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220] 손병희
[아! 대한민국-220] 손병희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3.05.2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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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되는 ‘3.1 독립선언서’는 온 세계에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알리는 선언서이면서 동시에 안으로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선포하는 대장전(大章典)이었으며 1919년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모두 1,800회의 시위에 106만명 이상이 참가한 3.1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었다. 3.1운동이 대한민국의 적통을 확립하는 시원(始源)이었음이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분명하게 적시되어 있다.

그 3.1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가장 먼저 그 이름이 적시된 사람이 손병희(1861~1922)였다. 손병희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그 좌장격으로 선언서의 발표를 주도했다. 당초 이 선언서를 파고다 공원에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학생을 비롯한 다수의 군중이 모여들면 일본 경찰과의 대규모 충돌로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을 우려하여 태화관이라는 요릿집으로 그 발표장소를 거사 전날 바꿨다.

독립선언서에는 천도교, 개신교, 불교 지도자들 33인이 서명했으며, 천도교 측 인사가 운영하는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선언서를 인쇄했다. 마침 고종황제의 장례일이 3월 3일로 잡혀 있어, 그 이틀 전인 3월 1일을 거사 날짜로 정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각기 민족이 그들 자신의 독립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자”는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1910년 이후 일제 치하에 있던 조선에서도 독립운동 분위기가 높아졌다. 1919년 2월 8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2.8 독립선언이 발표되었고 연해주에서도 독립선언이 준비되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추어 국내에서도 손병희, 최동진, 최린 등 천도교 측과 한용운 등의 불교계와 이승훈 등의 기독교계 인사들이 모여 독립운동의 대중화와 비폭력운동의 진행에 대해 논의했다. 선언서 초안은 문인이자 역사학자인 최남선(1890~1957)이 작성했다.

민족대표 33인으로 체포된 손병희는 경성복심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받고 복역하던 중 건강이 악화돼 1920년 10월 보석으로 출감했으나 1922년 5월 19일 가족과 교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손병희는 충북 청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불우한 사람을 도우려는 의협심이 강했다. 그가 21세 때인 1882년 자발적으로 동학에 입문했고, 2대 교주 최시형(1827~1898)을 도와 교세 확장에 진력했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자 교단조직의 하나인 북접의 총지휘자로서 일본군에 저항하며 개혁구국의 활동에 나섰다.

1898년 최시형이 붙잡혀 처형당하자 그를 이어 동학의 교주가 됐고, 이후 탄압을 피해 일본으로 망명한 뒤 개화사상을 받아들였다. 1905년 동학의 이름을 천도교로 바꾸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확립했다.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급선무임을 깨닫고 보성학원과 동덕여자의숙을 인수하여 교육사업에 있는 힘을 다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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