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30년!”… 오영석 전 민단동경의장, ‘사이카보’ 창립30주년 기념식 열어
“김치로 30년!”… 오영석 전 민단동경의장, ‘사이카보’ 창립30주년 기념식 열어
  • 동경=이종환 기자
  • 승인 2023.04.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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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2일 신주쿠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개최…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등 350명 참석
‘사이카보’ 창립30주년 기념식이 지난 4월12일 동경, 신주쿠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오영석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이카보’ 창립30주년 기념식이 지난 4월12일 동경, 신주쿠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오영석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경=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사이카보(妻家房)의 한식은 일본 최고입니다. 사이카보의 김치는 세계 최고입니다. 이건 저만의 얘기가 아니고 제 아내가 하는 말입니다.”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가 연단에 올라 축사를 했다. 사이카보 창립 30주년 기념식 행사 때였다. 일본 전역에 한국음식점 체인과 식품유통업을 펼치고 있는 주식회사 에이메이(永明)가 4월 12일 오후 5시 동경 신주쿠 게이오플라자호텔 4층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사이카보는 브랜드 이름이다.

이 행사에는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배경택 동경총영사, 오공태 전 재일민단 중앙단장,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친선협회장 등 350여 명의 내빈들이 참여해 축하했다. 연회장 밖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 각지에서 온 화환들로 가득 차 걸어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왼쪽)와 오영석 전 재일민단 중앙단장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왼쪽)와 오공태 전 재일민단 중앙단장

행사는 내빈 축사로부터 시작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에 이어 배경택 동경총영사가 연단에 올라 윤덕민 주일대사의 축사를 대독했다. 그는 “사이카보가 일본에 34개소, 대만과 한국에 5개소의 음식점 및 식품매장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한식은 K드라마와 함께 일본에서의 한류를 이룬 두 주축”이라고 덧붙였다.

오공태 전 민단 중앙단장은 “김치로 걸어온 길 30년을 축하한다”면서, “나는 어린 시기 김치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는 말로 회고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학교에 다닐 때 내 도시락 위에는 반찬으로 늘 김치가 덮여 있었다”면서, “도시락 두껑을 열면 김치 냄새에 같은 반 학생들이 눈길이 내게 다 쏟아지던 일들이 이어졌다”고 그는 소개했다.

오 단장은 “이 같은 기억의 김치가 일본 백화점에서 팔리기 시작한 것은 오영석 사장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이제 한식은 전국 각지에서 인기를 끄는 음식이 됐다”고 사이카보의 30년을 축하했다.

이어 신주쿠 구청장과 신주쿠 지역구의 중의원 의원, 사이타마현 히다카시(市)에서 온 인사들이 축하와 덕담이 뒤따랐다.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에는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고려신사가 있다. 이 같은 인연으로 히다카시에서는 한국 김치를 재배해 공급하고 있다. 오영석 사이카보 회장이 신주쿠한국상인회를 창립해 계약재배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사이카보 창립 30주년 행사에는 김치를 재배하는 일본 측 인사들과 고구려 왕족 후손인 고려신사의 궁주 등 히다카시에서도 대거 참석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친선협회 중앙회장도 축사를 했다. 그는 “오영석 회장의 부인 유향희 씨의 조력이 있어서 사이카보의 오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장 문화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돼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이카보의 ’김치 30년‘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사이카보를 창립한 오영석 회장은 40년 전 유학생으로 와서 패션사업에 종사하다가 1993년 게이오백화점에 김치를 넣으면서 패션에서 김치 사업가로 변신을 했다.

1996년에는 사이카보 1호점인 요쯔야점에 김치박물관도 만들었다. 일본 유통업자 측에서 “김치가 썩었다”는 말을 듣고 놀라, 김치의 발효문화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한 음식점과 김치유통사업은 일본과 한국의 정치흐름을 타고 부침하면서도 차분하게 성장해갔다.

2012년에는 일왕한테 김치를 선물하는 기록도 세웠다. 당시 권철현 대사가 일왕을 알현하면서 사이카보의 김치를 선물로 들고 간 것이다. 당시 선물은 요쯔야 김치박물관에 전시품으로도 재현돼 있다.

사이카보 30년사가 영상으로 소개된 후 오영석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오 회장은 부인 유향희 씨 및 자녀들과 함께 연단에 올라, “유학생으로 왔다가 일본에서 김치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앞으로 사이카보 50년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인사했다.

축하 공연. 가수 김용임 씨(왼쪽)와 김소부 민단중앙 생활상담소장
축하 공연. 가수 김용임 씨(왼쪽)와 김소부 민단중앙 생활상담소장

축사와 인사가 끝나면서 축하공연이 시작됐다. 공연은 한국에서 초청된 트로트 가수 김용임의 ‘부초같은 인생’으로 막이 올랐다. 김용임 가수는 “사이카보가 걸어온 30년이 정말 대단하다”고 운을 뗀 뒤 노래를 시작해 연회장을 박수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는 대표곡인 ‘사랑님’에 이어 앵콜곡으로 ‘훨훨훨’을 노래했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가수는 놀랍게도 민단중앙 생활상담소장으로 현재 봉사하고 있는 김소부 소장이었다. 신주쿠 가부키쵸에서 대형 가라오케 건물도 소유운영하고 있는 그는 일본 콜롬비아사에서 CD음반도 냈다. 이 음반은 사이카보에서 창립 30년 기념식 답례품 속에도 들어있었다.

김소부 소장의 일본 가수명은 가네시마 아키오였다. 대표곡은 ‘오사카다즈네코이’와 ‘유메오이사케’였다. 동경지단장으로도 봉사하고 동경본부 중역도 맡았던 김 소장은 하얀색 양복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무대에 올라 하객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만찬 중에도 흥을 돋우기 위해 또 무대에 올랐으며, 그때는 검은색 옷차림으로 나와 연예인으로서의 소질을 각인시켰다.

이날 만찬은 퓨전양식으로 준비됐다. 하지만 신주쿠 게이오플라자의 배려로 김치와 전, 갈비찜도 테이블에 올랐다. 전은 사이카보 니혼바시점에서 조달됐고, 김치는 히다카시에서 재배된 한국배추 김치였다.

행사 마지막은 사이카보 직원들이 올라와 인사를 하는 이벤트였다. 사이카보 동경 일부 지역 음식점의 점장, 요리사, 김치 제조 전문인, 게이오백화점 등에서 김치 등 사이카보의 가공식품을 유통하는 직영 유통매장 관리자들이 현장 작업복장으로 올라와 인사를 했다. 오영석 회장과 부인 유향희 씨, 자녀와 손자손녀까지 한자리에 올라 사이카보의 오늘을 만들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또 내일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참으로 대단하네요. 갖은 어려움을 이기고 저렇게 큰일을 해내시다니 정말 존경스럽네요.” 이옥순 전 재일본한국인연합회장이 연회장을 떠나면서 이렇게 감탄을 했다. 사이카보 측은 참석자들을 위해 우메보시와 김치 등을 담은 답례품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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