산해경(山海經)》에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더라(君子之國有薰華草朝生暮死)’라는 기록이 있다. 또 중국의 고전인 《고금기(古今記)》에는 ‘군자의 나라에는 지방이 천리인데 무궁화가 많이 피었더라(君子之國地方千里 多木槿花)’라는 기록이 있고, 《예문유취(藝文類聚)》 권(卷)89에는 '군자의 나라에는 무궁화가 많은데 백성들이 그것을 먹는다(君子之國多木菫之華人民食)' 라는 기록이 있다.

최치원 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서 신라를 '근화향'(槿花鄕:무궁화의 나라, 신라를 뜻함)이라 하였고, 《구당서》에도 같은 기록이 있다. 강희안의 《양화소록》에 중국에서 한국을 '근역(槿域)'이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 예종(睿宗)은 고려를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하였다.

이상에서 보더라도 최소한 4세기 중엽의 한국에는 가는 곳마다 무궁화가 만발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애국가 가사에 '무궁화 삼천리'라는 구절이 아무런 저항없이 수용된 것도 무궁화가 오랜 세월을 통해 우리나라, 우리 민족과 인연을 맺어 온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과 더불어 지내 온 무궁화가 일제 강점기에 수난을 겪었다. 일본은 무궁화를 뽑아 없앴으며, 보기만 해도 눈에 핏발이 서고 손에 닿으면 부스럼이 생긴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그리고는 일본인들이 수십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무궁화나무는 모조리 골라서 베어내고, 벌레 먹고 보기 싫은 품종만 골라서 남겨두었다. 애국지사 남궁억 은 무궁화 묘목을 전국적으로 보급해오다가 형무소에 투옥되었고, 동아일보 제호의 무궁화 도안도 삭제되었다.

무궁화가 태극기와 함께 한민족에게 조국을 상징하고 결속력을 키우는 강력한 존재임을 간파한 일제는 무궁화를 우리 민족과 멀리 떼어놓기 위해 무궁화를 볼품없는 지저분한 꽃이라고 경멸하여 격하시키고 일본 꽃인 벚꽃을 심게 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겨레는 가슴에 무궁화를 새겼으며, 정부 규정상 무궁화가 나라꽃이 된 것은 1949년이지만, 실제로 무궁화가 우리 민족의 마음 속에 나라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꽃이 된 것은 이미 수천년 전의 일이다. 1949년에 공무원의 배지에 등장했고, 1950년에는 태극기 깃봉에 새겨졌다. 한편, 전 세계의 200여 종 무궁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순수 무궁화로는 단심계ㆍ아사달계ㆍ배달계가 있다.

태양처럼 매일 새로운 꽃이 연속적으로 피어, 초여름에서 가을까지 백여일 동안 끊임없이 가장 오랫동안 꽃을 피우는 것이 무궁화다.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노래가사 그대로 무궁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하루에 보통 작은 나무는 20여 송이, 큰 나무는 50여 송이의 꽃이 피므로 100여일 동안이면 한 해에 2천~5천여 송이의 무궁한 꽃을 피운다.

무궁화는 그 속에 담겨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도도히 흐르는 배달겨레의 맥락과 함께 보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