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들에게 선물하면 눈물 흘리며 고마워하죠"
"교포들에게 선물하면 눈물 흘리며 고마워하죠"
  • 이진호 기자
  • 승인 2010.08.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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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태극기 보내기 운동' 펼치는 유을수 씨

 
5년째 '태극기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부산경상대 학교법인 화신학원 법인사무국장 유을수(64) 씨. 그의 방에는 각각 다른 크기의 태극기, 빳빳한 인화지에 인쇄된 한글·영문 태극기 설명글이 빼곡하다.

그가 5년 전 아프리카 모로코로 해외연수를 갔을 때였다. 호텔 측에서 한국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태극기를 걸어놨더란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보니 태극기 그림이 조악하기 짝이 없었다. 호텔 측은 대사관을 비롯해 어디에 연락을 해도 태극기를 구할 수가 없어 TV에서 본 대로 대충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조악한 태극기 충격...15개국 900여 장 보내

유씨는 이 얘기를 듣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해외에서 태극기를 보면 그렇게 반갑고 또 뭉클할 수가 없는데 구하기가 힘이 들다니요." 그 길로 유씨는 일행들과 함께 아프리카에 태극기 보내주기 운동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그 후 지인들로부터 1만원씩 회비를 모았고 유학생과 대한항공의 도움을 얻어 아프리카에 태극기를 보내기 시작했다. 해외에 나갈 때마다 태극기 선물부터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응은 세계 각국에 있는 교포들로부터 오기 시작했다. 태극기가 꼭 필요한데 구할 데가 마땅찮으니 좀 보내줄 수 없느냐는 요청이 쇄도한 것이다. 그렇게 보낸 태극기가 5년 동안 15개국에 900장이 넘는다.

중국의 한 교포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각국 학생들의 국기를 걸어두는데 태극기가 작고 보잘것없어 아이가 창피해하더란다. 유 씨는 큰 태극기를 보내줬고, 아이는 고국을 자랑스러워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단다. 또 한 번은 호주에 갔을 때 만난 한 교포가 자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주지 못해 자책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유 씨가 가지고 있던 태극기를 선물하자 교포는 태극기를 거실에 걸더니 눈물을 흘리며 너무도 고마워하더란다.

지금도 유 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태극기 보내기 운동에 동참하라고 권한다. 많은 사람이 마음을 모아서 보내면 받는 사람의 감동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모인 회원은 모두 206명. "이 운동에 동참하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 창호지에 물이 퍼져나가듯, 해외 나갈 때 태극기 한 장 들고 나간다는 마음을 갖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유씨는 살아있는 동안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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