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한상대회도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뉴욕의 조병태 월드옥타 증경회장은 충격적인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상대회 운영위원이자 리딩CEO다. 오는 부산한상대회 운영위원회에서 어떤 얘기가 논의될 것이냐를 물었을 때 이같은 얘기를 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앞으로 한상대회의 방향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할 것입니다. 중요한 회의입니다”
조회장은 이미 안건이 상정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할 것인가. 본지는 최근 ‘세계한상대회, 이제 탈바꿈을 논할 때다’는 사설을 통해 한상대회의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세계한상대회는 지구촌 한상들의 한바탕 축제여야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딱딱한 틀 속에 갇혀버린 연례행사로 전락해버렸다. 똑 같은 프로그램속에 비슷한 모양으로 치르다 보니 식상하다. 다시 찾는 사람들은 적어지고, 호기심으로 처음 찾은 사람들도 곧 실망한다. 그게 세계한상대회의 단면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LA에서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하자.한국의 멋진 제품들이 한상대회에 나오도록 하자”는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관계자의 주장도 소개하면서 LA를 후보지로 추천하기도 했다.
조병태회장의 얘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그보다 한참 더 나아가 있었다.
“한상대회를 치르려면 컨벤션센터 인근에 적어도 두개의 호텔이 있어야 합니다. 참가자들이 묵을 숙소이지요. 그런데 LA는 호텔이 없고, 객실수도 작아요”
LA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신 라스베가스는 그 점을 충족시킨다고 그는 소개한다. 무려 7000명까지 수용하는 호텔도 있다는 것.
“라스베가스에서 개최하는 안건이 이미 지난번부터 논의돼 왔습니다. 이번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내년 한상대회는 서울에서 하기로 결정돼 있기 때문에 빠르면 2013년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한상대회가 치러지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결정이 이번 회의에서 내려질지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시사다.
하지만 주의를 환기시켰다. “뜻이 잘못 전달돼 판이 깨지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간 한상대회는 내실이 없었습니다. 부산 인천 서울을 돌면서 했지만 앞으로 지자체들이 하기 어렵습니다. 덕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동안 치른 한상대회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역인들이 모이지 않고, 오더가 없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월드옥타에서 개최하는 경제인대회를 카피해서 치른 거지요. 외교부소속의 재단에서 치르다보니 비니지스 마인드도 부족하고요”
그는 월드옥타가 너무 나서면 다른 단체가 반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이면서도 한상대회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는 지경부에서 치르는 게 좋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한상대회에 국내외 참여자 수가 2500-3000명으로 보도됐으나 해외참여자에는 허수가 많아요. 월드옥타에서 200-300명이 참여하는데, 우리 참여가 없었다면 한상대회가 유지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어요”
그는 한상대회가 정관에 2년에 한번 개최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이제 정관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부산한상대회에서 한상대회의 대변신이 논의될까. 실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