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역지사지하는 '관용'이 미덕이다
[후기] 역지사지하는 '관용'이 미덕이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12.26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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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봉규씨의 페이스북 글을 보며

 
최근 월드옥타 관련기사를 올렸다가 그 날로 내린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다음날 페이스북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옥타관련기사 제대로 알고 쓴 건가요? 해외동포무역인 옥타회원 맘 상하지 않게 기사 잘 쓰세요”
옥타 상집위원인 차봉규씨가 올린 글이었다. 본지가 실었던 기사에 마음이 많이 상해 올린 것이 분명했다.

어떤 내용의 기사인지는 여기서 소개 않기로 하자. 필자는 차씨의 글에 “정말 맘을 상한 게 누군데? 내가 펄쩍 뛰어야 할 일”이라고 간단히 답을 달았다. 그러자 하루 후 다시 차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전세계 옥타회원들이 월드코리안의 만행을 응징할 것이니 각오하슈…. 법적 책임은 물론이고…”

이렇게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 심지어 구글을 통해 검색도 된다.
그렇찮아도 많은 사람들이 글의 내용을 궁금해했다. 본지가 급히 내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 내렸는지 궁금하다는 이도 있었고, 짐작할 만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모두 본지 대표메일로 보내온 것이었다.

본지가 내린 기사는 월드옥타에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것은 분명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회원들이 맘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내렸는데, 그렇게 내려버린 기사를 두고 ‘월드코리안의 만행’이라고 단정하고 “전세계 옥타회원들이 응징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안본 사람들이야 무슨 일인가 궁금할 게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차씨는 본지가 내린 글이 다시 인터넷에 올라오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필자는 페북에서 차씨가 이렇게 올린 것에 대해 메일로 답을 썼다. 페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토론을 하는 것은 그가 몸답고 있는 월드옥타에게도 좋은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페북에 그렇게 올린 것은 차회장이 지나쳤다”고 답을 보냈다.

그러자 다시 답이 왔다.
“당신에게 어울리는 두가지 단어를 가르쳐주겠다. 적반하장과 아전인수가 그것이다”

사실 언론사들이 쓰는 기사에 기분이 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두고 조직의 구성원이 나서서 ‘전세계 회원들이 만행을 응징할 것’이라는 말을 쓰면서 언론에 욕을 해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내린 기사라면, 내리게 된 경위도 알아보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세상을 흑백으로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원적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다. 자기의 입장에 따라 그렇게 된다. 그게 사회이고, 자연이다.

그런데 이를 흑백으로 구분해서, 달면 삼키고 쓰는 내뱉는 것은 너무 즉물적이고 단선적이다. 자기 기분에 맞으면 옳고, 아니면 틀린 것으로 보는 것이 즉물적이고 단선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어느때부터인가 이런 세태로 되어 가는 듯하다. 가운데 있는 중도주의적 입장은 기회주의로 매도된다. 이쪽 아니면 저쪽을 강요한다. 자기에게 좋은 것만 좋다고 한다. 그것만 통용되도록 한다. 다른 의견은 적으로 취급한다.

필자는 이래서는 사회에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토론도 하고, 비판도 허용되는 사회가 필요하다. 특히 월드옥타와 같은 단결력 있는 조직일수록  조직밖의 쓴소리도 허용해야 한다.

한마디 거슬리는 소리를 썼다고 누군가가 나서서 “전 회원이 만행을 응징할 것. 법적으로도 문제 삼을 것”이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서 위협해서는 안된다. 그런 것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조직들에서 많이 보이는 행태다.

새해에는 정말 모두가 마음을 열고, 나만 아니라 남도 이해해주는 사회로 나아갔으면 한다. 사회적 관용의 폭이 커졌으면 한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다. 패가 갈리고 사회가 찟길 수 있다. 이럴수록 역지사지하는 ‘관용’의 미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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