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순 총영사 “센다이배추로 만드는 김치 페스티벌, 10년 됐어요”
임희순 총영사 “센다이배추로 만드는 김치 페스티벌, 10년 됐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1.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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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순 총영사가 지난해 12월 4일 부인회 미야기현지방본부 창립 6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주센다이한국총영사관]
임희순 총영사가 지난해 12월 4일 부인회 미야기현지방본부 창립 6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주센다이한국총영사관]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주센다이한국총영사관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피해를 본 일본 동북지역 주민들을 응원하고 일본 동북지역에 한국의 김장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13년부터 ‘센다이 배추로 만드는 김치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 페스티벌을 열기 위해서는 약 4개월을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씨를 뿌린 후, 정성 들여 키운 배추를 수확하는 데까지 필요한 시간이다. 배추뿐만 아니라 김치에 들어가는 모든 농산물은 거의 미야기현에서 나고 자라는 것을 사용한다.

“2020년을 빼고는 이 행사를 계속 열었어요. 2021년에도 코로나가 심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최했죠. 센다이배추로 만드는 김치 페스티벌은 총영사관을 대표하는 사업입니다.”

임희순 주센다이한국총영사는 월드코리안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센다이 배추로 만드는 김치 페스티벌’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총영사관은 지난해엔 처음으로 두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12월 10일 일본 센다이시에 있는 센다이대 부속 명성고등학교와 노노시마(섬)에 있는 노노시마블루센터를 온라인으로 연결했다. 노노시마는 센다이 배추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

지난해 12월 10일 일본 센다이시에 있는 센다이대부속명성고에서 개최한 김치 페스티벌

“2022년은 광주와 센다이가 자매결연을 한 지 20년이 되는 해였죠. 자매결연 20주년도 축하하고 두 도시가 앞으로도 계속 교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광주김치아카데미 김정숙 원장도 초대했습니다. 고리 가즈코 센다이시장도 행사장을 찾았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동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습니다.”

임희순 총영사는 “센다이 배추로 만드는 김치 페스티벌은 센다이시민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는 사업”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월드코리안신문은 우리 공관들이 해외에서 어떤 공공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그리고 현지 동포사회의 이슈는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공관장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임 총영사는 1992년 외무부에 들어갔고, 주토론토총영사관 부영사, 주체코대사관 서기관, 주불가리아대사관 서기관, 주몽골대사관 서기관, 여권기획팀장, 주호놀룰루 총영사 겸 하갓냐출장소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임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 센다이 총영사관이 관할하는 지역은?

“우리 총영사관의 관할 지역은 일본 혼슈 동북부의 6개 현(미야기현,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 이와테현, 아오모리현, 아키타현)으로, 우리나라(남한)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넓은 면적이다. 재외국민 수는 2022년 6월 현재 7,580명이며, 이중 약 40%가 우리 공관이 주재하는 미야기현에 거주하고 있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피해복구가 어느 정도 됐는지

“2011년에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나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이와테현에서 1만 5,900명이 사망하고 2,523명이 행방불명됐다. 우리 국민도 14명(조선적 6명 포함)이 희생됐다. 지진 피해로 파괴된 사회 인프라는 일본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11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 복구됐다. 하지만 농수산업, 관광업 등은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때문에 이 분야에 종사하는 우리 국민들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 동일본대지진으로 관할 지역 동포사회는 어떻게 변했는지.

“일본 법무성 통계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직전인 2010년 말에 이 지역 전체 재외국민 수는 11,365명이었지만, 2022년 6월 기준 7,580명으로 3분의 1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527명이었던 우리 유학생 수는 215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우리 재외국민의 신규 유입도 계속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총영사관은 특히 동포사회 고령화 경향에 직면하여, 앞으로 동포사회를 이끌고 나갈 차세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있어 중추적인 가교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동포단체와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2022 일한문화교류행사 축하 행사
2022 한일문화교류행사에서 리본 커팅을 하는 임희순 총영사

- 센다이시와 광주시는 유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1990년대부터 센다이시에 있는 민간단체인 ICAS(국제도시 센다이를 지원하는 시민 모임), 센다이시 신체장애인협회, 그리고 재일동포단체인 민단미야기현 지방본부가 광주와 교류한 것이 두 도시가 신뢰 관계를 쌓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두 도시는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도시로 함께 선정됐는데 우연히도 그해 정식으로 자매결연을 했고 그 후 한일 관계에서 여러 부침이 있었음에도 계속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엔 센다이-한국 간 항공 직항편도 끊기고 코로나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부시장급 방문단이 찾는 각종 문화 행사가 광주와 센다이에서 열렸던 것이다. 우리 총영사관도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테너 배재철을 초청해 국경일 음악회를 열고, 영화상영회, 김치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 총영사관은 해마다 김기림 기념행사도 개최해 오고 있다.

“김기림 시인은 서구의 모더니즘 이론을 1930년대 우리나라에 소개한 작가다. 시인은 제2차 세계대전 전인 1936년부터 1939년까지 이곳 센다이에 있는 명문 동북제국대학 영문학과에서 유학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나온 지 20주년이 된 2018년, 김기림 시인의 시를 사랑하고 평화를 바라는 그의 사상에 공감한 남기정 서울대 교수, 아오야기 유코 김기림기념회 대표(번역가) 등 한일 연구자들이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아 김기림의 모교였던 동북대학 캠퍼스 내에 김기림기념비를 세웠다. 김기림기념비는 이곳에서 한일 문화 교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우리 총영사관은 김기림기념회를 비롯해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해마다 그의 문학세계를 연구하는 세미나, 번역작품 기증, 시 낭송 등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2022 후세다쓰지 현창 기념식
2022 후세다쓰지 현창 기념식

- 후세 다쓰지 추모행사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후세 다쓰지(1880~1953)는 우리 총영사관 관할 지역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출신이다. 후세 다쓰지는 일제강점기 2·8독립선언에 참여한 우리 독립운동가들을 변호하고 조선의 독립과 자결을 옹호한 공적이 인정돼 2004년 우리 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을 추서 받았다. 2019년부터 미야기현의회 의원과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후세 다쓰지 현창회’가 공식 활동하며 인권변호사로서의 후세 다쓰지의 업적을 일본 사회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해마다 후세 다쓰지의 기일인 9월 13일을 앞뒤로 열리는 현창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을 대표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미야기에는 게센누마·가라쿠와, 오쿠마쓰시마, 오사키·나루코온천, 도메 등 4곳에 올레 코스가 있다. 미야기 올레는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컨설팅하고 올레 브랜드 사용을 허가한, 해외에서는 세 번째로 운영되는 제주올레의 자매 길이다. 미야기에 오면 꼭 이 올레 코스를 밟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코로나 이후 잠정 정지됐던 센다이국제공항의 한-일 직항편이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어서 하늘길이 열려 많은 우리 국민들이 일본인들과 직접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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