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석 시엠립한인회장 “자랑스러운 아빠 되려고 봉사활동 해요”
박우석 시엠립한인회장 “자랑스러운 아빠 되려고 봉사활동 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3.2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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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한인회장 선거에 또 출마한다고 하니까 아내가 펄쩍 뛰면서 집에서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박우석 시엠립한인회장이 지난해 4월 제9대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일이다. 2020년 선거에도 공탁금 2만 불을 내고 다시 2만 불을 한인회에 내니까 아내가 화를 이만저만 냈던 게 아니었다. 캄보디아에서는 2만 불이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큰돈.

지금도 마찬가지만 그가 시엠립에서 큰 사업을 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시엠립은 관광으로 먹고사는 도시여서 큰 비즈니스를 하기가 쉽지 않다.

“아내에겐 비밀이지만 공탁금보다 사실 다른 데에 돈을 훨씬 많이 썼어요. 호주머니 속에 몰래 감춰둔 돈을 행사 비용으로 댔죠.”

박우석 회장은 중국 광저우, 필리핀 마닐라, 태국 방콕을 거쳐 캄보디아에서 정착했다. 2010년 아내와 시엠립 앙코르와트를 관광했는데 십몇 년 동안 생기지 않았던 아기가 신기하게도 시엠립에서 생겼다고 한다.

“아내가 이곳을 너무 좋아했어요. 저도 여러 곳을 다녔지만, 시엠립이 참 마음에 들었고요.”

그는 이곳에서 드림 위더스라는 여행사를 세우고 직접 가이드로 일했다.

“캄보디아에서 난 딸이 11살이 됐어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려고 한인회에서 열심히 봉사활동하고 있지요.”

박우석 회장은 2020년 취임 뒤부터 세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하나는 ‘함께 라면’이라는 행사로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한인들에게 생필품과 마스크를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14번 했고 이달 말에 15번째 행사를 열 계획이다. 행사 때마다 적게는 150세대 많게는 200여 세대를 돕고 있다.

현지 취약 계층에 음식을 제공하는 '나눔과 베풂' 행사'
현지 취약 계층에 음식을 제공하는 '나눔과 베풂' 행사'

둘째는 ‘나눔과 베풂’이다. 현지 취약가정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행사다. 지금까지 21번을 했고 다음 달에 22번째 행사를 열 계획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역과 소독’ 사업이다. 10월부터 11월까지 캄보디아 우기 때 방역을 해서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치콘쿠니아 같은 질병을 막는 사업이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한인들도 저를 많이 응원해 주고 있어요. 우리 딸도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요.”

박우석 회장의 걱정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과 시엠립 직항 비행기가 끊겨 한인들이 이곳을 많이 떠나고 있는 것. 1천 명이 넘었던 한인 수가 최근엔 절반인 500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한인들은 가이드, 식당 일을 하는데 직항기가 끊기면 별다른 수입이 생기지 않는다. 안전에 대한 걱정도 커져 아이들을 키우는 한인들이나 연로한 한인들은 시엠립을 떠날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에 시엠립에서 약 45km 떨어진 곳에 신공항이 생긴다고 하네요. 다행이긴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한인회가 같이 머리를 맞대서 방법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3월 20일 전화로 인터뷰를 하면서 박우석 회장에게 어려운 형편에서도 어떻게 나눔 봉사를 계속할 수 있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나눔은 돈이 많다고 하는 게 아니에요. 돈보다는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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