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조계 한인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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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코리안뉴스
  • 승인 2010.07.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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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네 번째 한인 연방판사 영 김

"부모님의 어깨를 딛고 일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시카고 덕슨연방법원에서 한인으로서는 네 번째 미 연방판사에 취임한 영 김(44.한국명 김영배) 판사.

 "부모님의 어깨를 딛고 일어서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일 시카고 덕슨연방법원에서 한인으로서는 네 번째 미 연방판사에 취임한 영 김(44.한국명 김영배) 판사는 10여일의 바쁜 일정을 보낸 뒤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부터 앞세웠다.

일리노이 북부지원의 치안판사(Magistrate Judge)로서 덕슨연방법원 민사.형사사건의 예심절차를 관할하게 된 그는 1977년 서울 월계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다 부모를 따라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아버지는 택시기사로, 어머니는 재봉사로 일하며 넉넉지는 않아도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했지만 그의 부모는 당시 11세, 8세, 6세이던 세 오누이에게 자신들도 누려보지 못한 기회를 주고자 미국이민을 선택했다고 한다.

"언어소통도 어렵고 생활기반도 마련되지 않은 낯선 땅에서의 이민생활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새벽부터 밤까지 일용직도 마다치 않고 지칠 틈 없이 일하셨고 나도 동생들을 돌보며 자랐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고립감이었습니다."

장남이던 그는 당시 어렵게 생활했지만 "부모님은 나를 강하게 만들고 계속 노력하며 도전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두 동생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가장 큰 지지자라고 했다. 남동생 테일러 김 씨는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통화그룹의 비즈니스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고, 여동생 낸시는 시카고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애보트의 법무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가 고립감을 극복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와준 것은 스포츠였다. 미국생활이 1년여 쯤 지난 뒤 학교 농구팀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친구를 사귈 기회를 얻게 됐고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여러가지 스포츠 활동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활력 넘치는 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다.

김 판사 가족도 1982년 시카고 서부지역에 세탁소를 개업하면서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했다.

김 판사는 일리노이대학-어버나 샴페인(UIUC)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시카고 로욜라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국선변호인으로 법조계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연방검사와 연방판사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2001년부터는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의 행정판사로서 일했다.

그는 원래 검사직에 관심이 있었으나 찰스 노글 연방판사 아래서 일하면서 진로를 바꾸게 됐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고 문제를 개선하는 일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판사직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 판사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량을 키워왔다. 특히 시카고 한인 법조인 협회의 창립 멤버로 한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법률상담 및 한인 법대생들의 멘토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김 판사는 "예전에는 미국의 로스쿨에서 아시아 출신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한인 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다"며 "미국 법조계에 더 많은 한인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 목표를 묻자 그는 "하루하루 생활에 충실한 것.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누리는 것"이 매일하는 다짐이라고 말했다.

"굳이 한가지 소망을 꼽는다면 '아이들에게 최고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 판사는 시카고 로펌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와의 사이에 아들(11세)과 딸(9세)을 하나씩 두고 있다.

<시카고=김한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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