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2년 음악계 변화의 정책을 열자
[칼럼] 2012년 음악계 변화의 정책을 열자
  • 탁계석<음악평론가, 논설주간>
  • 승인 2011.12.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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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책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大選(대선) 정국을 향해 달리는 2012년. 그 어느 때 보다 격량이 예상된다. 세계 경제 한파로 국내 경기 또한 예측이 매우 불확실하다. 상황이 어려운 때 일수록 정확한 판단과 여러 사람이 합심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개인 보다 집단 知性(지성)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정부나 기업은 물론이고 대학이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특성상 이런 담론의 기회가 거의 없다. 굳이 이런 문제의 당사자라면 음악협회가 제격인데, 협회마저 각 장르 음악단체들이 뿔뿔이 독립한 상태여서 원활한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용진 이사장은 협회의 고군분투에 비해 회원들의 무관심이 늘 안타깝다는 심정을 토로하는 것을 보았다.

新舊(신구) 세대의 교체, 구심점 필요
바야흐로 음악계 新舊(신구) 세대교체로 인한 리더십 부족이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 같다. 탁월한 안목과 비전으로 바른 방향의 물꼬가 터질 수 있도록 누군가 나서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의견이 많다. 각 분야의 맨토를 설정하고 개인 아티스트 혼자서 할 수 없는 현실의 곤곤함을 풀어 줄 것을 새로운 세대들이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2년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들이 뭘까. 그 정책의 우선 과제들을 정하고 어떤 형식이든 리더들이 모여 문제를 푸는데 적극성을 보여야 할 때다. 여기에 언론이 중심이 되어 문제를 제기하고 소통의 場(장)을 열어간다면 언론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음악 예술인들은 기능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사회 전체를 보고 정책 입안을 하기에는 힘겨움이 많다. 마땅히 개선되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개인의 힘으론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정책을 지금의 상황에선 대학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대학과 현장의 거리조차 너무 멀다 보니 괴리가 생겨 음악계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필요한 것이 ‘전국음악대학장협의회(가칭)’ 같은 기구를 만들어 관심사를 풀어 갈 것을 제언한다. 기구만 탄생하면 온라인으로도 얼마든 대화가 가능할 것이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젊은 학장들 의욕에 기대
최근 젊어진 학장들은 과거처럼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어께에 힘만 주고 있는 것은 아니라 보기 때문에 의견을 모우면 눈부신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마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학생감소, 졸업생취업,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의 상황이 전과 다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게 음악계 사람들의 반응이다.

때문에 개인화, 학맥, 향토색의 울타리에 안주해서는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만남은 문제의 출발이다. 대화하다 보면 부딪히는 소리에서 공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유학에서 돌아온 귀국연주가들의 문제, 학원 등 일선 교육 인프라의 급격한 빠른 축소등의 위기 상황을 그저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되겠는가. 우리는 유별나게 토론 문화가 없고 관련 잡지 매체들들 역시 수익성에 쫒겨 개인 얼굴 알리기 수준의 소통이 전부여서 정체성을 잃은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게 들려온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자리잡은 음악가들 후배들에게 베풀어야
예전에 우리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 했지만 요즈음은 ‘남을 돕는 사람을 돕는다’ 는 말을 어느 강연에서 들은 적이 있다. 이미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음악인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명예도 얻었다면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음악계 장래를 위해서, 음악 환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 심각한 어려움 앞에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면 마치 개펄이 사라지는 생태계를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사실 예술계는 문제가 생겨도 답답함을 어디에다 호소 할 곳 조차 없다. 음악계가 젊어 진만큼 思考(사고)가 혁신의 옷을 입어야 한다. 한 예로, 지금 대부분의 한국 지휘자들은 아직도 서양 레퍼토리 백화점에서 어느 옷을 골라야 할지가 고민의 전부인 것 같다.

아무리 K 팝이 경천지동의 세상이 왔다고 떠들어도 무감각하다. 우리 창작의 모국어를 찾아 세계언어로 바꾸어야 할 시점인데도 말이다.

지난 10월 서울시 청소년국악관현악단 김성진 지휘자는 터어키 문화주간에 그곳 오케스트라와 기량있는 우리 국악 연주가들이 협연을 해서 기립 박수를 받았다 한다. 때마침 참석한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장도 진정한 해외 문화 교류 사례라며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한다. 이제 연주가이든 ,지휘자이든 ‘나’를 자랑하고 보여주는 음악이 중요한 때가 아니다. 이제 ‘어떻게 하느냐 (연주기량, 해석)’ 보다 ‘무엇을 하느냐(정체성, 콘텐츠)’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K 클래식 정체성을 찾아 글로벌로 나가야 할 때
우리가 차이코프스키를 들고 러시아에 가면 그들은 물론 큰 박수를 보낸다. 지난해 국립합창단이 이탈리아에 가서 ‘산타루치아’와 ‘오, 솔레 미오’를 불렀더니 너무 반응이 뜨겁더라고 자랑한다. 그게 과연 자랑일까? 거꾸로 영국 사람이나 프랑스사람이 판소리 한 대목을 가져와 한다면 우리라고 뒤집히지 않겠는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이 찾아 와서 자기네 것을 해주는데 아프리카라고 엉덩이 춤을 추고 발을 구르지 않겠는가.

글로벌 세상이 왔는데 아직도 캄캄한 우물안에서 ‘나는 이런 곡도 다 할 줄 안다?’... 공공 예술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마스터 기획 씨리즈 운운 하는 데, 솔직히 좀 우스워 보이지 않는가. 아직도 우리가 남의 것 열심히 정복(?)해야 하는 그런 수준에 머물러야 하겠는가. 위치에 있는 음악가들의 의식이 더 깨어야 겠고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뭔가를 해주는 도량이 필요하다고 본다.

겸손한 마음으로 예술 魂(혼)을 다해 난관을 뚫어가노라면 어느새 蘭香十里(난향십리)처럼 그 향기가 멀리 멀리 전해지지 않겠는가. 구체적인 행동이 실천에 옮겨지는 2012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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