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계한상대회, 이제 탈바꿈을 논할 때다
[칼럼] 세계한상대회, 이제 탈바꿈을 논할 때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09.18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전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미주상공총연)의 한 인사가 본지를 방문했다. 미주지역 한인 상공인들이 모인 단체다.

이 단체는 남문기씨가 회장에서 물러나면서 두 단체로 갈라져 싸우다가 지난 정주현회장때 어렵게 통합됐으나, 다시 신임 회장 선거로 두 개가 돼 있다.

본지를 방문한 인사는 이른바 ‘다수파’ 미주상공총연의 관계자였다. 그와의 대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상대회에관한 얘기였다. 단적으로 말하면 한상대회가 확 바뀔 수 없냐는 얘기였다.

그는 “한상대회를 예년처럼 해서는 와봐야 볼 게 없다”는 시각이 미주에 팽배해있다고 했다. “복분자 술 보자고 비싼 비행기표를 사서 올 필요가 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한국에는 세계 최고의 제품도 많고, 세계 최고의 기술도 많은데, 그런 회사와 제품들이 대거 나와서 참가자들을 놀라게 하고, 눈을 만족시켜줄 수 없느냐는 얘기였다.

그는 세계한상대회를 LA에서 개최하자는 주장도 펼쳤다. 그의 명함에는 세계한상대회 LA유치위원회라는 타이틀도 들어있었다. LA에서 개최한다면 확 바꿔서 세계 한상들이 만족할 수 있는 형태로 시도해보겠다고도 밝혔다.

그가 말한 것은 꿈(Dream)이다. 현재의 구도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환상이다. 세계한상대회는 지구촌 한상들의 한바탕 축제여야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딱딱한 틀 속에 갇혀버린 연례행사로 전락해버렸다.

똑 같은 프로그램속에 비슷한 모양으로 치르다 보니 식상하다. 다시 찾는 사람들은 적어지고, 호기심으로 처음 찾은 사람들도 곧 실망한다. 그게 세계한상대회의 단면이다. 이를 확 바꿔서 제대로 해보자는 게 그의 얘기였다.

미주지역 상공인들뿐 아니라 세계 한상들 대부분이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왜 바뀌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 대회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상대회는 재외동포 경제단체가 주최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들이 한상대회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한상대회의 형식과 내용을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들이 바뀌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 돼 있으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올 가능성도 별로 없고,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행사 주관도 마찬가지다. 주관은 재외동포재단과 매경신문사다.  재단 실무자들로서야 바꾸고 싶어도 쉽지 않다. 전년도에 준해 편성되는 예산이다 보니 그 나물에 그 밥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매경신문이 주관하다 보니 국내 주요 언론들은 아예 관심도 없다. 언론이 배놔라 감놔라 하는 고발기능을 행사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심양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 중심으로 글로벌한상대회를 치른 적이 있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중국의 주최측은 곤혹을 치렀다. 재외동포재단의 비협조 때문이었다. 해외에서 행사가 커지면, 재단이 준비하는 국내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였다. 같은 이유로 LA에서 치른다고 해도 반대할 것이 틀림없다.  

한상대회가 정말 새롭게 바뀔 수는 없을까? 오는 부산세계한상대회때 모두들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