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토요일, 샌디에이고 발보아 공원에서 아시아 태평양 연안 6개국이 참가하여 그들 나라의 문화유산을 알리며 감사하는 축제가 열렸다. 사실, 1991년 부시 대통령이 5월을 ‘아시안 태평양계 문화유산의 달’로 법으로 선포했지만, 그동안 행사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런 소중한 가치를 우리 한국의 자랑스러운 여류인사가 시작의 문을 열었다. 2017년부터 자원봉사를 하는 김인기(Inki Kim Welch) ‘국제평화협력의 집’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연 상임이사회에서 HPR(House of Pacific Relations)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87년 만에 동양인으로는 처음이다. 발보아 공원을 세계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어 이곳 주민들의 안식처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이 야심 차다. HPR에는 한국을 비롯해 31개국이 산하에 있다. 김 회장은 샌디에이고 북부 지역인 에스콘디도에서 1986년부터 살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5살에 미국으로 왔다는 김 회장은 목사이며 은퇴소방관인 웰치 씨와 1남 2녀를 둔 어머니이며 할머니라고 나에게 소개했다. 일하면서 포인트 로마 나사렛 대학을 나와 내셔널 유니버시티에서 MBA를 공부한 키가 조그마한 작은 거인이다.
사실 지난해 5월경 그는 에스콘디도 사장 출마를 선포했다. 3년 전엔 에스콘디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링컨 델 디아블로 수도국’ 위원(4년 임기)으로 당선되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그러던 지난해 가을 미국 생활에 큰 은혜를 입어 온 선교사 출신 양부모님과 형제 같던 가족들이 여러분 세상을 떠나게 되니, 간호에 집중하다가 다른 공화당 출마자에게 양보하며 시장 선거에서 물러났다고 나에게 귀띔을 했다.
나는 그의 삶이 너무 훌륭해 글을 쓰려고 점심을 대접했는데 겨우 한 시간이었지만 생선구이 한 마리를 매우 맛있게 먹고는 또 약속이 있다며 분주히 다른 곳으로 향했다. 잠은 겨우 다섯 여섯 시간 자면서 부지런히 사람들과 교류하는 그녀는 밥을 먹는 동안에도 자주 전화기를 들여다보았다. 대단한 한국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