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촌만필] 어르신과 꼰대
[선비촌만필] 어르신과 꼰대
  • 김도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 승인 2022.11.1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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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김도 한민족공동체재단 부총재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어른이 없다고들 한다.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어르신’은 고사하고 신세대들이 기피하고 비하하는 ‘꼰대’들이 넘쳐난다고 푸념한다.

전후 국제 냉전질서 속에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세계화에 성공한 한국사회의 역동성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 첨단 산업은 물론 K-culture로 상징되는 한류문화는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민족 특유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들의 재능과 IT 기술력은 20세기 산업화시대의 주역이었던 기성세대들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21세기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파워 강국 대한민국에서 그사이 엘리트 지식인들이 독점해왔던 사회적 이슈(Issue) 주도권을 대중(네티즌)들이 행사하는 시대로 급변했다. ‘세대교체’가 아니라 ‘시대교체’가 되었음을 실감한다.

이런 격변의 문명전환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에 매몰된 기성인들이 ‘꼰대’ 세대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연륜과 경륜에서 우러나는 지혜로 존경받던 ‘어르신’은 사라지고 물려받고 배울 것이 별로 없는 기성인들을 신세대들이 ‘꼰대’라는 용어로 조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천 년 지속된 농경시대를 거쳐 2세기 동안 산업사회 시스템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경륜,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위계질서에 익숙한 기성세대들은 급변하는 지식, 정보화 시대 매뉴얼에 적응할 수 없었다. 변화의 주기가 워낙 빨랐기에 적응할 겨를도 없었다.

디지털 기기나 정보화 시대에 겨우 접근하고 나면 또 새로운 버전의 뉴 노멀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낙오한 기성세대들에게 MZ세대들은 ‘꼰대’라는 딱지를 붙이고 말았다.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또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가부장적(家父長的) 장유유서(長幼有序) 문화는 사라졌으며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도 급변했다.

기성세대의 경험이나 매뉴얼이 쓸모가 없어졌거니와 미래의 변화를 예견하고 대비할 수 있는 문명전환기에 필요한 전문성과 창의력도 갖추지 못한 가운데 개성이 중시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꼰대’들은 어떤 모습일까? 권위주의적 사고나 언행이 몸에 밴 기성세대들이 흔히 자신의 연륜, 직위, 스펙이나 관록을 과시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또 위계질서를 강조한다. 나이나 학번, 선·후배를 따지며 훈계식 언행을 일삼는 기성인들을 ‘꼰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꼰대들은 누구를 가르치려 들면서 자기의 위계(位階)를 높이고자 한다. 이런 꼰대들을 만나면 MZ세대들은 즉각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린다. 꼰대들과 말 섞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기득권자들의 탐욕 때문에 신세대들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며 기성질서에 저항하고 조롱하는 용어가 ‘꼰대’라는 것이다. 이렇게 격변하는 문명전환의 시대가 꼰대들을 양산하고 있다.

아날로그 세대들이 일생 동안 축적한 경험적 지식이나 지혜들이 쓸모없게 됐거나 무시되는 시대가 되면서 이제 기성인들은 정보화와 디지털문명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길을 물을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어르신’으로 대접받기를 포기하고 품격 있는 기성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도 디지털세대들이 장착한 네비게이션에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 어떤 리스크가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꼰대로 전락한 기성세대들의 꼰대 상(像)을 언급하고 보니 고리타분한 꼰대가 되어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다”는 대중가요 가사가 내 마음을 대변하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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