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청소년 학교폭력의 근본대책은?
[시론] 청소년 학교폭력의 근본대책은?
  • 전대열<대기자>
  • 승인 2012.01.0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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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터지기 시작하더니 전국 곳곳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청소년들의 학교폭력문제기 이제는 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교과부와 교육청 등 책임을 져야 할 교육당국은 맨 날 그 말이 그 말인 구두선만 외우고 있어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것도 예전과 똑같다. 학교폭력의 역사는 길다.  

한학을 중점적으로 배우던 서당에서도 학동들끼리 패거리를 지어 다른 학동을 골탕 먹이는 수가 많았다. 서당에 가서 공부하려면 우선 양반계급에 속하는 것이 전제되었지만 중인이나 천민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돈이 많은 천민이 어쩌다가 자식 교육을 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서당에 보내면 양반자식들이 떼를 지어 따돌렸다. 이에 견디지 못하고 중도 퇴학하는 학동이 부지기수였다.

요새 양태와 조금도 다름없다. 집단생활에서 몇몇이 패거리를 만들어 한 사람을 때리거나, 따돌리면 피해학생은 돌이키기 어려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당한다. 가해자들도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한 것이 점점 습관화되어 나중에는 엄청난 사건으로 나타난다. 이번에 전국에서 터진 학생 자살사건이 그 피해의 정도를 가늠하게 하지 않는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학교 등에서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 대책이 너무나 미진하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학교폭력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모두 나름대로 예방책을 강구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갈등해결을 전문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학과가 있고 교수도 있다. 이들의 의견과 전문식견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일부 학교에서 이들의 건의에 따라 ‘또래 중조인(仲調人)’제도를 시행한다.

중조인은 중개조정인의 준말이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 한 명을 선발하여 30시간의 갈등해결 방법을 교수한 후 문제가 생기면 이 학생이 직접 같은 또래 학생들을 중개하고 갈등관계를 조정하는 방법이다.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다.

다른 학교에서도 써 봄직한 방법이다. 지금까지 교육당국에서 내놓은 안보다는 진일보했다. 스쿨폴리스나 문제학생 퇴학과 전학, 학부모 소환, 강력한 경고 등 상투적인 방법만으로 일관하는 것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전향적이다.

다만 청소년들의 특성상 갈등관계가 표피로 드러날 때에는 이미 그 상처가 상당히 곪아터질 정도로 심각해질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자존심 또는 공포심으로 피해사실을 숨겨온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학폭’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을 절대적 명제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만 효과도 크고 영원히 근절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 방법이 과연 존재하는가. 필자는 일찍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예견하고 나름대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왔다. '학교폭력예방신문‘을 발행하고 학교폭력예방범국민운동본부를 시민단체로 만들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거기에서 하나의 방법을 찾아냈다. 유대인의 코란에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엄격한 계율이 있다. 나라를 빼앗기고 외적의 탄압을 받아오던 그들이 과감하게 탈이집트를 단행하고 2천년 동안 세계를 떠돌다가 세계제2차대전이 끝나면서 옛 영토를 되찾아 나라를 세운 것은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그들은 아직도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제국에 둘러싸인 채 매일처럼 테러와 전쟁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도 불과 3백만의 인구로 2억이 넘는 중동에 조금도 꿀리지 않는 전쟁을 수행한다. 학교폭력도 여기서 배우는 게 있어야 한다. 맞싸우라는 말로 오해하면 안 된다.

스스로 자기방어에 대한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는 학생마다 체력과 신념이 다르다는 사실을 학교에서 먼저 깨닫고 거기에 맞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선 폭력은 집단으로 이뤄지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여기에 문제의 요체가 있다. 집단에는 집단으로 맞서는 방법을 택하라. 모든 학생을 교사의 지도로 10명 정도의 그룹을 만들도록 한다. A그룹, B그룹, C그룹 등으로 나뉘면 한 반에 서너개의 그룹이 생긴다. 이들은 그룹별로 수업의 예습과 복습을 시킨다.

학습능력이 크게 증진할 것이다. 그들 중에서 한 사람이 매를 맞거나 따돌림을 당하면 집단으로 교사에게 신고한다. 혼자서 당했을 때 보복이 두려웠던 때와는 전혀 다르다. 우군이 많기 때문이다. 그룹을 만들면 아예 다른 그룹에서도 서로 건들려고 하지 않는 예방효과가 있다.

이 그룹은 전교생에게 모두 적용되어야 하며 학교분위기를 획기적으로 진작시킬 것이다. 그룹 총책임자는 교감이 맡아야 한다. 교감은 오직 이 일에만 매달려도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학교폭력은 걱정만 한다고 풀어지지 않는다. 학교가 적극적으로 지도에 책임을 져야 된다. 학생들의 그룹제도가 정착되려면 부작용도 미리 가늠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집단싸움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그룹별로 공부하고 운동하며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 일에 눈뜨게 하는 것이 얼마나 큰 교육적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일은 청와대에서 책임지고 직접 집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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