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투표할 사람 많지 않을듯"
"영국에는 투표할 사람 많지 않을듯"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11.2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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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출회장, 영국의 복수국적 사정 토로

 
홍어삼합과 프랑스와인의 궁합이 맞을까?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박화출 민주평통 영국협의회장을 만났을 때만 해도 그날 이를 테스트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히드로공항에서 런던 한인타운인 뉴몰던까지는 한시간 거리. 박시영 고문이 모는 차를 타고 런던 한인타운으로 오는 동안 화제는 한번도 그쪽으로 빠지지 않았다.

막 시작한 재외국민 선거 등록이 이때의 화제였다. 내년 총선에 재외국민이 투표한다. 40년만의 투표다.
이 투표를 위해 지난 11월13일부터 전세계 158개 공관에서 투표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당연히 영국에서도 시작했다. 그런데 박회장이 던진 한마디가 충격적이었다.

“영국에는 투표 등록을 할 사람이 많지 않을것 같아요”

-왜 그런가요? 투표를 많이 해야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허용한 의미도 살아나는데…?
“많이 해야 되지요.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박회장은 영국 교민사회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설명한다.
“영국에서 오래 살면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유로패스포트를 갖고 있어요. 영국 시민권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중국적이지요”

한국 국적도 갖고 있으면서 영국 국적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우편등록을 도입하지 않고, 직접 방문해서 선거등록을 하도록 하는 것은 이중국적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두번이나 공관을 방문해야 한다. 등록하러 간 뒤 다시 투표하러 가야 되는 것이다. 선거등록하러 갈 때 본인이 한국국적을 가진 재외국민이라는 증명서를 가져가야 한다. 공관마다 요구사항이 다르다. 단 공통된 것은 이중국적을 가진 사람은 안된다는 것이다. 65세 이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받은 사람만 예외다. 그러다보니 영국에서는 한국패스포트와 영국패스포트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이 문제가 된다.

“아마 영국에서만 1만5천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영국 교민사회는 5만명 규모. 그 가운데 영국패스포트를 동시에 가진 사람이 1만5천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박화출회장과 박시영고문도 영국패스포트와 한국패스포트를 함께 갖고 있다고 했다. 두분 다 영국에서 산 지 30년이 넘었다.

“유럽에서 사업을 하면서 살자면 방법이 없어요. 한국 여권만으로는 사업하기 어렵거든요”

영국에서는 5년을 거주해야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고, 영주권을 받은 뒤 2년을 지나 시험에 통과하면 시민권을 받는다.

히드로 공항에 입국할 때만 해도 유로패스포트는 제대로 줄도 서지 않고 통과하는데 반해 한국패스포트는 긴줄을 이루고 입국심사를 받아야 했다.어디 공항통과 뿐이랴. 현지 살면서 사업하자면 현지패스포트를 얻는 게 상책이다. 현지 정부가 개방을 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공관에 가면 이중국적 여부를 가리는데, 속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요”
결국 영국의 동포 다수가 ‘이중국적’ 문제 때문에 선거에 불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그 같은 상황이다. 유럽뿐 아니라 시민권을 개방한 나라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은 다 그런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이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까? 이런 얘기로 걱정을 나누며 뉴몰던의 한식당인 국일관에 도착했다. 거기서 시킨 게 홍어삼합에 프랑스 메독 와인. 박화출회장은 유럽에 왔으니까 와인을 마셔봐야 한다면서 좋은 와인으로 여러 병을 시켰다. 이 자리에는 박영근 재영한인총연합회장과 김태은 재영국대한체육회장도 함께 했다.

“제대로 삭았어요. 들어보세요”
홍어는 영국 근해에서 잡히는 것을 삭혔다고 한다. 와인과 홍어의 궁합은 쿨(cool)했다.

박회장은 런던 시내에서 아사달이라는 식당을 경영하면서 교민사회 및 입양인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 민주평통 영국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영국에 입양된 한인들에게는 '아버지'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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