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209] 윤봉길 의사
[아! 대한민국-209] 윤봉길 의사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2.07.0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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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충남 예산 출신의 윤봉길은 한때 일본의 사회체제 속에서 고민 없이 살던 이봉창 의사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윤봉길은 일본인이 되는 일본인의 교육을 받지 않겠다면서 자신이 다니던 보통학교를 스스로 자퇴했다.

그는 충남지역에서 일어났던 3.1만세운동을 보고 일제의 잔학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한학을 공부하던 청년 선비 윤봉길은 1926년부터 농민 계몽운동에 뛰어들었다. 농민이 깨우쳐야 조선이 산다는 신념으로 ‘월진회’를 만들어 청소년들의 문맹퇴치와 민족의식 고취에 힘썼다.

그의 나이 23세이던 1930년 윤봉길은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이란 글을 남기고 훌쩍 만주로 떠났다. 장부가 집을 나가서 살아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결심을 굳게 하고 집을 나선 것이다. 1931년 8월, 윤봉길 의사는 임시정부가 있던 상하이로 가서, 이듬해 4월 한인애국단에 가입한다. 그리고는 “나를 이봉창 의사와 같은 일에 써 달라”고 했다.

1932년 4월 29일, 일본은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왕의 생일 겸 전승기념행사를 열었다. 윤봉길은 이 행사장에서 귀빈석을 향해 폭탄을 던졌다. 가지고 있던 도시락 모양의 폭탄과 물통처럼 생긴 폭탄, 2개의 폭탄 중, 끈이 있어 던지기 쉬운 물통 폭탄을 던진 것이다. 거사는 성공이었다. 시라카와 요시노리 육군대장 등이 사망했고 많은 수의 일본인 관리들이 중상을 입었다.

거사를 앞두고 윤봉길 의사는 새로 산 자신의 회중시계를 김구 선생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건 6원,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니 바꾸시죠. 제 시계는 앞으로 몇 시간밖에 쓸 일이 없으니까요.” 김구 선생은 그때 남긴 윤봉길 의사의 시계를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는 사형선고를 받고 그해 12월 19일 순국했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보도한 중국 언론은 “수십만 중국 군대가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인 한 명이 해냈다”고 했고, 장제스 중국총통은 윤 의사 가족에게 ‘장열천추(壯熱千秋)라는 휘호를 써줬다.

이 의거는 한민족의 독립운동을 세계인에게 각인시켰고, 중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하는 이음쇠가 되었다. 광복 이후 백범 김구 선생은 윤봉길 의사의 모친 김원상 여사를 만나 “아드님 덕분에 이렇게 빨리 광복이 찾아왔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거사처럼 끈질긴 독립투쟁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한국인이 일제의 식민통치에 순종하기만 했더라면, 1943년 연합국이 카이로선언에서 “일본이 강제 점거한 모든 영토를 탈환한다”고 한 그 선언에서 제외되어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일본 영토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목숨을 건 열혈투쟁이 있어서 우리는 전쟁 뒤 당당히 독립국임을 선언할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5년 9월 2일, 미국의 전함 미주리호에서 일본이 공식적으로 항복한다는 문서에 조인하는 절차가 진행되었다. 이때 일본대표인 외무대신 시게미쓰 마모루는 지팡이를 짚은 채 다리를 절고 있었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공원 의거로 한쪽 다리를 잃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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