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인 총영사 “내년 하와이에서 한인이민 120주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 개최”
홍석인 총영사 “내년 하와이에서 한인이민 120주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 개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2.07.2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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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관저 초청 행사. 왼쪽이 홍석인 주호놀룰루한국총영사.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관저 초청 행사. 왼쪽이 홍석인 주호놀룰루한국총영사.

“한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열린 한국전쟁 기념식 중 가장 큰 규모였을 겁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홍석인 주호놀룰루한국총영사는 지난 6월 25일 하와이 호놀룰루, 국립 태평양 기념묘지(펀치볼 묘지)에서 개최한 제72주년 한국전쟁 기념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비롯해 300명이 참석했다. 림팩(RIMPAC)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에 정박하고 있었던 한국 해군(마라도함) 장병들도 펀치볼 묘지를 찾았다고 한다.

“올해 행사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해 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들이 참전용사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달아 드리고, 림팩 훈련 전단의 막내인 안준성 일병이 감사편지를 낭독했습니다. 젊은 한인 클래식 음악가들은 아리랑을 연주 했습니다.”

제72회 6.25 기념식
제72회 6.25 기념식

하와이 태평양 기념묘지는 알링턴 국립묘지(워싱턴DC)와 함께 미국의 양대 국립묘지다. 펀치볼(Punchbowl)이라는 별명이 붙은 까닭에 대해 홍 총영사는 “사발과 같이 움푹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며, “1949년 건설된 이곳에 제2차 세계대전부터 한국전,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5만여 명이 안장되어 있으며, 이중 한국전 전사자는 약 1,200여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해외 각국 공관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해외 공관들이 어떻게 공공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있다. 홍 총영사는 1993년 제27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들어갔고 벨기에, 가나, 미국, 리비아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국내에서는 세 번의 대통령비서실 파견근무를 포함해 북한 관련 업무를 오래 했다. 다음은 홍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 내년은 하와이에 우리 이민자들이 도착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다. 120주년을 맞아 총영사관에서 준비하는 이벤트가 있는지?

“미주한인 이민의 시발지이며 미주 독립운동의 요람인 하와이에서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행사가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한인단체가 주축이 되어 학술대회, 예술공연, 문화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총영사관은 ‘미주한인 디아스포라 학술대회’, ‘미주한인이민 120주년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전참전용사에게 보훈처 기념품 전달했다.
한국전참전용사에게 보훈처 기념품 전달했다.

- 하와이 한인들의 이민 역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

“상선 갈릭호에 탑승한 한인 102명이 1903년 1월 13일 호놀룰루 항에 도착했다. 이를 시작으로 7,400여 명이 이곳 하와이로 건너와 현지 사탕수수 농장 등에서 노무자로 일했다. 그리고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된 이주민들과 결혼하기 위해 이른바 ‘사진 신부’들이 뒤따라 이주해왔다. 하와이로 온 한인들은 1910년 조국이 일제에 강제병합되자 어려운 사정임에도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독립운동자금으로 건넸고, 동지회와 국민회, 임시정부 구미외교위원부 하와이지부 같은 독립운동 단체를 설립했다.”

- 지금 하와이 한인은 얼마나 있나?

“2020년 미국 인구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한 하와이 거주 재외동포 수는 7만여 명이다. 대다수 재외동포는 오아후섬에 거주하고 있고 마우이섬에 300여 명, 빅아일랜드에 300여 명, 카우아이섬에 5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 주요 한인 단체는?

“하와이한인회, 하와이한인문화회관건립추진위원회, 한인상공회의소, 한미시민권자연맹,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한글학교협의회,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등 재외동포단체 50여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해외 독립운동단체였던 동지회와 국민회도 여전히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현재는 장학사업 기관으로 모습을 바꿔 하와이 거주 한인 동포 자녀의 정체성을 키우는 교육을 하고 있다.”

- 하와이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관광지면서도, 미주 한인 이민자들의 최초 정착지이자 해외 독립운동의 중요 거점이다. 하와이는 1778년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발견해 서방에 최초로 소개된 뒤, 서양의 무기로 새로이 무장한 카메하메하(Kamehameha) 왕조 휘하의 통일왕국으로서 약 100년간 존속했다. 그 뒤 1893년에는 미국인 사업가 샌포드 돌(Sanford Dole)을 비롯한 백인 지주세력의 정변으로 하와이 공화국이 설립돼 1898년에 미국에 병합됐고, 1959년에는 정식 주로 승격됐다.”

해외독립운동단체인 동지회 설립 100주년 기념식
해외독립운동단체인 동지회 설립 100주년 기념식

- 하와이에서도 한류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지?

“일본계, 중국계 등 아시아계 인구가 팬층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는 하와이 사회 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욱이 재미동포가 운영하는 현지 방송사인 KBFD는 프라임타임에 한국 드라마를 계속 상영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따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Hallyu Friends’가 결성되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K-pop 인기도 높아, 2021년에는 하와이 현지에서 K-pop에 영감을 받은 보이밴드 ‘Crossing Rain’이 결성되어 활동 중이다. 2019년 개설된 라디오 채널 ‘Pop! 99.1’은 K-pop과 아시아 팝 음악을 24시간 방송하고 있다.”

- 총영사관의 주요 업무는?

“하와이는 매년 2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우리 총영사관은 하와이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체류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각종 현지 안전 정보를 총영사관 홈페이지, SNS 등을 활용하여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우리 국민이 연루된 사건·사고가 접수될 경우 관계기관과 함께 필요한 영사조력을 신속히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평상시 위기대응훈련을 하고, 현지 경찰청, 관광청 같은 기관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호놀룰루 총영사관의 주요 업무는 크게 정무, 공공외교, 재외동포 보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정무 업무는 하와이 주정부와의 협력 업무와 하와이에 소재한 미국 인태(인도·태평양) 사령부와 그 구성군사령부와의 군사업무가 주를 이룬다. 인태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곳이기에 이 사령부와의 업무협조는 우리 총영사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두는 분야다. 공공외교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책을 알리기 위해 현지 한인사회나 지역사회 다양한 조직들과 함께 페스티발이나 한국영화 상영회를 비롯한 여러 행사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하와이에 있는 대학이나 싱크탱크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 하와이 한인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1903년 시작해 곧 120년의 오랜 이민 역사와 전통, 연륜을 자랑하는 하와이 동포사회는 미국 내 그 어느 지역보다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초기 이민 선조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통해 얻은 수입 대부분을 조국 독립을 위해 썼으며 하와이 지역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이민 선조들의 모범적인 발자취를 따라 하와이 동포사회가 대내적으로 서로 화합하고 대외적으로 타민족 단체들과 더불어 협력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책임감 있는 동포사회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2022 국제환태평양훈련 RIMPAC 귀빈 초청 행사(왼쪽 두 번째가 홍 총영사)
2022 국제환태평양훈련 RIMPAC 귀빈 초청 행사(왼쪽 두 번째가 홍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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