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칼럼] 어느 미국인 아버지의 일기
[김재동칼럼] 어느 미국인 아버지의 일기
  • 김재동(재미칼럼니스트)
  • 승인 2023.03.10 17:2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내가 쓴 <이혼해도 아이들 같이 키우는 미국>이란 칼럼을 읽고, 한 독자로부터 아래와 같은 제보를 받았다. 2022년 12월 19일 치과의사인 그가 보내온 이메일 제보 내용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재혁(미국이름 Jay Sung)이라고 합니다. 올려주신 칼럼을 보고 연락 드립니다. <이혼해도 아이들 같이 키우는 미국>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에서 이혼하더라도 아이는 같이 키웁니다. 물론 판결에 따라서 조금씩 형태는 다를 수 있겠지만요.

한국에서처럼 이혼하면 어느 한쪽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가버리고, 다른 한쪽 부모는 아이를 못 보는 상황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가 물건도 아닌데, 못 보게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또한 미국에서 이혼하고 제가 아이를 전적으로 키우던 중, 양쪽이 아이를 같이 키우도록 합의를 봤으나, 아이 엄마가 애를 데리고 한국에 여행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떠난 후, 아이를 돌려주지 않아 형사적 문제가 되었고, 외교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사연이 폭스 뉴스에 소개가 되었고, 그 전에 이러한 내용이 코리아 헤럴드 신문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저의 케이스와 비슷한 다른 분의 사연이, 궁금한 이야기 Y 613회에 방영되어 유튜브에서만 약 40만 회라는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고, 코리아타임즈 신문에도 이 내용이 소개되었습니다. 또 일요시사에도 소개되었습니다.

아래 첨부한 사진은 이 사연의 주인공인 미국인 아버지의 약 7~8년 전 일기입니다. 저도 이걸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한국을 사랑했던 한 미국인 아빠에게 한국이 돌려줬던 것은, 가족을 잃은 아픔과 법이 집행되지 못하는 암울한 현실뿐이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대한민국이 가입한 ‘헤이그 협약’이 지켜졌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미 2012년에 헤이그 협약에 가입하고도, 이 협약을 실제로 집행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지 않아, 판결 따로, 현실 따로 인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에서도 몇 주 전 방한하여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대한민국 법이 어떻게 바뀔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혹시 글을 써 주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위의 내용은 국제결혼을 하고 별거나 이혼한 부부에게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양육권 문제이며, 부모와 자식 간 생이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슬픈 현실이다. 제보자가 보내준 신문기사와 유튜브 영상을 보고 지난 3개월여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못 본 채 그냥 접어 버리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결국, 그의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가 보내준 제보 이메일 내용을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약간의 첨삭을 했다. 그편이 내가 직접 글을 쓰는 것보다, 더 현실감 있는 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미국에서는 이혼한 부부 중 한쪽이, 법정에서 판결한 판결문에 따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면 그 자체가 범죄행위이다. 아무리 부모지만 아이를 상대 양육권자의 허락 없이 데리고 가는 행위를 납치(kidnap)로 보고 있다.

제보자 성재혁 씨가 생이별한 아이와 하루빨리 재회(再會)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거주
작가, 한국문학평론과 수필과비평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금환 2023-03-11 07:49:21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저는 이혼을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성장한다 하지요

이러한 문화는 많이 뒤쳐진 한국에 문화이지만
온전한 법 제정으로 변화되어 지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김재동님 보내준

"어느 미국인 아버지의 일기"
잘 읽어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재동님♣
가족분들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시길 응원합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