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인회장은 따로 부담 안하시나요?"
[칼럼] "한인회장은 따로 부담 안하시나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10.02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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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월급 못주는 어떤 한인회 이야기-

 이종환 본지 대표
“직원들 월급도 못 받고 있어요”

-큰 한인회인데…. 어떻게 해서?”
“소송 때문에 변호사 비용을 많이 냈어요. 회비는 안 걷히고…”

-직원들 월급도 안주면서 변호사한테는 돈을 준다고요?
“한인회를 상대로 한 소송이어서…”

-회장은 따로 부담 안하시나요?
“…(묵묵부답)”

며칠 전 미주의 한 한인회 사무국장과 나눈 대화다.  그의 목소리에는 월급을 못받아서인지 힘이 없었다.

사연은 이렇다. 한인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분규가 일어났다. 한 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현지 언론사 기자한테 술을 사주는 등 선거규정을 위반해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그 결과 단독출마가 돼 선거랄 것도 없이 다른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후폭풍이 거셌다. 후보자격을 박탈 당한 후보는 선관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새로 한인회를 만들어 회장에 취임해버렸다.

그 바람에 미국 지자체 단체장만 바빴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열린 취임식 행사에 참가하느라 바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지자체 단체장한테 폐를 끼친 후에도 지리하고도 소모적인 싸움이 계속됐다. 그 사이 그 지역 한인한인회는 위상이 엉망이 됐다. 현지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보는 눈이 이상해졌다.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를 보는 식이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잘 되는가 했다. 여러 사람들이 도와서 어렵사리 하나로 통합됐던 것이다. 이제 하나가 돼 한인회가 제대로 자리잡아 가는가 했다.

하지만 전화를 해보니 위의 대화처럼 직원 월급도 못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며 한인회장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해봤다.

한인회장이라면,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정답이다. 그럼 어떤 봉사? 대부분의 한인회장들은 정말로 다양한 봉사를 한다.

현지 한인들이 어려움을 당하면 돕는다. 불우이웃 돕기에 나서고, 경로행사를 하고, 마을 청소를 하기도 한다. 

한인사회 위상을 올리기 위해 주재국 주류사회에 대한 지원에도 나선다. 이 모든 것을 한인회장이 책임진다. 바자회도 개최하고, 후원금도 모아서 이 일을 한다.

대부분 한인회장 자신이 많은 돈을 낸다.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그 결과 따라오는 게 현지 한인들의 존경이다. 한인회장의 명예는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어떤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봉사보다는 권리를 앞세운다.  본인은 안 내면서 남의 호주머니 털 생각만 한다. 남은 세워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얼굴만 앞세우려 한다.

이런 곳에 어김없이 따라붙는 게 있다. 분규다. 분규라는 이 도깨비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안다. 정말 일을 사심 없이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영달을 위해 하는가를 잘 알아챈다. 그리고 사심이 있고, 영달을 위해 일하는 자리에는 꼭 따라붙는다.

물론 분규가 있는 곳마다 모두 싸잡아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누군가 나쁘기 때문에 분규라는 도깨비가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지역도 최근 또다른 분규가 생기고 있다. 어렵사리 두 개가 하나로 통합됐는데, 또 다른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한인회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인회를 정상화하자고 모임을 개최하고 나선 것이다. 직원 월급도 못 주는 한인회는 하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다. 개선의 기미도 안 보인다.

그곳은 한인회장의 권리만 알지 의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명예는 이미 잃은 지 오래다. 한인회장은 명예를 먹고 산다. 그것도 몰라서는 낯 두껍고 염치 모르는 사람이라 할 수밖에 없다.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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